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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자굴산 & 한우산

갯버들* 2024. 4. 6. 23:55

2024년 4월 6일(토)

2020년 9월 26일 합천에 있는 허굴산과 금성산을 다녀 온 적이 있다. 그곳 정상에서 자굴산을 바라보며 허굴과 자굴의 연관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굴산도 기회가 되면 올라봐야겠다고 한 것이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물론 연관성은 없지만 가운데 굴(崛)字가 들어간 산은 이곳에 두 군데가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벚꽃과 진달래가 만개한 완연해 진 봄 날씨에 나들이 자체만으로도 좋은 것 같아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산행 개요∥

♣ 소재지: 들머리- 경남 의령군 칠곡면 내조리 산 20-1,  자굴산 정상-의령군 가례면 갑을리 산 137, 한우산 정상-의령군 대의면 신전리 산17,  날머리- 경남 합천군 쌍백면 외초리 757 (내초마을 주차장)

♣ 코스: 자굴티재-써래봉-자굴산-둠배기먼당-쇠목재-도굴산-한우산-찰비고개-산성터-산성산-굴샘-큰재먼당-내초마을주차장

♣ 거리: 10.9km(출발:11:30, 도착:16:20)

▽ 공지했던 거리는 10km였으나 등로를 조금 벗어나 굴샘을 갔다 오는데 왕복 240m를 감안하더라도 조금 더 먼거리다. 산행 마감시간은 16:50으로 5시간 20분이 주어졌다.

▽ 들머리인 자굴티재는고도가 360m여서 자굴산 높이가 897m이더라도 실제 산행 높이는 540여 미터이기에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산악회 버스가 자굴티재로 올라오는 동안 가로수의 벚꽃이 만개하여 화사한 봄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초입으로부터 오르는 등로는 전형적인 흙산으로 엊그제 비가 내린 듯 촉촉한 땅을 밟으며 오르는 등로의 촉감이 좋다.

1km 지점에 이르자 자굴산 둘레길과 만나는 곳에 남명 조식(曺植) 선생을 소개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이곳에서 위로 직진...

거대한 바위들이 나타나는 등로를 오르기 시작...

바람덤에 이르렀다. 

바람덤에서 이곳으로 내려가면 절터샘과 올라 온 방향인 내조마을로 하산하게 된다. 

이곳 바위에 올라 잠시 주변을 조망해 보기로 하는데...

진행할 북쪽 방향으로 한우산이 보이고, 의령군 칠곡면 외조리에서 쇠목재를 넘어 가례면 개승리로 이어지는 1013번 지방도로의 굽이 굽이 벚꽃이 핀 풍경이 이채롭다. 

당겨 본 고갯길의 벚꽃 풍경.

의령군 대의면 행정리의 행정저수지 주변도 벚꽃이 만개하여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다.

저 앞쪽 써래봉을 지나 이곳에서 주변을 바라 보지만 안타깝게도 미세먼지로 인해  왼쪽 멀리에 보일 지리산 천왕봉은 조망이 되지 않고 오른쪽 멀리 황매산은 눈에 들어온다. 

당겨 본 황매산.

철계단을 오르고...

남서쪽 방향에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27홀을 갖춘 의령리온CC.

돌무더기가 나오고 더 이상 능선의 공제선이 보이질 않는 평지이니 정상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노랑제비꽃이 활짝...

보랏빛이 지면을 물들인 얼레지의 군락지가 발목을 잡는다. 

마치 원예종 만큼이나 야생화 중 가장 화려하다 할 수 있는, 우아하다 못해 도도해 보이는 얼레지의 모습

자굴산 정상의 모습

자굴산은 경남 의령군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의령의 진산(鎭山)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남북으로 뻗어 있으면서, 쇠목재를 경계로 북쪽에는 한우산이 있다. 조망은 한우산과 같이 사방으로 막힘없이 우수하며, 남서쪽기슭에는 3m깊이의 천연동굴과 금지샘(泉)이 있는데, 이 샘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폭우에도 물이 넘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금지샘 아래에는 조선시대 남명 조식선생이 풍경에 감한한 명경대가 있으며, 정상에는 옛날 신선(神仙)이 놀았다는 강선암과 갑을사지(甲乙寺址), 보리사지, 양천사지 등의 사찰터가 남아있다. 

자굴산이라는 이름은 '성문의 망루 자, 우뚝 솟을 굴(崛)" 자로서, '망루처럼 우뚝 솟은 산'이라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위엄한 자세로 뭔가 응시하고 있는 백호의 조형물이 마치 실물처럼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자굴산 정상에서 데크길을 내려서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좌대의 쉼터를 보면 등산객들을 위한 지자체의 배려가 눈에 띈다. 그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야생화인 '얼레지' 군락지이다. 이러한 꽃을 보고서야 온 몸으로 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진행방향의 한우산이 보이고 오른쪽 능선으로 길게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다. 

