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섬/경기도

[화성] 입파도

갯버들* 2026. 3. 22. 21:27

2026년 3월 22일(일)

작년 늦가을 인천 서구의 세어도 섬 트레킹 후 오랜만에 섬을 찾게 됐다. 23년 2월 5일 국화도를 갔다가 입파도를 보고 언젠가 가 보겠노라고 한 것이 3년이 지났다. 당시에 당진의 장고항에서 국화도를 갔었는데 불과 15분 거리 밖에 되질 않음에도 40분이 넘게 걸리는 화성시에 속한다는 것도 의아했다. 아무튼 화성시에 속하는 유인도 섬 세 개(제부도, 국화도, 입파도) 중 유일하게 못 가본 입파도를  둘러보기 위해 출발한다. 

 

트레킹 개요

♣ 소재지: 입파도-경기도 화성시 만세구 우정읍 국화리

♣ 코스: 입파도 선착장-밤나무골 갈림길-헬기장-입파도등대-로프구간-홍암-모래사주-오석바위-민박촌-선착장

♣ 거리: 6.2km(출발: 09:45, 도착: 15:00)

▽ 애당초 계획은 섬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려 했으나 야생화 탐색 및  촬영하느라 너무 시간을 느긋히 보내게 되어 모두 돌아보지 못하고 돌아 오게 됐다. 

전곡항은 이곳저곳 건물이 많아 매표소가 어디에 있는지 헷갈리는데 어촌체험마을 안내소를 찾으면 되고 앞 쪽에 넓은 무료주차장이 있다.

궁평항은 국화도를 거쳐서 입파도를 가게되고 전곡항은 입파도로 직항한다. 요금은 대인 기준 왕복 24,000원

9시 첫 배를 타기 위해 신분증을 제시하고 승선신고서를 간단히 작성한 후 이곳 대합실에서 대기...

경기도선으로 10분 전에 미리 승선, 입파도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배를 타는데 일부 일행은 삽을 들고 짐들을 잔뜩 실었다.

봄을 맞아 아마도 입파도에 밭을 가꾸러 가는 모양이다.

배 안은 70명 이상이 의자에 앉아 갈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제부도에서 전곡항까지 연결된 제부도해상케이블카인 서해랑으로 2021년 12월 23일에 개통했다. 전곡항에서 제부도까지 2.12㎞ 해상 위에 건설됐으며 국내에서 해상 구간이 가장 긴 케이블카다.

배만 떠나면 의례껏 학습되어 먹이를 달라고 보채는 갈매기들...

북쪽 편의 누에섬등대전망대가 보인다. 누에섬은 멀리서 보면 누에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무인도다. 개방시간은 10:00~18:00(3월~10월)로 대부도, 선감도, 탄도, 불도 등 주변을 조망해 볼 수 있다. 

 

제부도 북동편으로 보이는 전경

2022년 11월 19일 제부도의 탑재산 능선은 물론 아래 데크길로 트레킹했던 날이 엊그제 같기만 하다.

제부도 남쪽 끝 번화가와 오른쪽 매바위 풍경

배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나니 입파도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습도가 3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여 가시거리가 좋을 줄 알았는데 박무로 인해 별로다. 왼쪽 선착장과 산위의 등대, 오른쪽으로 잘록한 부분에 입파도에서 유명한 홍암이 보인다.

입파도 선착장 전경으로 왼쪽이 하선할 위치다. 

▽ 옆 섬인 국화도와는 달리 입도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번듯한 건물 하나 없이 가건물 형식의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이상하다 여겼는데 내용을 알고 보니 국화도와는 달리 입파도는 면적이 45만1천138㎡로, 산림청이 43만6천408㎡, 국토교통부 1만3천256㎡, 기획재정부가 1천474㎡를 각각 소유하는 등 섬 전체가 국유지로 개인 소유가 없다. 

1980년대까지 무인도였지만 사람들이 한 두 명씩 정착하면서 유인도가 됐고, 자연공원으로 묶여 있어 원칙적으로 건축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말이나 휴가철에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펜션과 민박 등 불법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경기도는 섬 관리 및 관광지 개발을 위해  매입이나 부지교환을 산림청과  협의를 해 봤지만 국유림의 도유지 교환 등 선례가 없는데다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할지 선뜻 결정할 수 없고, 그런 선례로 인해  이와 비슷한 지자체의 요청이 또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인용 2013년 보도 https://v.daum.net/v/20130307023023122]

▽ 입파도 안내

등대로 올라가려면 이 부분에서 왼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려면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트레커가 나 혼자인가 보다. 

삼거리에서 약 150m쯤 걸어가면...

언덕위에 삼거리가 나오는데 고개를 넘으면 반대쪽 해변이 나오는 밤나무골이고, 민박촌을 이루고 있으며 오른쪽은 등대로 가는 길로 160m쯤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고 200m쯤 더 오르면 된다.

유사시 사용할 헬기장이 잘 관리되고 있다. 등대를 배경으로 셀카 한장 담아보고...

