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5월 18일...
모내기철 고향풍경을 담아 보기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날씨를 고려해 가며 어렵게 고향길에 올랐다.
중부지방에서는 일주일 전부터 벌써 피기 시작한 아카시아, 때죽나무, 찔레꽃등이 조팝나무, 이팝나무에 이어 하얗게 온 산을 덮고 향기를 발하는 요즈음이다.
역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향기야 말로 늘 마음속에 살아 숨쉰다. 더구나 고향에서 계절마다 느끼는 만물들과의 교감은 더욱 그렇다.
▽ 얼마만의 방문길인가! 들완두가 제일 먼저,
▽ 개지치가 그 곳에서 어김없이 나를 반긴다.
▽ 오월의 숲이 싱그럽기만 하다.
▽ 나들길 1코스로 접어 들었다. 아련한 추억이 밀물듯이 엄습해 온다.
▽ 덜꿩나무가 아직도...
▽ 이곳에선 누가 얼마나 그동안 쉬었다 갔을까...
▽ 벌써 지었을 조개나물이 아직 피어 있는 이유는?
▽ 향교가 빼꼼히...
▽ 은난초가 청초하게, 수줍은 듯 모델이 되어준다.
▽ 나는 오월의 숲을 특히 사랑한다. 풋내음 향기와 싱그러움 때문이다.
▽ 고라니가 길을 안내해 주고...
▽ 화개사는 손님 맞이로 바쁠 것 같다.
▽ 병아리꽃나무를 처음 알현...
▽ 무슨 미련이 남아서일까 작년맺은 열매가 그대로...
▽ 홀아비꽃대도 처음...홀아비라고 좋아할까.
▽ 으름덩굴이 한폭의 동양화로 수를 놓았다.
▽ 화개산 8부 능선쯤 오르니 해가 뉘엿...은빛으로 바다 아닌 바다를 이루었다.
▽ 모내기를 마친 논이 많긴 하지만 역시 석양의 반영이 금빛으로 물들여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 역시 가을의 황금들녘만 있는 것은 아니다.
▽ 보리수나무
▽ 오고 가는 배도 없는 시간, 고라니 울음소리만 아니어도 너무 쓸쓸할 화개산 정상, 차가운 기운이 엄습한다.
▽ 읍내리를 향해 외쳐볼까...
▽ 남산포를 향해 외쳐볼까...
▽ 섬안의 섬들이 나를 부르는 착각이다.
▽ 올해도 대풍이기를 기원해 본다.
▽ 인사리 인산도, 고구리 놀락산도 동무를 위해 오늘은 무인도였으면 했다.
▽ 점점 기울어져가는 석양빛 반영의 위치가 분침처럼 움직인다.
▽ 내가 시인이었다면 이쯤에서 한편의 시를 읊조였으리라...아니, 보는 것만으로도 시인인 셈이다.
▽ 매바지 밤풍경- 물비린내 나는 앞들을 걸으니 청개구리, 참개구리 울음소리가 사랑찾아 애절하지 않았으면 그 적막함을 어이 달랬을까...
▽ 이튿날 잠시 밭일을 마치고 나들길 1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 어린시절엔 보리밭, 밀밭에 앉은 잠자리 잡으려 꽤나 휘젖고 다녔으련만...길가에 짜투리로 심어 놓은 보리가 오히려 바람에 운치있게 살랑인다.
▽ 이번 주면 다 끝날 모내기, 또 여름의 시작인 것이다.
△ 작은 동산이었던 서당메산도 어김없이 이렇게 울창한 숲을 이루고 꾀꼬리가 가끔은 출현해서 어두워진 귀를 밝힌다.
▽ 마치 연육교가 놓여진 섬아닌 섬을 연출한다.
▽ 서당메산에서는 붓꽃이 빙그레...마침 찾아온 손님과 함께 눈맞춤을 해 본다.
▽ 남산포의 영화는 간데없고, 폐가만 을씨년스럽다.
▽ 남산포
▽ 날씨와 더불어 갈매기들의 날개짓이 한 여름을 방불케 한다.
▽ 몇 안되는 어부의 일손을 바쁘게 하는 요즘, 주로 잡히는 일명 꽃새우가 짭짤하게 수익을 올려 준다.
▽ 불두화가 탐스럽게, 누구에게도 한개 꺾어 가슴에 달아 주기엔 너무 버겁다.
▽ 고구마를 연상시키는 볼품 없는 화개산이지만 반영이 마치 고구 저수지에서 보는반영 느낌이다.
▽ 일하는 할아버지, 아들, 천진난만한 손주일까...평화스런 풍경이다.
같이 걸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처럼 우리 삶에 따스한 것은 없다
돌이켜 보면 나는 늘 혼자였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혼자였다
기대고 싶을 때
그의 어깨는 비어 있지 않았으며
잡아줄 손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
그는 저만치서
다른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래, 산다는 건 결국 내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다
비틀거리고 더듬거리더라도
혼자서 걸어가야 하는 길임을 들어선 이상
멈출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없는 그 외길...
같이 걸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아아, 그것 처럼 내 삶에 절실한 것은 없다
동행 / 이정하
▽ 나들길 1코스 해변가의 로프설치구간을 공사 후 처음으로 접해 본다.
▽ 가을이면 무성하여 길벗에게는 큰 방해물이었던 모새달, 갈대, 억새가 이제는 제법 어우러져 멋진 해변길이 될 것이다.
▽ 투망을 손에 부여잡은 어부의 손길에 대어의 꿈은 저버리지 않았으리...
▽ 지쳐가는 나에게 들완두가 힘을주고
▽ 벌노랑이가 해맑게 방긋 웃고
▽타래붓꽃이 자태를 뽑낸다.
▽ 나도냉이가 나도, 나도를 외치는 것 같아 웃어도 보고,
▽ 조뱅이가 분홍 립스틱 옅게 바르고 곱게 단장을 했다.
▽ 토끼풀까지도 정겹지 않은 것이 없으련만...
▽ 노랑꽃창포가 뭍에서 외롭게 배웅하는데...
▽ 고향의 바쁜 손길들은 고구마 순을 잘라야 하고
▽ 심어야하고
▽ 옥수수는 벌써 이렇게 컷지만
▽ 마늘농사에
▽ 감자농사도 한달 남짓 있으면 수확으로 바쁠 것이다.
▽ 어쩐 일인지 고향의 아카시아나무는 아직도 추운가 보다.
▽ 회자정리라 했던가! 만남뒤엔 반드시 헤어짐이 있는 법, 고향산야와 또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다음엔 어떤 계절에 만날까...
모두의 풍년을 기원하며 굿바이~~
▽ 민들레 홀씨되어 고향 찾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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