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3일
꽃잎 인연 / 도종환
옷깃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오고 바람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라..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