풍력발전기 능선 아래는 분지형태의 지형에 아무리 태풍이 불어도 피해를 입을 것 같지 않은 아늑하게 자리한 의령군 가례면 갑을리 마을이 보인다.

계속 이어지는 데크계단을 따라 하산...

평지가 나오면서 이곳이 둠배기먼당이다. 

백배킹 하기도 좋을 쉼터가 얼핏 상가 건물로 착각할 정도로 잘 되어 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이동...

왼쪽 포장도로를 따라 이동해서 쇠목재로 가도 되지만 이 팔각정 바로 뒤로 능선을 따라 등로가 나 있어 그곳으로 진행한다.

부드러운 솔잎이 쌓인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비록 진달래가 고목(古木)이 되어 봉오리가 많지는 않지만 줄기 터널 밑으로 된 계단을 따라 하산하다 보면...

임도와 연결된 도로가 나오고 화장실을 갖춘 쇠목재에 이른다.

이 쇠목재에 부근에는 관광버스도 세워져 있고 승용차들이 많이 세워져 있어서 이곳에서 자굴산이나 한우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 굴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접어 들어야 한우산을 오르는 등로가 나온다.

굴다리를 지나서 오른쪽 계단이 한우산을 오르는 들머리가 된다.

통나로 걸친 가파른 등로를 오르게 되고...

첫 조망터에서 다시 한번 자굴산에서 하산하면서 바라봤던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능선과 마을을 살펴 본다.

의령군 가례면 갑을리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오고, 의령군 칠곡면 외조리에서 쇠목재를 넘어 가례면 개승리로 이어지는 1013번 지방도로의 벚꽃길이 오른쪽으로 선명하게 나있다.

자굴산 풍경과 지나 온 능선.

역동적인 모습의 소나무 줄기가 눈길을 끈다. 

평탄한 길이 나오면서 야자수매트가 깔린 좌우, 철쭉터널이 개화시기에 오면 멋질 것 같다. 

잘 닦여진 능선 길...

이곳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풍력발전기가 있는 능선으로 향하는 길이고 왼쪽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우산 정상이다.

이곳은 고도가 높아서인지 진달래가 봉오리 진 것이 많고 만개한 진달래가 색깔 고운 모습으로 객들을 반긴다.

호랑버들도 앙증맞게 펴서 눈길을 주고...

한우산을 오르다 보니 도깨비 조형물이 우스꽝스럽다. 지금까지 전국의 산을 다녀봤지만 이런 조형물이 놓인 것도 흔치 않다.

철쭉설화원으로 아마도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코스인가 보다. 철쭉 보러왔다가 방망이로 맞을 것 같은 아이러니컬한 분위기다.

"아득한 먼 옛날, 이곳 한우산에는 눈부신 금비늘 옷을 입은 한우도령과 곱고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진 응봉낭자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평생의 사랑을 맹세한 사이였다. 둘의 아름다운 사랑은 한우산의 정령들과 꽃, 나무, 산짐승들도 축복해 주었다. 이곳 한우산에서는 한우도령과 응봉낭자의 아름답고 낭만적인 사랑의 추억을 간직한 장소가 많이 있다. "는 내용의 글이 쓰여져 있는데...도깨비는 또 뭔가?  

멋진 2층구조의 팔각정과 왼쪽 데크전망대, 그리고 지자체에서 건설한 준공을 앞둔 꽃바람센터가 보인다.

뒤돌아 본 풍경

이곳에서 북서방향으로 2008년부터 한우산생태숲이 조성되고 있다는데 아직도 민둥산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철쭉피는 시기에 오면 인생샷 몇 컷은 추억에 남을만하게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출입금지 상태...

저쪽 끝으로 한우산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인다.

다시 한번 한우산 정상에서 뒤돌아 본 풍경.

 한우산

한우산은 경남 의령군과 합천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자굴산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U자형을 하고 있으며, 각종 기암괴석 등 산세가 웅장하다. 조망도 무척 우수하여 서쪽으로 지리산 천왕봉, 황매산, 동북쪽으로는 화왕산, 비슬산, 북쪽으로는 합천 가야산이 보이는 등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그리고 북쪽에 길이 3km의 찰비계곡이 있는데 이 계곡은 한여름에도 차가운 비가 내린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는데 여러개의 크고 작은 폭포, 각시소(沼),농소, 아소 등이 있다. 또한 정상에 진달래,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봄이 오면 온 산이 빨갛게 물든다. 

한우산이라는 이름은 "찰 한(寒), 비 우(雨)" 자로서, 산이 높고 깊어서 여름에도 찬비가 내린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호랑이 쉼터로, 가운데 멀리 황매산과 허굴산, 금성산, 악견산, 의령산 등의 산군이 보인다. 

