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7일(일)
대둔산은 두번이나 갔다 온 곳이다. 물론 같은 산을 계절마다 간들 무엇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아직은 갈 곳 많은 산도 있는데 같은 산을 두 번씩 간다는 것도 좀 그렇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가게 됐으니 세 번째인데 어제 토요일에 가보지 않은 명산을 결혼식 참석으로 놓치고 나니 일요일 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던 중, 대둔산을 종주 한다기에 이미 두 번씩 갔다온 코스와는 전혀 다른 종주로 대둔산에 대한 새로운 느낌이 있겠다 싶어 흔쾌히 신청을 하게 됐다.
어제 첫 눈이 내려 혹시 하는 생각에 스패치와 아이젠을 갖추고 떠났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기온이 낮아서인지 2cm 정도가 쌓여 녹지 않은 상태로 있으니 분위기가 완전 한겨울 산행이다. 눈이 쌓여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다수 회원들은 위험 구간인 암릉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안전을 위한다며 리딩하는 산악대장 마저도 없었던 C코스를 만들어 케이블카를 이용한 산행을 하도록 유도한다. 나는 안전이 문제가 아니라 안개가 끼어 조망을 하지 못하는 산행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포기할까 했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가 없어 무조건 종주하기로 한다.
∥산행정보∥
♣ 들머리: 충남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 7-30(수락전원마을), 대둔산정상: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산15-1, 날머리: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821-3
♣ 산행코스: 수락리전원마을-돗대봉-낙조대-칠성봉-마천대(879M)-허둥봉(서각봉)-금오봉-옥계천
♣ 거리: 약 9.5km(들머리- 09:40, 날머리- 16:00)
∥대둔산 개요∥
높이는 878m이다. 부근의 오대산(五臺山)·월성봉(月城峰)·천등산(天燈山) 등과 함께 노령산맥의 북부 잔구군(殘丘群)을 형성하며, 수십 개의 봉우리가 6km에 걸쳐 솟아 있다. 이 산은 북쪽으로 흐르는 유등천(柳等川), 서쪽으로 흐르는 장선천(長仙川), 남쪽으로 흐르는 벌곡천 등 금강의 여러 지류에 의하여 화강암반이 동·남·북의 3면에서 오랜 두부침식(頭部浸蝕)을 받아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다. 즉 동쪽과 남쪽은 배치재를 분수령으로 하는 유등천과 장선천이 비교적 깊은 협곡을 이루고 이 골짜기를 전주~대전 간 국도가 지난다.
대둔산에는 태고사(太古寺)·안심사(安心寺)·신고운사(新孤雲寺) 등의 사찰이 있었으나 6.25전쟁으로 소실되었고, 최고봉인 마천대(摩天臺)·낙조대(落照臺)·월성고지(月城高地)·매봉[鷹峰]·철모·깃대봉 등의 경승지가 있으며, 충청남도 대둔산도립공원, 전북 대둔산도립공원 등으로 나뉘어 지정되어 있다. 동쪽 산기슭에는 옛 고을인 진산(珍山)이 있고 산중에는 산장과 구름다리·케이블카 등의 관광시설이 있다. [출처:두산백과]
▼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아침 안개가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에는 어느 정도 걷혔다. 첫눈이 쌩뚱맞게 크리스마스 시즌같은 느낌이다.
▼ 절반도 더 되는 인원이 생각지도 않은 눈으로 아이젠을 갖추질 않아 코스를 별도로 만들어 케이블카를 이용,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올랐다 내려온다고 하여 원하는 사람만 대둔산 북릉과 남릉종주를 하기로 한다.
▼ 남천의 빨간 단풍이 흰눈과 대비되어 이쁜 색감으로 맞이한다.
▼ 가파른 능선을 어느 정도 오르니 탁트인 전망에 운해가 잔뜩 드리워 깜짝 놀랐다. 흐미~ 이럴 수가...아래엔 안개가 끼어 오늘 산행에 조망을 글렀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대자연의 넓은 품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리요.
▼ 523봉을 끼고 바라보는 풍경은 작은 섬들로 이뤄진 망망대해 그 자체다.
▼ 이런 날은 사진으로 아무리 그 느낌을 표현하려 해도 어쩔 도리가 없는 한계다. 시야로 보는 풍경이야 말로 내가 바로 구름위의 신선이 된 기분이다.
▼ 이 정도면 뭐 그냥 수묵화로 봐도 되겠다. 섬들을 품은 고요한 바다다.
▼ 보고 또 보고...저아래는 아마도 들머리였던 수락전원마을과 수락저수지가 있겠지.
▼ 좋다~ 좋아 ♬
▼ 어와 둥둥~ 운무 더불고 청산에 살으리랏다~♪ 콧 노래도 절로나고...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는 법어도 생각나고...
