서리가 내리기전 가을단풍 한번 제대로 보겠노라고 다짐했던 것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지난 주말 휴일은 날씨가 좋지 않아 못갔고 이번 주말은 예기치 않은 행사로 포기해야만 했다.
사람이 계획을 세운다해도 다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시간을 놓치면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 것이다.
아쉬운 김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 동네 한바퀴 돌면서 저물어 가는 가을정취를 느껴봤다.
짧기만 한 가을을 보내기가 너무 아쉽기만 하다.
낙엽만 을씨년스럽게 뒹구는 계절로 바뀌어 간다. 낙엽 밟는 낭만도 있으리라...
단풍나무/안도현
둘러봐도, 팔짱 끼고 세상은 끄떡없는데
나 혼자 왜 이렇게 이마가 뜨거워지는가
나는 왜 안절부절 못하고 서서
마치 몸살 끝에 돋는 寒氣처럼 서서
어쩌자고 발갛게 달아오르는가
너 앞에서, 나는 타오르고 싶은가
너를 닮고 싶다고
고백하다가 확, 불이 불어 불기둥이 되고 싶은가
가을날 후미진 골짜기마다 살 타는 냄새 맑게 풀어놓고
서러운 뼈만 남고 싶은가
너 앞에서는 왜 순정파가 되지 못하여 안달복달인가
나는 왜 세상에 갇혀 자책의 눈물 뒤집어쓰고 있는가
너는 대체 무엇인가
나는 왜 네가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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