호랑이들이 산을 오르는 모습의 작품

나무가 없어 조망은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나 미세먼지로 주변을 살펴보기가 어렵다. 

거대한 멧돼지와 한판 승부를 가리려는 분위기가 긴박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

쇠목이가 만든 망개떡을 먹으며 쉬고 있다는 호랑이라는데...나는 이빨을 빼서 입에 문 줄 알았다. 

바위를 오르려는 호랑이의 조형석문을 지나니...

이번엔 도깨비와 호랑이들이 놀고 있고...

이곳에도 어미호랑이와 새끼호랑이가 있고, 이 한우산에는 호랑이와 무슨 얘깃거리가 있는 것인지 호랑이들만 우글거린다.

저 징그러운 도깨비는 잊을만 하면 나타나고...

한우산 쇠목이와 한호이야기가 이 석판에 소개되어 있다. 

내용은 "자굴산 황금동굴에는 쇠목이라는 도깨비가 살고 있었다. 쇠목이는 덩치가 크고 힘이 센 대지 도깨비이다. 황금방망이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변신을 하기도 하고 물체에 생명을 불어 넣는 영험한 능력도 가지고 있다.

쇠목이가 지내고 있는 한우산과 자굴산은 백두산의 정기가 시작되는 곳으로 예로부터 힘의 근원을 찾아오는 호랑이들의 성지로 유명했다. 호랑이들은 이곳에 사는 쇠목이를 스승으로 여기고 쇠목이에게 다양한 세력 훈련과 생존 훈련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백두산에 살고 있던 한호라는 호랑이가 출산을 위해 한우산을 찾아왔다. 한호는 백두산 정령의 연인으로 태어난 아기호랑이들을 강한 호랑이로 키워 백두산 정령의 기운을 이어받는 후계자로 선발하기 위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쇠목이는 이 소식을 한우산의 홍의송 정령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그리고 태어날 아기호랑이들을 위한 훈련 준비에 돌입했다." 고 하면서 저기 홍의송 정령들이 한호를 찾아 가고 있는데 우리 같이 한호의 출산을 축하하러 떠나보자고 유도하는 내용의 스토리이다. 

찰비고개에 도착, 산성산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왼쪽으로 하산하면 내초마을주차장으로 바로 하산할 수 있는 오늘의 B코스이기도 하다. 

송림을 지나는 순탄한 등로...

▽ 상투덤(촛대바위)로 보이는 곳에서  주변을 조망해 보는데...

당겨 보니 바로 아래로 경남 합천군 쌍백면 외초리로 내초마을이다. 주차장에는 타고 갈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멀리 합천의 황매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뾰족히 솟은 산이 허굴산이다. 

그 오른쪽의 산군...

2020년 9월 26일 금성산에 올라 조망했던 풍경으로 자굴산, 한우산, 삼성산이 나란히 보인다. 

※ 참고: 허굴산 & 금성산 https://openwindow.tistory.com/7154553

이러한 절경도 감상해 보고...

산성산 일대의 절경이 자굴산이나 한우산에서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다. 

산성터 일부가 보이는 곳을 지나고...

순탄한 등로를 따라 산성산 정상에 도착...

하산길에 헬기장이 나오는 이곳에서 좌틀...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을 따라 진행...

등로에서 120m정도 벗어난 곳의 굴샘으로 가서 샘물을 마셔 보기로 한다. 

샘물이 수량이 꽤 많아 보이는 가운데 한 모금 마셔보니 시원해서 갈증이 가신다. 

안에서 밖을 본 풍경

이곳에는 야생화인 현호색, 괭이눈이  군락을 이뤘고 흔치 않는 꿩의바람꽃도 눈에 띈다. 

힐링이 되는 하산코스...

드디어 큰재먼당에 도착, 1.5km만 걸으면 외초리마을에 접어들게 된다. 

외초리마을 등산로 입구, 이곳에서 오른쪽 끝에 보이는 소나무 숲 넘어로 내초마을까지 500여 미터를 더 걸어야 한다.

외초리마을...

마을에서  바라 본 산성산으로 마치 병풍처럼 두른 바위가 천연장애물이 되어 산성터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내초마을의 소나무군락

모퉁이를 돌면 내초마을이고 정자쪽에 버스가 세워져 있다.

16:50분인 산행마감 시간 30분전에 주차장에 도착, 잘 구비되어 있는 화장실에서 간단히 몸을 씻고 버스에 올랐다.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 자굴산, 한우산이었기에 묵은 숙제를 또 하나 해결한 것 같아 뿌듯하다. 다만, 미세먼지로 인한 조망이 아쉬웠지만 야생화 몇 송이 본 것만으로도 봄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하루를 보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