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경기도

[가평,양평] 고동산 & 화야산

갯버들* 2026. 3. 9. 11:25

2026년 3월 8일(일)

지난 주에 남양주의 운길산에 올랐다가 화야산을 바라보며 과거 야생화를 촬영하러 갔던 곳으로 정상은 오르지 못하고 계곡만 갔었던 추억이 떠 올라 야생화는 보기 힘든 계절이지만 올라보기로 마음 먹게 됐다.

그러나 단순히 화야산만 오르기에는 그렇고 고동산과 더불어 모두 한국의 산하 300대 인기명산에 포함되므로 함께 연계하여 올라보기로 한다. 

산행개요

♣ 소재지: 산행 출발점-경기 가평군 청평면 삼화리 476-4(사기막정류장), 도착지점-가평군 청평면 삼화리 202-3(삼회1리정류장)

♣ 코스: 사기막정류장-무아레리조트-당골교-독립주택-고동산이정표-고동산-폐헬기장-화야산-갈림길-화야산장-운곡암-삼회1리정류장

♣ 총거리: 약 11.7km (출발: 09:25, 도착: 16:30)

▽ 애당초 뾰루봉을 경유하여 하산하려고 했으나 지난 금요일 내린 눈으로 인해 생각지 않았던 변수가 생겨 화야산에서 바로 하산하게 됐다. 

용산역에서 ITX청춘열차 첫차를 타고 청평역에 도착하니 7시 52분이다. 청평역에서 버스편은 많으므로 버스를 타고 5분 거리인 청평터미널에 도착, 산행출발점인 사기막정류장까지 가는 것은 30-2번 버스 밖에 없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하루에 여섯 번 밖에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인데 운행시간표를 보니 9시였다. 산행시간은 충분한 것 같아 택시는 이용하지 않고 한 시간을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다.

만일 뾰루봉으로 하산한다면 23-1번이나 7000번 직행버스를 청평터미널에서 사전에 버스운행시간표를 알아봐야 한다.

-30-2번 버스운행시간표-

청평발 06:40 09:00 11:00 13:50 17:50 19:40
삼회리(야밀종점)발 07:05 09:30 11:30 14:20 18:15 20:05

30-2번 버스를 타보니 나이 드신 몇 분 외에 이용객이 거의 없어 청평터미널에서 이곳 사기막(삼회2리회관)까지 18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바라 본 삼회2리 회관.

복잡한 커다란 입간판들 맨 왼쪽 아래에 아주 작게 화야산 가는 길, 고동산 화살표가 쑥스럽게 보인다. 

마을 진입로로 이동, 멀리 산세가 범상치 않아 보인다. 

왼쪽 편으로  애견동반펜션인 무아레 도그라운드(moire-doground) 리조트가 나오는데...

노인 요양원이 이 보다 좋을까 싶다.  

이곳에서 왼쪽으로는 차량이 이용하는 도로로 오른쪽 도로와 만나게 되는데 고동산 진입로까지는 왼쪽으로 가면 들머리까지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오른쪽 도로보다 500m를 더 걷게 되므로 오른쪽으로 직진...

냇가의 작은 다리인 당골교을 지나면서 바로 왼쪽으로 직진하면 이와 같은 도로가 나오고, 계속 이동...

빈 독립주택으로 보이는 건물이 나오는 끝지점 조경석에서 30m까지 진행하면...

본격적인 들머리인 고동산 진입로의 이정목이 세워져 있다.

그런데 삼회2리 마을회관을 반대방향으로 표기해 놔서 헷갈릴 수가 있는데 어차피 마을회관 가는 길은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상관 없으나 오른쪽 방향은 돌아가야 하므로 이정표 반대 방향인 왼쪽으로 가야 500m 더 가깝다.  

비탈길은 한참 올라서니 우람한 근육질의 소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

첫 번째 로프구간이 나오고...

모질고 끈질기게 견뎌온 이런 나무들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낙엽 밟는 소리만 나던 길이 그저께 온 눈으로 인해 아이젠을 착용해야 되나 망설이게 한다. 

양지쪽에는 봄같고,

 음지는 여전히 겨울... 이러한 로프를 마지막 고동산 정상까지 여섯 번째 만난 것 같다. 

드디어 고동산 100m 앞 전위봉에 도착, 이곳에서 잠시 간식을 먹고...

나무가지 사이로 멀리 출발지점인 삼회2리마을회관과 오른쪽 빨간 지붕의 무아레 리조트가 보인다.

