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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충청도

[보령] 삽시도

2021년 11월 14일(일)

 

전국의 섬과 산을 계속 탐방할 수 있었던 동기는 블야에서 선정된 명섬과 명산을 선정하여 궁금증이 유발된 것에서 비롯됐다. 전국의 명산만큼은 산림청에서 선정됐고 한국의 산하에서도 인기명산으로 정해졌지만 명섬만큼은 블야에서 정해졌으니 개인적으로 정하기도 어렵고 그것을 참고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취미이다 보니 섬으로, 산으로 트레킹이니 산행이니 다닐 수 있는 것이지 이곳저곳 걷는 것 자체가 싫거나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명섬, 명산이 관심거리가 될 수가 없다. 

수년전부터 다닌 블야에서 정한 명섬50개 중 아직도 8개나 남아 있는데 100개로 다시 늘려놨으니 평생 모두 다녀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블야에서 인정하는 인증을 목적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다닐 수 있는데 까지 다니며 즐기면 된다.

충청도의 섬은 전국 명섬50에서 단 한 곳도 없었는데 100개로 늘어나면서 6개(난지도, 원산도, 죽도, 고대도, 삽시도, 외연도)가 새로 정해졌다. 

모두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섬들이 이번 산악회에서 공지되면서 알게 되었고 충청도 섬을 처음으로 가 볼 수 있는 기회라 여겨 기대를 안고 참석을 하게 됐다.  블야에서 정한 섬으로 인증받기 위해 가는 회원들 덕분에 성원이 되어 가 보게 되는 것이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트레킹 정보

♣ 소재지: 충남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리 

♣ 트레킹 코스: 밤섬선착장-수루미해변-황금곰솔-물망터-면삽지-진너머해수욕장-거멀너해수욕장-술뚱선착장

♣ 산행거리: 약 10km(출발: 08:12, 도착: 12:10)

 <일정표>

-04:00 대천연안여객터미널 도착후 자유시간

-06:30 대천연안여객터미널 집결, 승선준비

-07:20 대천항에서 삽시도로 출항

-08:10 삽시도 밤섬선착장 하선 후 트레킹 및 산행시작

-13:05 삽시도 술뚱선착장에서 고대도로 출항

-13:50 고대도 도착후 트레킹 및 산행시작

-15:55 고대도에서 대천항으로 출항

-17:40 대천항 도착 후 서울로 출발

 

∥삽시도 개요

삽시도는 충남 보령시에 위치해 있는 섬으로서, 안면도에서 남쪽으로 약 6km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이 섬은 안면보와 원산도에 이어 충남에서 세번째로 큰섬이며 전체 면적은 3.78㎢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10.8km이다.

동쪽과 남쪽 해안은 주로 모래해안이고 북서쪽은 암석해안을 이루고 있으며, 섬의 최고봉인 서남쪽에 있는 붕구뎅이산을 비롯하여 대부분 낮은 구릉지이다.

하지만 울창한 송림(松林)과 함께 해안선을 따라 다양한 기암괴석이 자리하고 있는데, 먼저 서남쪽에 있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물망터'와 하루 두번 밀물과 썰물에 따라 삽시도와 분리되는 '면삽지'가 있으며 면삽지 옆 동굴안에는 시원한 생수가 나온다. 그리고 남쪽 해안에는 솔방울을 맺지 못하는 금빛 색깔의 '황금곰솔'이 있으며 북쪽에는 약1.5km의 백사장을 품고 있는 거멀너머해변과 진너머해변 등이 있다.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는 고대 삼한시대라고 한다.

삽시도라는 이름은 "꽂을 삽(揷), 화살 시(矢)"자로서, 섬의 모양이 '화살을 꽂은 활처럼 보인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삽시도의 면삽지 풍경

 

▽ 서울시청역에서 대천항까지의 거리는 약 173km로 버스로 2시간 30분이면 가는 거리다. 23:30분에 출발하고 중간 세 지점에서 산우들을 태우고 대천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으니 몇 시간은 차 안에서 취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5시가 넘으면서 유일하게 문을 연 음식점에서 콩나물국밥을 먹고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여간 지루하지 않다.

트레킹은 물때에 따라 카페리호가 술뚱선착장에 먼저 접안을 하면 그곳이 들머리가 되겠지만 이번에는 밤섬선착장에 먼저 접안을 하여 밤섬선착장이 들머리가 됐다.

 

▽ 대합실에서 지도를 살펴보니 안면도 외에는 그동안 들어 본 섬은 단 한 곳도 없다.

 

▽ 11월 배시간을 살펴보니 하루 세 번을 출항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첫배 시간이 07:20분으로 트레킹을 하려면 첫 배를 타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 전경

 

▽ 대천항 부두의 풍경

 

▽ 카페리호 여객선명이 '가자섬으로'로 이색적이다. 섬에 가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키는 구호와 같은 여객선명이다.