▼ 이런 풍경을 보노라면 그냥 눌러 앉고 싶은 심정이다. 일년이면 몇번 볼 수있는 기회는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 이제 본격적인 암릉 구간이 나타난다. 바위에 물기까지 있고 눈이 녹지 않은 상태라 긴장을 잠시도 풀 수 없다.
▼ 돗대봉이 앞에 딱 버티고 있다. 못 오를 것 같지만 다 오르는 길이 있더라.
▼ 이 젊은 부부, 멋모르고 올랐다가 첫 들머리부터 곤혹을 치룬다. 오늘 산행으로 산의 진미를 느껴 계속 산행을 이어갈 것인지 다시는 산행을 안할 것인지는 본인들의 몫으로 남았다. 세상사는 다 그렇거늘...
▼ 날씨는 포근하여 반팔을 입은 산우는 역시 멋진 풍경 담느라 정신이 없다.
▼ 발아래 운해의 역동적으로 변화 무쌍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 아흐흐~
▼ 카메라를 든 사람이라면 이런날 더욱 열정적일 수 밖에 없다.
▼ 태고사 아래의 운해를 다시한번 담아보고...
▼ 낙조대가 가까와 오면서 진행할 방향의 뻗어 내린 능선마다 기암괴석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 오른쪽 바위는 사진으로 담고 보니 영락없는 기운찬 남근의 모습이다.
▼ 태고사가 발아래 놓였고 여전히 운해는 가실 줄을 모른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 행정리 512-1의 위치다.
▼ 낙조대까지 가기전에는 뒤돌아 보며 풍경을 보는 재미에 발걸음이 더디다.
▼ 드디어 낙조대까지 왔다. 그러고 보니 선녀폭포로부터 석천암을 경유, 이곳까지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지점이다.
▼ 마천대가 조망된다.
▼ 당겨본 마천대...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젤루 큰 정상탑 아닐런지...
▼ 낙조대에서 점심식사 후 한컷! 화이팅을 외쳐본다.
▼ 낙조대를 살짝 벗어나면 이곳 비경에서 모두들 감탄하며 사진 담기에 여념이 없다.
▼ 뒤돌아 본 풍경...간간히 소나무와 어우러진 멋진 암릉으로 이어졌다.
▼ 날카로운 절경도 보기 좋지만 둥글 둥글 부드러운 바위군들도 보기 좋다.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 경쟁적으로 인증샷을 담고자 하는 인파로 이렇게 한장 담는 것도 몇분의 기회를 노리다가 겨우 한컷 담은
것이다. 중이 제머리 못깎는다고 했다. 도와준 손길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천대(878m)라고 명기했으면
좋았을 걸 쌩뚱맞게 개척탑이라고 이곳에 쓰여진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정상을 찍고 앞으로 진행할 남릉의 구간이다.
▼ A코스를 타지 않은 회원들은 다시 저아래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이 있는 케이블카로 하산하고 우리는 남릉쪽으로 향한다.
▼ 마천대에서 바라본 멋진 풍경들...
▼ 어디서부터 선두가 길을 잘못 들었는지 한참을 알바한 다음에야 제 능선을 찾아 진행한다. 조릿대로 뒤덮힌 골짜기를 벗어 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천대에서 조금 내려와서 이정표가 있는 곳부터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다.
▼ 조망터에서 뒤돌아 보니 마천대가 보이고 주변의 빼어난 경관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역시 두번을 대둔산에 왔었지만 코스를 달리해야만 대둔산의 진면모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 바위군들을 하나 하나 당겨보니 모두 운치가 있다. 바위에 소나무가 한 두그루 없다면 얼마나 삭막해 보였으랴!
▼ 건너편 천등산(707m)이 조망되고 앞으로 갈 암릉도 다소 험준해 보인다.
▼ 마천대로 부터 삼선계단, 그리고 왕래하는 케이블카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이다.
▼ 이곳에서 보는 삼선계단...눈으로 보면 대충 45도 정도의 경사도인데 실제 51도라고 하니 높이에 따라 체감의 경사도는 더 크겠다.
▼ 17번 국도 대둔산 휴게소의 충남 금산 홍보아치탑이 눈에 들어온다.
▼ 오후가 되면서 연무로 인해 가시거리가 좋지 않다. 몇개의 암릉을 반복해서 오르내리고 나니 거의 다 내려 온 듯하다.
▼ 하산하고 나니 옥계천(괴목동천)을 낀 17번 국도와 만나게 되고 그길을 따라 아침산책펜션 식당으로 가서 막걸리 한잔 하기로 한다. 곶감용, 연시가 아직도 주렁, 주렁....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가을 분위기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 그곳 주변의 민가는 모두 곶감을 건조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해서 이번이 세번째 대둔산 산행을 마쳤다. 대둔산은 지금까지 올때마다 멋진 날씨의 연출로 산행의 즐거움을 준 곳이다. 많이 알려진 특정한 지역만 볼 것이 아니라 기회되면 반드시 종주를 해 볼 의미가 있는 산이다. 대둔산의 추억은 그 어느 산행보다 아름답게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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