고동산도 알고보니 정상이 까칠하기 그지없다. 바위 사이를 내려 섰다가...

다시 올라서고...

로프를 사용하긴 좀 그렇고 왼쪽 박아 놓은 발판을 이용, 올라섰는데 눈이 쌓여 잘못 미끄러졌다가는 황천길 면하질 못할 것 같아

이곳까지 오는 동안 귀찮아서 참아왔던 아이젠을 결국 착용하고 말았다. 

전국의 산을 다녀 봤지만 이렇게 국가지점번호를 우람하게 세워 놓은 것도 처음 본다. 거기다 정상석은 두 개씩이나...

정상석을 가만히 살펴보니 맨 아래 작은 것은 1998년 가평군에서 세웠고, 그 뒤로 질세라 크게 양평군 산악연맹에서 2001년 세워놨다. 도, 군, 면 경계는 산을 중심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정상석을 세울 때 지자체끼리 상호 협의하여 하나로 세우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가평군에서 세운 정상의 높이는 591m, 양평군 산악연맹에서 세운 정상의 높이는 600m로  표기됐다.

어느 것이 맞을까...도상에는 600m로 표기되어 있다. 

고동산(古同山)은 마을 사람들이 이름이 없던 산을 ‘고동산’이라 부른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마을의 뒷동산’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하는데, 출처가 정확하지 않다.

동쪽은 잡목에 가려서 조망이 안되고 남쪽으로 부터 북쪽으로 시계방향으로 주변을 조망해 보기로 한다.

왼쪽 멀리 청계산으로 부터 오른쪽 검단산으로 이어지는 용마산까지 보이는데 가시거리가 썩 좋지는 않다. 자세한 지형은 렌즈를 당겨서 다시 살펴 보기로 한다. 

 천마지맥의 일부구간의 풍경으로 주금산에서 이어지는 천마지맥이 예봉산을 끝으로 남한강과 북한강 합수점에서 맥을 다한다. 

팔당호로 이어지는 북한강 물줄기와 서종대교, 남양주CC가 발아래 펼쳐져 있다. 

▽ 서쪽 방향으로 왼쪽 백봉산으로 부터 천마산, 꽈라리봉, 철마산과 내마산으로 이어지는 산군과 화도읍 시내와 멀리 어렴풋이 북한산도 보인다.

북서방향으로 왼쪽 내마산, 가운데 축령산, 오른쪽끝으로 연인산이 살짝 보인다. 

왼쪽 멀리 운악산이 어렴풋이 보이고 가운데 연인산과 명지산, 오른쪽끝으로 소나무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화악산이 자리하고 있겠다. 

좀 더 자세히 남쪽 방향부터 시계방향으로 산이름을 알아보기로 한다. 

 서종대교

북한강로에서 아래의 삼회리마을 계곡과 연결된 삼거리의 야밀정류장이 30-2번 버스 종점으로, 이곳에서 회차하여 청평터미널으로 향하게 된다.

▽ 북서방향으로 가로 지르는 천마지맥의 풍경...

한북정맥상에 있는 천마지맥은 운악산과 수원산 사이 424.7봉에서 동남쪽으로 분기되어 주금산~철마산~천마산~백봉산~갑산~적갑산~예봉산을 지나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수점인 두물머리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50km의 산줄기이다.

납골묘인 북한강공원과 그 너머로 보이는 수동면 입석리와 지둔리 마을

 

당겨 본 운악산

화야산을 가는 등로는 눈이 덮혀 발목까지 빠지는 곳이 많아 산행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전에 헬기장이었는지 둥근 공터에 이정목에 세워져 있다. 

화야산 가는 길에도 이런 로프구간을 서너번 거쳐야 한다. 

저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화야산인 줄 알고 다 왔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다.

이런 바위들도 지나고...

막바지 로프구간을 오르고 나니...

정상이다. 그런데, 뭔 정상석이 세 개씩이나 있다냐...고동산에 이어 한 술 더 떴다. 

정상석을 못 세우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이 역시 지자체에서 서로 협의하지 않고 각각 세워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세운 연도를 보니 맨 앞에 것은 2001년도에 양평군 산악연맹에서 세웠고, 그 뒤로 검정 정상석은 2002년도에 가평군에서 세웠다.

그 오른쪽으로 화강암으로 세워진 정상석은 2020년도에 가평군 명산 정상석 세우기 추진위원 61명이 세운 것으로 기록되었다. 

