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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덕] 동대산

갯버들* 2024. 7. 14. 12:48

2024년 7월 13일(토)

본격적인 여름 산행이 시작됐다. 무더위에 장마철 기간이라 이래저래 산행이 쉽지 않다. 날씨만 좋다면  무더위를 피해 숲이 우거진 산과 수량이 있는 계곡산행을 택하겠지만 장마철에는 흐린날씨라도 언제 기습적인 폭우가 내릴지 몰라 안전상 문제로 산행을 피할 수밖에 없다.  전국적으로 계속되는 폭우로 피해가 속출되는 가운데  오늘은 비가 안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믿고 2주만에 산행길에 오른다. 작년부터 공지를 했으나 성원이 안되어 못 가다가 이번에는 어렵사리 성원이 되어 가게 된 포항, 영덕의 경계에 있는 동대산이란 300명산에 포함된 산으로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선다. 

∥산행 개요∥

♣ 소재지: 들머리-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산 224-19 (신교), 정상- 경북 영덕군 남정면 회리 산 104-1 , 도착지-경북 영덕군 달산면 옥계리 3 (버스 정류장)

♣ 코스: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신교-경방골-호박소-비룡폭포-안부-쟁암삼거리-동대산-6단폭포-물침이골-호박소-오계유원지 버스정류장(원점회귀)

♣ 거리: 14km(출발:11:28, 도착:18:00)

▽ 산악회 버스가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은 11:28으로 A,B코로 구분하여 A코스는 바데산을 넘고, B코스는 경방골로 올라 비룡폭포를 거쳐 안부로 오르는 총 거리는 임도길 1.3km를 포함하여 12km로 되어 있다. 산행마감 시간은 17: 50...

바데산을 올라봐야 날씨로 봐서 조망도 없을 것 같고 차라리 비룡폭포를 보는 것이 낫겠다 싶어 계곡길인 B코스를 선택하게 하기로 한다. 그러나 계곡에 있는 이정표에서 바데산으로 표시되어 있는 왼쪽 능선으로 올라야 하는데 직진으로 표시되어 있는 계곡길을 택하여 오르게 되어 결과적으로 거리는 조금 멀고 등로는 유실되거나 뚜렷하지 않아 다소 지체되긴 했지만 644봉을 넘지 않고 다음 안부로 조금은 힘들이지 않고 오르게 되었다. 

옥계유원지에서 하차하니 난생 처음 들어보고 또 그 풍경을 보게 된다. 이런 멋진 유원지가 있었나 싶었다. 벌써 많은 피서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옥계유원지

옥계 계곡은 달산면 가천과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에서 발원되는 대서천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라리에서 발원되는 가천이  천조에서 합쳐져 옥산2리의 출렁다리가 있는 산성골 입구에서 끝이 나는데  오랜 세월 속에서 물길에 의해 암반이 파여 생긴 8개의 소, 15m 높이의 옥계폭포와 팔각산폭포가 있다. 이 같은 풍경들로 인해 바쁜 일상을 잊고 힐링을 하는 '비타민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옥계 상류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그동안 비가 많이 와 수량이 많아졌고 물이 맑다.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이 있는 지점으로 부터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까지는 시멘트와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1.3km를 걸어야 한다.

장마철 폭우에도 흙탕물이 아닌 맑은 물이다. 아직 자갈들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수량이 많을 때는 잠수교도 넘쳐 통행이 불가할 정도일 것이란 생각이다.

▽ 왼쪽 계곡은 대서천이 흐르는 계곡이고 오른쪽은 가천이 흐르는 계곡으로 오늘 별도로 정해진 C코스로인 팔각산의 계곡물도 합류되는 지점으로 이 아래쪽으로 흐르는 옥계계곡이다. 

▽ 왼쪽에 살짝 침수정이 보인다. 가천이 흐르는 계곡이다. 

▽ 기이한 바위가 있는 이 계곡은 대사천이 흐르는 곳이다.

▽ 고가인 옥녀교와 합류되는 삼거리를 지나고...

▽ 바데산을 오르는 A코스를 타는 산우들이 들머리가 뚜렷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들머리에서 전봇대 앞에 입산을 금지 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오른다. 나중에 뒤로 오는 산우 2명이 들머리를 찾지 못해 좀 헤맸다는 후문이 있었다. 

