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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달바위봉

갯버들* 2024. 10. 11. 07:37

2024년 10월 9일(수)

오늘 산행할 달바위봉은 2016년 1월 24일 태백산을 올랐다가 남동방향으로 보이는 암봉이 기이해 보여 도상을 살펴보니 달바위봉으로 표기되어 있어서 그냥 범접할 수 없는 봉우리로만 알고 있었다. 

후에 달바위봉을 올랐던 글들을 접하게 되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올라보겠노라고 했던 것이 8년이란 세월이 지나 마치 묵은 숙제를 풀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이번에 기회가 주어져 아내와 같이 신청을 한다. 산행 전에 여러 정보를 알아보니 그리 만만한 봉우리가 아님을 알게 되어 과연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을까 다소 긴장이 되는 가운데 습관처럼 새벽길을 떠난다. 

 

∥산행 개요∥

♣ 소재지: 들머리-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산 13-55 , 정상- 석포면 대현리, 날머리-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41-10(정법사버스정류장)

♣ 코스: 대현1리-여래사-칠성암-이정표-로프구간-전망대-달바위봉-로프구간-작은달바위봉-로프구간-이정표갈림길-합장바위-갈림길-속세골-정법사-대현교-정법사버스정류장

♣ 거리: 6km(출발:10:30, 도착-15:00)

▽ 하루 산행거리치고는 짧은 거리지만 주어진 시간은 4시간 30분이다. 달바위봉과 작은달바위봉에서 지체하는 시간을 고려한 때문이다. 

대현1리마을에 도착, 이곳에서 부터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인 칠성암입구의 주차장까지 1.2km 시멘트 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가을이 올 것 같지 않았던 여름이었는데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다 때가 있는 법이니 세월이 약이다.

길가에 핀 나도송이풀도 곱게 폈고...

꽃향유도 선명한 보랏빛으로 향기를 내 뿜으며 가는 발길을 멈추게 한다.

왼쪽 칠성암으로 향하면서 150여 미터 포장도로를 가다보면 왼쪽으로 달바위봉 생태 탐방로 안내문이 있는 등로로 접어 들어야 한다. 

조릿대(산죽)으로 덮힌 등로를 300여미터 지나게 되고...

이쁜 과남풀이 반기고...

노랑투구꽃도 반기는 듯, 눈길 한번 주고...

급경사의 등로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낙석주의의 경고문이 세워진 이곳을 통과하자 마자 된비알이 시작된다.

이 계곡으로 올라야 하므로 비가 많이 오면 물이 흐른 흔적이 있어서 우천 후에는 산행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

긴 로프가 나오면서 일단 숨을 고를 수 있는 바위고개가 나온다. 

이곳 바위고개에서 잠시 간식을 먹으며 숨을 돌리기로 한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모든 바위가 마치 자갈과 섞인 시멘트를 부어 놓은 듯 거칠다. 짧은 지식으로 자갈이 진흙이나 모래에 섞여 굳어진 퇴적암을 역암이라고 한다는데 바로 이 바위들이 그러한 암석으로 보인다. 

그리고 나서 팔운동으로 이어지는 코스...

철계단 설치도 적절치 않았는지 스테인레스 봉으로 된 계단도 오른다. 

드디어 첫 조망처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구름층이 고산에 걸쳐 있고 시계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대략 주변 지형은 알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 북서방향으로  태백산과 함백산은 구름층에 가려졌고 앞에 진대봉과 조록바위봉이 마치 쌍둥이 처럼 우뚝 솟아 있다. 

2016년 1월 24일 태백산 산행 중에 암봉이 기이해 보여 망원렌즈로 촬영했었던 달바위봉으로 시계가 너무 좋지 않아 흐리다. 이 때 부터 달바위봉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저 곳을 올라 보는 코스가 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멀리 북쪽방향으로 태백시의 아파트 건물이 살짝 보인다. 

드디어 암봉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른다. 지자체에서 이렇게 안전시설을 설치해 놨기에 쉽게 오를 수 있지, 로프로 오른다면 전문 산악인들만이 오를 수 있겠다. 

뒤돌아 본 풍경

때론 이와 같이 단조로운 한 컷에서 멋진 풍경을 음미할 수가 있다. 

계단도 제멋대로 놀고 있으니 로프로 고정시켜 놨다. 

또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다. 

두번째 조망처에서 바라 본 청옥산...

그  오른쪽으로 태백산과 함백산 매봉으로 이어지는 산군들...

구름층이 서서히 걷히고 파란 하늘이 보기가 좋다. 

왼쪽 청옥산과 오른쪽 진대산 사이 계곡 아래 자리한 경북 석포면 대현2리마을

왼쪽으로 윗쪽이 달바위봉 정상이다. 그 아래에 소나무와 어우러져 펼쳐진 절경...

또 다시 스텐 사다리를 오르고...

안전 시설이 없는 곳은 실력껏 알아서 진행...

온갖 풍파에 시달린 수피가 붉은 멋진 소나무를 보며...

마지막 용을 쓰고 오르면...

다시 한번 조망처가 나오고 이곳에서 인생샷을 담아 본다. 

▽ 먼저 정상에 올라 간 산우님이 담아 준 풍경

 

▽ 드디어 달바위봉에 올랐다. 

달바위봉은 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봉화군의 깊은 산속에 숨겨진 명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남북으로 뻗어 있는 바위산이며, 정상은 V자 모양의 거대한 두개의 암봉(달바위봉, 작은달바위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암봉의 높이는 200m이며, 남쪽과 북쪽은 천길 낭떠러지인데 그 모습이 진안의 마이산을 닮았다고 하여 경북의 마이산으로 불린다.