입파도는 붉은 기암괴석과 나무들이 우거져 겨울철 북서풍을 그 자리에 홀로서서 파도를 맡는다 하여 입파도(立波島)라 부른다.

입파도등대는 2006년 8월 착공하여 2007년 12월 초점등한 등대이다.

평택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항로표지 역할과 함께 "안전과 행복 그리고 만남' 이 있는 공간을 기본 토대로 입파도를 찾는 방문객들의 해양수산 문화공간과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쉼터 및 전망대 등도 함께 설치하였다. [안내문]

등대에서 바라 본 왼쪽 헬기장과 멀리 국화도, 중간에 당진화력발전소가 보이며 그 옆으로 난지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자세한 지형은 가시거리가 좋아지는대로 해변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능선을 따라 북쪽편으로 가 보기로 하는데 등대 뒷쪽으로 가면 쉼터가 나오고 개방된 울타리로 내려가면 된다. 

야생화가 분명히 있을 터...눈을 부라리고 작디 작은 노루귀는 물론, 꿩의바람꽃, 현호색 등을 찾아 봐야 하는데, 노랗게 핀 복수초라도 눈에 확 띄었으면 좋겠다. 이미 무릇은 새싹이 엄청 크게 올라왔고 맥문동과 뒤섞였다. 

급경사인 입파도의 산은 내려설만한 공간이 그리 많지 않다. 좀 완만하다는 이쯤에 맥문동 군락을 이뤘고 아래로 내려가며 찾아 보기로 한다. 

드디어 노루귀를 만났다. 흰 개체도 보이지만 아무리 많아도 모델이 문제다. 사람이 많다고 모두 모델이 되는 것은 아닌 것 처럼, 사진발을 받을 만한 넘을 찾으려니 쉽지가 않다. 풍도도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풍도바람꽃도 반드시 있겠다는 판단이었지만 찾지 못해 아쉽다. 

현호색은 핀 개체를 딱 한개 만났다. 꿩의바람꽃도 군락을 만났고, 복수초는 이미 다녀 간 진사들로 주변이 싹 정리된 곳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 촬영을 해야 하는데 깔끔하게 담는다고 주변정리를 하다보면 자연미도 없고 생태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주변 땅이 밟혀서 더 이상 번식을 못하는 사례가 많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 진사들에게는 불문율이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산세가 험하다. 남쪽 방향으로 바라 본 해변의 풍경

▽ 바로 아래로 홍암이 있는 장소인데 로프가 연결되어 있는 능선으로 약 30m를 로프에 의지해서 내려가야 한다. 일찌기 이런 산행이 스릴이 있어 좋아 하는 편이지만 등산, 트레킹이 아닌 산책이나 왔다가 내려 가려는 사람들에게는 위험한 구간일 수가 있다.

사진상으로는 왜곡되어 경사로로 보이지 않지만 어느 정도 경사도가 있는 구간이다. 

마지막 5m정도의 직벽코스로 내려오면 산행 끝...

입파도가 침식이 되면서 조그마한 섬들이 된 모습인데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오갈 수가 있겠다. 입파홍암(立波紅)은 붉은색 기암괴석으로 화성팔경(융건백설, 용주범종, 제부모세 궁평낙조, 남양황라,입파홍암, 제암만세, 남양성지) 중 하나다.

반대쪽 모습도 비슷하겠으나 또 다른 암석모양을 하고 있겠다. 

가까이 가 보면 아랫쪽 갈라진 틈이 1m 정도 밖에 되지 않고 풍파에 시달린 바위는 까칠하다 못해 날카롭다. 

홍암 반대편은 한바퀴 돌고나서 다시 보기로 하고 해식으로 얼룩진 뒤돌아 본 풍경...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는 습곡의 바위...

해식으로 인해 패이고 뚫리고, 기둥 모양을 한 바위...

자연이 만들어 낸 예술품이 아닐 수 없다.

진행 중에 다시 한번 뒤돌아 본 풍경

입파도 최북단의 바위 모습들...

간조가 된 바닷가에는 서식하고 있는 돌미역이 드러났다. 

전곡항 선착장에서 승선할 때 삽을 지참한 외부인들은 다름 아닌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한 도구였음을 알게 됐다. 

모래사주에서 바라 본 홍암 전경

가운데 홍암은 독립적인 섬 아닌 돌섬이 된 셈이다.

조금만 각도가 변해도 다른 쪽에 붙어 있는 섬 모양이어서 이색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풍파 및 해식으로 인한 기암에서 셀카로 찰칵!!

나홀로 홍암에서 나홀로 찰칵!!

진행하면서 뒤돌아 본 홍암의 붙어 있는 풍경...

잠시 동굴놀이도 해보고...

진행방향의  풍경으로 길게 느껴지는 섬 모습이다.