굳이 따지자면 고동산 정상부터 화야산 정상까지의 구간만 양평군의 경계에 있고 나머지는 모두 가평군에 속해 있으니 두 개를 세웠는가,  마치 어릴 적 땅따먹기 놀이가 생각난다. 

등산객이 아무도 없으니 셀카로 인증샷 한 컷 건지고...

화야산은 잡목이 우거져 주변을 둘러 볼 수있는 조망도 어렵다. 그렇다고 딱히 볼거리가 있는 산도 아니다.

겨울 눈꽃이나 상고대를 본다거나, 봄철 야생화를 보면서 산행하는 맛은 있겠지만 오늘 같은 날 고동산이 아니었다면 화야산 정상까지 구태여 올랐어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화야산은 '벼가 잘 되는 마을'인 화야리(禾也里)에서 유래된 것으로 화야리는 현재 청평면 삼회리 일부 지역으로 전해진다.

잡목의 가지를 잘랐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는 조망이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그나마 겨울이기에 잎이 없으니 남동 방향의 잡목 사이로 왼쪽 봉미산으로부터 오른쪽 소구니산까지 보이는 것이 전부다. 

시계방향으로 살펴 본 산군들...

▽ 반대방향인 북서쪽의 산도 나무가지 사이로 겨우 살펴 봤다.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 든다. 정상까지 왔던 등로보다 눈이 녹지 않은 상태로 훨씬 많이 쌓였다. 

오늘 화야산에서 고동산으로 갯버들과는 반대로 산행을 한 팀이 있기에 러셀도 안하고, 길도 헷갈리지 않게 이곳까지 잘 내려왔다.

이곳에서 딱히 볼 것도 없는 뾰루봉으로 계속 진행하려던 계획을 발자국 하나 보이질 않아 괜히 오기를 부리다간 개고생만 할 것 같아 삼화1리 마을로 하산하기로 한다.

뾰루봉 방향의 능선으로 등로도 분명하지 않고 이곳까지 오는 동안 등산화는 이미 젖어들었고, 더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아 포기하긴 했는데 괜히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이곳 화야산의 하산길도 경사로도 그렇고 만만치 않다. 

너덜길로 4km 이상의 계곡을 걸어야 하는 것도 경험상 보통일이 아니다. 

이러한 괴목도 만나게 되니 눈길을 안 줄 수가 없다. 

수령이 꽤 되어 보이는 소나무도 찢기어 나뒹군 것을 보니 아마도 습설을 이기지 못해 고사된 것 같다. 

계곡은 얼어붙어 빙판이 됐고...

눈이 녹아 낙엽만 있는 길에 들어서니 발바닥에 전해 오는 느낌이 좋다. 

화야산장을 지나고..

계곡물도 녹아 물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니 봄이 가까이 왔다는 걸 느끼게 해 준다. 혹시나 하고 야생화인 복수초, 노루귀 등을 살펴 봤지만 아직 어림없는 얘기같다. 

여름철에 폭우가 쏟아지면 계곡물이 넘쳐 등로까지 덮치는 모양이어서 더 까칠한 너덜길이 됐다.

 

드디어 운곡암에 도착, 일주문을 지나고...

이곳부터는 아스팔트 길...

화장실에 있어서 들어 가보니 관리가 되질 않아 쓰레기는 넘쳐나고, 변기에서는 악취가 진동한다. 사각지대는 아직도 시민의식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다. 

도상에는 강남금식기도원이라고 표기 되어 있는데 어마어마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평생 금식이라는 것을 모르는 나로서는 무섭기까지 하다. 

드디어 삼화1리마을회관에 도착 반대편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려고 주민에게 물어보니 30분 지나면 올 거라고 해서 믿고 기다렸는데 영 반응이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르면서 해 준 말이다. 

버스정류장에 BIT 버스 정보 전광판도 꺼져있고, 3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를 언제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가 없어 만약을 대비하여 청평터미널에서 촬영해 놓은 시간표를 다시 확인해 봤다.

오직 한 대만 운행하는 30-2번 버스 시간표를 보니 하루 여섯 번 중에 야밀정류장 종점에서 청평터미널로 향하는 버스는 18:15분이니 아직도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아침에도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이젠 인내에 한계를 느껴 바로 택시를 불러 청평역으로 향했다. 요금은 10,700원...

수도권에 있는 산들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오른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가를 경험하게 되는데, 자차를 이용한다해도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 또 다른 수고를 해야만 한다. 아무튼, 오늘 두 개의 산을 연계해서 올라봤는데 고동산에서의 조망이 그런대로 좋아 그걸로 만족하고, 다리에 근육이 붙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