조망도 무척 우수하여 북서쪽으로 태백산, 백두대간이 조망되고, 경북 북부와 강원도 남부의 고산준령(高山峻嶺)이 보이는 등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달바위봉이라는 이름은 한자로 "달 월(月), 바위 암(巖)"자를 사용하여 월암봉으로도 불리는데 조선6대 임금인 단종이 숨진 후 주민들이 그 영혼을 애도하기 위해 매년 추석에 태백산 천제단에서 제사를 지내던 중 남동쪽에 우뚝솟은 두개의 암봉이 보름달처럼 보였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도 하고, 두개의 암봉 사이로 떠오르는 둥근달이 아름답게 보여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달바위봉에서 남쪽으로 직선거리 100m 거리에 작은달바위봉이 자리하고 있다. 

당겨 보니 못 오를 것 같은 바위에 올라 신선놀음하는 산우도 있고...

선두는 벌써 반대편의 작은달바위봉에 올라 유유자적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곳에 또 언제 올라볼지 기약이 없으니 사진으로 추억을 남겨둠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제 부터 주변 조망을 해 본다. 북쪽으로 멀리 태백의 백병산이 구름층에 가려졌고...

렌즈로 당겨 본 연화산

앞에 연화봉 뒤로 백병산

북동방향으로 면산으로 부터 동쪽의 묘봉,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산군들...

앞쪽 삼방산과 뒷쪽 구름에 가려진 면산

가운데 멀리 묘봉

남동방향으로 울진의 백병산으로 부터 통고산, 검마산으로 이어지는 산군들...

오미산 풍력발전기

오미산풍력발전는 봉화군 석포면 오미산 일원 3만여평 부지에 1600억원을 투입해 풍력발전기 14기를 포함한 풍력발전단지를 조성, 풍력발전단지의 설비용량은 60.2MW로 연간 9만 8700MWh 전력을 생산하며 이는 4인 가구 기준 2만 20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가운데 통고산, 오른쪽 멀리는 울진의 백암산, 영양군의 검마산까지 보인다. 

※ 참고: 검마산 https://openwindow.tistory.com/7154765

남쪽방향으로 비룡산과 일월산이 보인다. 

비룡산과 그 오른쪽 멀리 일월산 정상에 구조물이 보인다. 

남서방향으로 아스라이 안동의 학가산도 보이고 오른쪽은 청옥산...

바로 앞은 솔개밭이봉

멀리 안동의 학가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주변지형을 돌아보고 작은달바위봉으로 이동하는데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달바위봉 오르기 보다 더 까다롭고 위험하다. 

겨울철이나 산방기간에는 이곳이 통제됨을 이해할만 하다. 

바위 하나를 조심조심 돌아...

직벽코스를 내려서야 한다. 

달바위봉을 내려서서 올려다 본 작은달바위봉

지나온 달바위봉의 한 측면을 담아보고...

달바위봉을 가기위한 마지막 관문인 하강코스를 더 한번 거친다. 

달바위봉을 완전히 내려서서 왼쪽이 작은달바위봉 바위로 본다면 오른쪽은 달바위봉 바위로 가정하고 이 사이를 통과해야 한다. 

도저히 앞으로 전진은 할 수가 없어 배에 힘을 빠짝 주고 옆으로 겨우 빠져 나가긴 했는데 산행 중에 신체 싸이즈를 점검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어차피 올랐다가 다시 이곳을 빠져 나와야 하므로 배낭은 벗어 놓고 가기로 한다.

진행 중에 올려다 본 달바위봉의 거대한 바위

작은달바위봉을 오르면서 한컷!

이러한 석문도 통과를 하고...

마지막 난코스인 구간으로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아 애를 먹었던 오르막이다.

드디어 오른 작은달바위봉으로 세상 작고 귀여운 정상석에 글씨까지 앙증맞다. 

작은달바위봉에서 바라 본 달바위봉으로 최고의 풍경이다. 

당겨 보면 바위정상에 정상석이 보인다. 저곳에서 뒷쪽 오른곳으로  회귀하여 오른쪽 뒷편 바위를 타고 하산하여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다. 

이제 배낭을 둘러메고 하산하는 일만 남았다. 묵은 숙제를 풀고 난 것 같아 한결 마음이 가볍다. 

좌우 볼 것도 없이 앞으로 진행하기만 하면 되는 하산길이다. 

등로 옆으로 합장바위라 칭하는 바위를 지나고...

하산길에서도 몇 번의 로프를 잡아야 되는데...

  또 스텐 사다리가 기다리고 있다. 

길기도 길다. 휘청 휘청, 90kg가 넘는 체중으로 사다리도 시달린다. 

전선 철탑이 세워진 곳까지 왔다면 이때부터 순탄한 하산길이다. 

묘지에서 왼쪽으로 좌틀하고...

드디어 나타나는 포장도로...

이곳 삼거리에서 정법사 반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물론 정법사를 둘러 본다면 다시 회귀하면 된다. 

짧은 터널을 이룬 벚나무를 지나고...

대현교가 나오면서 오른쪽에 버스정류장에 산악회버스가 세워져 있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예상대로 긴장을 풀 수 없는 쫄깃한 산행이었고 그동안 꼭 올라보고 싶었던 봉우리였기에 묵은 숙제를 풀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함께 동행한 아내도 만족해 하며 안전하게 마칠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