▽ B코스를 타는 산우들은 계속 직진, 신교가 있는 부분까지 더 걷는다. 

▽ 신교를 건너기 바로 전, 왼쪽으로 안내지도가 세워져 있고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생각보다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계곡물이 맑은 경방골이 시작된다.

▽ 산행하면서도 몇 번의 계곡물을 지그재그로 건넌지 모른다. 장마철 같은 경우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계곡물이 넘친다면 고립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 여름철 산행도 좋지만 가을이면 단풍으로 더욱 멋지겠다는 생각을 몇 번씩 하게 된다. 

▽ 매미소리, 풀벌레소리, 새소리,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 계곡 산행이라면 다소 고생스럽지만 산행자만이 맛 볼 수 있는 특권이기에 이 무더위에 즐길 수 있는 여름이다.

▽ 이러한 쉼터를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비룡폭포까지 오르면서 3개를 봤다. 산꾼들을 위한 지자체의 배려에 감사함을 느낀다. 

▽ 폭포이름은 별도로 없지만 암반위로 흐르는 완만한 이 폭포는 길이가 좀 있어서 볼만하다. 반석폭포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 역시 가을에 단풍과 어우러지면 더 멋진 풍경이 될 것 같다.

계곡의 멋진 바위가 눈에 들어오고...

영겁의 세월에 물살로 인한 움푹 패인 바위가 있는 곳도 지나고...

호박소라는 명소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하는데...

쟁반처럼 널찍하고 맑은 물이 넘칠 듯 담긴 이곳이 호박소라 불리는 명소이다. 동대산 경방골에 호박소는 맑고 투명하여 바닥이 내려다 보이며, 하트모양으로 물이 고여 찾아오는 등산객에게 사랑을 전해준다. 특히, 반딧불이가 자생하여 운무가 낀 밤에는 반딧불이의 불빛이 소박소 위를 날아다니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고 안내문에는 기재되어 있다. 

호박소에서 500m정도 오르자 바위로 된 협곡이 나타나면서  비룡폭포 하단부가 보인다. 

비룡폭포 하단에 있는 폭포가 쌍을 이루어 멋지고 시원하게 흘러 내린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간단히 하기로 한다. 

동대산의 이 계곡은 생각보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은 곳을 보이질 않는다. 비룡폭포까지는 길이 어느 정도 나 있지만 이곳으로 동대산까지 오르는 산꾼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마치 큰 구렁이 같이 보이는 나무뿌리가 원시림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 같다. 

병풍처럼 깍아지른 바위를 지나 우틀하여 올라가니...

우람한 바위가 시선을 끈다.

▽ 그 아래에 펼쳐진 폭포가 바로 비룡폭포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보이고 수량도 많은 것 같지 않아 다소 실망스럽다.

5월에 성큼 푸르러 녹음 연대를 이루기 시작한 동대산에 20m 높이의 하늘로 솟을 듯 도도하고 즐겁게 쏟아지는 이 폭포가 비룡폭포이다. 병풍같이 둘러 싼 바위 사이로 낙차를 이루며 떨어지는 폭포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날아 오르는 듯 하여 비룡폭포라 불려졌으며, 비룡을 돌고 나오는 골바람은 얼음처럼 시원하다.[안내문]

 

아래로 내려가서 비룡폭포를 담아 보려했지만 전경을 담을 수가 없어서 위에서 담는 것이 오히려 나아 보인다. 

비룡폭포에서 조금 더 올라가자 이정표가 나오는데 왼쪽은 바데산, 직진은 계곡길로 표기가 되어 있어서 왼쪽으로 가면 바데산으로 가는 것으로 오인해서 직진하기로 한다. 이러한 물줄기는 오르는 내내 가끔 보인다. 

가다가 길이 끊기면 전에 왔었던 산악회의 시그널을 찾아 보고, 사람 발길의 흔적을 겨우 찾아 계곡물을 건넜다가 다시 건너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거의 능선이 보인다 할 무렵, 거대한 바위 덩어리들이 산사태로 인해 초토화 되고 계곡까지 나뒹굴어 있는 것을 보고 흠칫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만일 계곡길을 가는 중에 갑자기 찟어질듯 엄청난 굉음과 함께 저 위에 암벽이 갈라지면서 집채만한 바위가 이곳 저곳으로 굴러 피할 사이도 없는 상황에서 현재 서 있는 발 아래에서 멈췄다면 기절, 또는 심정지가 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주 방정맞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반듯하고 선명한 이정목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제대로 방향을 유지하고 길을 찾았다는 안도감이 앞선다. 