여운이 남아 다시 한번 뒤돌아 본 홍암쪽의 풍경

이곳부터는 암석형태가 달라보인다. 온통 검은색의 매끈한 해변의 바위들이 주를 이룬다.

돌마다 누가 이런 그림을...

일명 오석(烏石)이라는 커다란 검은 돌이 있는 곳에 이러한 바위가 나오는데...

뒤로 돌아가 보니 두 개의 구멍이 위 아래로 뚫려있다.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한컷!!

일명 오석이라는 바위 옆 산쪽에 있는 구멍 뚫린 기암

모퉁이를 돌아 나오니 멀리 낙조민박집이 나온다.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1시가 훌쩍 넘어 버렸다. 아직 반도 못 돌아 본 것 같은데 남은 뱃시간까지 돌 수 있을런지 의심스럽다. 

가시거리가 좀 괜찮아진 것 같아 렌즈를 당겨서 시계방향으로 주변을 살펴 보기로 한다. 남쪽 방향으로 당진화력발전소의 동쪽편의 고압전선이 연결되어 있는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쪽의 풍경이다.

당진화력발전소

길게 이어진 난지도 풍경

왼쪽 중육도(六島)와 오른쪽 육도(六島)

왼쪽 육도와 가운데 풍도 오른쪽 종육도

북쪽으로 영흥화력발전소도 보인다. 날씨만 더 좋았다면 북서방향으로 승봉도, 자월도도 보였을텐데 오늘은 여기까지다. 

해변의 기암들은 이어지고...

해식으로 패인 곳에 들어가 밖을 본 풍경

이 구멍 뚫린 바위를 보니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 어느 식당에서 본 성경구절이 생각난다..  작은 구멍이 나중에는  커져서 코끼리 바위가 될 날이 있겠다. 

이 해변에서 산쪽으로 넘으면 민박촌을 이루고 있는 밤나무골이다. 여기서 트레킹을 마치고 밤나무골을 넘어 선착장으로 넘어갈까 망설이다가 시간이 너무 남는 것도 같고 진행해 보는 곳까지 가보자는 심산으로 계속 발길은 이어진다.

인천 서구의 세어도(細於島)라는 섬과 이곳 입파도의 면적과 길이가 비슷하다. 그러나 세어도는 산이랄 것도 없이 평지인데다가 걷기도 편하여 전체를 둘러 보는데 약 11km를 놀멍쉬멍 4시간 걷고도 시간이 남아 지루했는데 이곳은 그곳과 전혀 달라 뱃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입파도는 다른 방향으로는 범접할 수 없는 산세다. 등로가 보이지 않는 이곳에 로프가 있는 것으로 봐서는 산을 오르기 위한 것이 아닌 저 바위위에서 신선 노릇이라도 하고픈 사람들이 설치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아이고~ 모래해변이 두 군데나 보이고 저곳을 돌아 반대편으로 진행하여 선착장까지 가려면 남은 1시간 30분으로는 바위와 고르지 못한 해변과 싸우며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잠시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는데 뭔 안내간판이 보인다. 커다랗게 "욕심을 버려라"라고 쓰여져 있고,

검은머리물떼새가 나를 응시하며 물이 많이 들어오고 있으니 조용히 가는 것이 좋겠다고 쫑알댄다. 

발길을 돌려 밤나무골을 지나 언덕길을 오르면서 뒤돌아 본 풍경으로 직진을 하든, 오른쪽으로 가든 모두 민박집들이다. 

내 반드시 한 달안에 삽자루를 들고 이곳에 하루 묵으며 입파도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겠다고 다짐하며 선착장으로 향한다. 

남은 시간이 아직 40분이나 남았으니 선착장에서 해변길로 향하는 곳으로 가보는데...

홍암이 있는 곳으로 이어지는 북쪽방향의 해변이다. 

잠시 평택항으로 향하는 화물선일까, 북동쪽 방향으로 엄청 큰 두척의 배가 이동한다. 

가시거리가 좋아져서 화성시에 속하는 도리도라는 섬도 보이고  오른쪽으로 궁평항이 보인다.

남쪽 방향으로 보이는 국화도

다시 선착장으로 와서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에 반대편 방향의 풍경을 담아 본다.

선착장 부근의 바위에는 암맥이 용트림 하듯 길게 늘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드디어 막배인 3시 50분 경기도선이 도착했다. 사실, 2월에 입파도를 오려고 아내와 함께 궁평항에 첫 배를 타려고 왔다가 풍랑주의보가 내렸다고 출항을 못한다고 하여 하루 전에 바람이 엄청 부는 것을 알면서도 전화 한통이면 될 것을 확인 못해 새벽밥 먹고 헛걸음 했다며 자책을 했었다.

그러나 이 때쯤 와서 야생화도 보고, 적당한 기온의 날씨에 호젓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번 입파도 트레킹은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남긴 섬이 틀림없기에 다음에 또 와 볼 기회가 있을 것 같다. 

※ 참고: 옆섬 국화도 트레킹 보기 https://openwindow.tistory.com/7154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