 

▽ 왼쪽편에는 어선들의 돛대들이 어지럽게 세워져 있는 모습들이다.

 

▽ 오른쪽편에는 여객선들이 정박해 있고...

 

▽ 배는 어느새 출항하고 대천항 전경을 담아봤다.

 

▽ 새우깡에 길들여진 괭이갈매기들의 먹이활동 경쟁에 날개짓이 힘차다.

 

▽ 구름 사이로 해가 떠 올랐다. 붉게 물든 새벽 노을이 환상적이다. 역시 무박 여정에서 기대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일출을 보는 일이다. 마치 심장의 피가 끓어 오르는 듯 기운이 넘쳐나는 것은 밤새 잠을 자던 만물을 일깨우는 역동성 때문일 것이다.

 

 

▽ 원산도 쪽으로 힘차게 달려가는 어선을 보노라면 정말 부지런한 삶을 사는 어부들이다. 이런 장면들을 볼 때마다 가수 둘다섯이 부른  '밤배'의 가사가 생각이 난다.

"검은 빛 바다 위를 밤배 저 밤배 무섭지도 않은가봐 한없이 흘러가네~~"로 시작하는 "밤배"는 삶을 빗댄 가요라고 한다. 캄캄한 밤바다와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와 맞서며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나가는 배를 노래한 것이며  밤바다와 파도는 험한 세상을, 배는 바로 우리들을 말한다고 한다.

 

▽ 보령의 화력발전소도 당겨보고...

 

▽ 지나는 어선이 마치 긴 더듬이를 세운 곤충과 같은 모습으로 넘실 대는 파도에 숨바꼭질하며 지난다.

 

▽ 서서히 드러나는 목적지인 삽시도의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 렌즈로 당겨 본 충남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리 마을

 

▽ 밤섬해수욕장과 왼쪽 선착장이 가까워졌다.

 

▽ 밤섬선착장 전경

 

밤섬에서 하선하는 여행객은 산악회원들 외에 별로 많지 않다. 이런 곳에 와 본다는 것이 그냥 내가 살아가고 있음을 감사하게 느끼는 요인이기도 하다.

 

밤섬해수욕장으로 이쪽은 트레킹 코스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눈도장만 찍을 수 밖에 없다.

 

마을 왼편으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트레킹 및 산행은 시작된다.

 

마을 언덕을 넘어서니 수루미해변이 나오는데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넓기도 하지만 모래가 너무도 곱다. 거기다 차갑지 않은 훈풍이 불어와 아침의 상쾌함이 온 몸에 젖어 든다. 그냥 이런 곳에 와 있다는 것이 행복 그 자체다.

 

▽ 이런 날 파도가 치는 물가쪽으로 가 보고 싶은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이다. 멀리는 불모도이다.

불모도는 옛날 한 여인이 아들을 낳기 위해 불공을 드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전해지며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가지고 있어 보물섬이라고도 부른다.
행정구역상 보령시 오천면 삽시 1리에 속하는 불모도는 0.21㎢의 면적에 해안선은 2.6㎞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이 섬에는 1970년대까지 7가구가 거주했고 현재는 주민등록상 4가구 6명이 살고 있지만 실제 거주자는 펜션 관리자 1명뿐이다.
2008년 문을 연 펜션은 ‘특이한 펜션’으로 언론에 다수 소개되기도 했으나 2017년부터 적자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불모도는 자가발전과 태양광으로 전기를 공급 중이며 식수는 지하수를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 파도와 함께 길게 포말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느새  철없이 물장구치며 뛰어 놀던 동심으로 돌아간다.

 

▽ 뒤돌아 본 수루미해변 풍경...

고운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다.

 

▽ 잠시 해변 안쪽의 길에 접어드니 곰솔(해송)숲속이 나타나고 파도소리와 솔잎 스치는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자연 힐링이 된다.

 

▽ 해변 끝쪽의 쉼터가 있다. 해변으로 계속 걸어서 이곳으로 빠져나와 능선으로 접어들면 산행 들머리가 된다.

 

▽ 산행들머리... 

 

▽ 급경사로 약 200여미터 올라오니 공터에 등로 사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곰솔(황금곰솔)이라고 표시된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 등로 사거리가 나오는 공터(쉼터)

 

▽ 능선끝쪽 돌출부에서 담아 본 수루미해변 전경

 

▽ 드디어 오늘의 블야에서 정한 인증장소인 황금곰솔에 도착했다. 