비룡폭포에서 이곳까지 계곡 길만 2km 걸었으니 지겨울만 하다. 

계곡을 벗어나 능선길을 600m를 올라오니 드디어 바데산에서 동대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나게 된다. 

능선상에는 고도가 있어서 인지 안개가 자욱하다. B코스 타는  6명과 함께 오르다 떨어져 따로 능선을 올랐던 리딩대장을 오히려 걱정해야 했던 대장도 이곳 안부인 삼거리에서 만나게 되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있는 동대산 방향의 능선을 계속 이동...

주차장으로 표시된 방향은 쟁암리를 말한다. 쟁암리로 표시되어 있으면 좋을 것을...

쟁암리로 가는 이정표에서 770m정도 이르자 이곳에서 동대산을 가려면 90도로 꺾어지는 등로지점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내연산, 종남산으로 가는 길과 정반대의 갈라지는 지점으로 왼쪽 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바데산 A코스를 타는 산우로 부터 리딩대장에게 연락이 왔는데 비룡폭포 이정표가 있다고 하며 이곳까지 갈 시간이 되겠냐는 문의인데 그렇다면 644봉을 넘었다 하더라도 시간관계상 이곳으로 올 수 없는 상황이므로 중간의 탈출로인 비룡폭포로 바로 하산하도록 유도한다. 무조건 산행 욕심으로 A코스를 탄다는 것은 여름철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B코스 산우중에도 발에 쥐가 나 겨우 이동하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 

동대산 정상에 거의 다 와 올 무렵, 서너군데의 이러한 돌 무더기 형태를 보니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방어진지였던 보루 역할을 했던 흔적이 보인다.

동대산 정상에 도착했다.

동대산은 경북 포항시와 영덕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내연산 삼지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능선위에 우뚝 솟아 있다. 이 산은 주변의 내연산과 향로봉, 팔각산의 그늘에 가려 빛을 못보았지만, 산의 동쪽과 서쪽에 여러개의 멋진 골짜기가 있는 명산이다.

그 중에서도 서쪽 기슭에 있는 하옥계곡은 포항12경 중 하나인데, 경방골, 물침이골, 마실골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깊은 계곡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는 산중 호수인 호박소(沼), 기암절벽, 비룡폭포, 6단폭포 등 여러개의 우장한 폭포 등 아름다운 비경을 품고 있다.

조망도 무척 우수하여 남쪽으로 내연산, 북쪽으로 영덕 팔각산, 동쪽으로 동해바다가 보이는 등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동대산이라는 이름은 "동녘 동(東), 큰 대(大)"자로서, '동쪽의 큰산' 이라는 뜻인데 정확한 유래는 찾을 수 없다. 

아무리 바쁜 발걸음이라도 산행 중에 꽃을 만나는 일보다 반가운 일이 없기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나리꽃 종류가 많은데 요즘 한창 필 시기인 <말나리>이다. 

좀비비추도 보이고...

▽ 올라가면서 봤던 반석폭포에 도착했다. 긴 물침이골을 걸으면서 바위돌을 하도 많이 딛다 보니 발바닥이 아프다. 중간에 육단폭포 안내문을 봤지만 수량이 적어서 인지 폭포라 하기엔 좀 그래서 내려가 보지 않고 그냥 지나쳤고 생각보다 긴 거리에 시간이 촉박하여 엄청 속도를 높혀 하산한다.

한참을 내려와서 웃통을 벗어 제끼고 등목을 하고 발을 씻고 나니 끈적했던 몸이 개운하면서 기분이 상쾌해 진다. 동대산은 마치 오지산을 걷는 느낌으로 너무 쉽게 봤던 산이어서 그런지 힘들게 산행을 마쳤다. 실제 거리는 공지되었던 거리보다도 2km가 더 긴 14km를 걸었으니 애초 여유롭게 걷다가 막판에 허둥댄 것이다. 비가 온 뒤 수량이 많은 가운데 가을에 계곡 산행을 한다면 의외로 볼거리가 많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날씨 관계로 조망을 못 해 본게 아쉬움으로 남는 가운데 동대산의 면모를 살펴본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