이 황금곰솔은 수령이 약 40년(2009년 현재)으로 높이는 8.0m, 가슴높이 둘레는 77cm, 수관폭은 동-서 8.50m, 남-북7.50m이다. 나뭇잎색이 황금색이어서 '황금소나무'로 불리는데, 이는 엽록소가 없거나 적어서 생기는 특이한 현상으로 소나무의 변이종이며, 세계적으로 희귀하여 소나무 학술 연구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안내문]

 

▽ 실제 색깔은 다른 곰솔에 비해 약간 노란색을 띠고 있을 뿐 그렇게 뚜렷하게 표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바닷가 쪽으로 바라보면 역광이어서 검게 보이므로 바닷가 아랫쪽에서 능선방향으로 바라봐야 그나마 알아 볼 수가 있다.

 

▽ 능선 비탈길을 따라 데크계단 및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산행하기가 편리하다. 산행이라기 보다 트레킹이라 해야 어울릴 듯 하다.

 

▽ 물망터라는 곳을 들러봤다. 왼쪽편 위치에 전에 왔었던 리딩대장의 말을 들어보니 바닷가 바위틈의 샘터에서 샘물이 나오는데 그냥 짠물이며 정확한 장소는 바닷물에 잠겨 볼 수가 없다고 하니 멋진 바위 풍경이라도 즐겨보는 시간이다.

 

▽ 고대도의 선바위와 흡사한 바위가 이곳에도 멋지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름도 없어 쓸쓸한 모습이다. 

 

▽ 전망대가 있어 가까이 가보니 멀리 호도가 보이고 망망대해 뿐이다.

 

▽ 능선의 비탈길은 계속 이어지고...

 

▽ 급경사로 나무데크계단 200여 미터를 내려가면 면삽지가 나타난다. 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므로 이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왕래해도 된다.

 

▽ 면삽지 풍경...

면삽지는 하루 2번 조수에 따라 삽시도에서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섬으로 삽시도에서 떨어져 ‘면(免)’ 한다고 해서 면삽지라고 이름 붙였다한다. 이곳은 밀물때는 면삽지이고, 썰물때는 삽시도인 셈이다. 

 

 ▽ 실제 면삽지는 건너가 보지만 크게 볼거리가 없다. 면삽지 풍경 일부...

 

                                  ▽ 면삽지 풍경 일부...

 

▽ 면삽지 해변에서 삽시도 방향으로 해안 아래의 기암들이 있어 렌즈로 당겨 본 풍경이다.

 

▽ 용암이 분출되어 금방이라도 식어버린 모습으로 영겁의 세월동안 파도에 쓸린 모습이다.

 

▽ 면삽지에서 삽시도쪽으로 바라 본 해식동굴...

 

                                   ▽ 가까이 가 보니 동굴이 꽤 커 보이는데 깊지는 않다.

 

                                    동굴안에서 밖을 보며 담은 풍경...

 

전망대에서 바라 본 면삽지... 

멀리 왼쪽이 호도와 분점도, 오른쪽으로 오도가 보인다.

 

능선 모퉁이를 돌아서자 전망대에서 바라 본 진너머해수욕장과 왼쪽 건너편의 거멀너머해수욕장 일부의 풍경...

 

산 능선 끝자락에 거의 다 온 등로길...

 

마을길이 나오면서 주변에 팬션들이 꽤 있다. 삽시도에 이러한 소류지도  있다는게 신기하기까지 하다.

 

진너머해수욕장으로 이곳 역시 넓디 넓은 백사장을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린다. 다만, 우리나라 뿐만이아니라

바다 건너에서도 떠내려온 해양쓰레기가 널려 있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파도소리가 아직까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마을을 지나며...

 

마치 포도송이와 같이 때깔 좋은 댕댕이덩굴 열매도 담아보고...

 

마지막으로 둘러보는 거멀너머해수욕장이다. 선착장까지는 2km도 안 남았는데 시간은 2시간이나 남은 듯 하다. 이곳 해변 쉼터에서 함께 트레킹 한 산우들과 간식을 먹기로 한다. 

 

아담한 오천초등학교 삽시분교장을 지나고...

 

술뚱선착장이 보이는 마을에서 점심을 먹기위해 식당을 찾았다. 식당이 세군데 있어 횟거리도 있지만 바지락칼국수를 비롯하여 메뉴가 몇가지 있으므로 간단히 해결하기로 한다.

 

 ▽ 식당앞의 화단에  오랜만에 보는 홍자단 열매가 예쁘게 열려 눈길이 간다.

 

이곳은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았나 보다. 코스모스를 비롯 아직 가을꽃 여러종이 피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술뚱선착장 방향에서 뒤돌아 본 마을...

 

선착장 부근의 풍경...

 

술뚱선착장 전경

 

고대도로 가는 배가 왔다. 오전에 대천항에서 탔었던 카페리호다.  10km거리를 5시간 주어졌으니 시간은 오히려 선착장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야 하므로 바쁘게 트레킹할 필요가 없다. 삽시도는 특별히 볼 거리는 없지만 해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섬이다. 개인적으로 평생 못 가볼 섬들이지만 이렇게 산악회를 통해서 가 보게 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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