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경상북도

[포항] 보현산 & 면봉산

갯버들* 2021. 12. 6. 21:56

2021년 12월 4일(토)

 

일년이란 세월이 참 빠르다. 벌써 12월로 접어 들었으니 이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늘 건강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가운데서도 2년 가까이 산행은 꾸준히 이어왔다.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을 생각하면 휴일에도 가급적 야외활동을 하지 않고 집안에 있는 것이 상책인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나 세월 보내기가 아깝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는 곳은 피하더라도 산행만큼은 고집을 부리고 다녀왔다. 앞으로 언제까지 코로나감염 걱정을 떨쳐 버릴지 알 수가 없다. 

 

올 봄에 산행지역으로는 처음 영천지방의 기룡산을 다녀왔었다. 그곳에 오르니 북쪽으로 보이는 보현산천문대가 눈에 들어왔고 그 밑의 마을은 별빛마을이란 명칭이 붙었다. 밤하늘의 별을 보기가 어려워진 도심에 살고 있으면서 이곳에 천문대가 들어설 정도면 참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곳이겠구나 생각을 했다.

주변 산우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모두 가봤던 곳이라 하기에 나만 못 가봤나 생각이 들어 꼭 한번쯤은 기회되면 올라보겠노라 여겼던 산인데 오늘 기회가 왔다. 기룡산에서 봤었고 도상에서의 보현산 산세를 보니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그동안의 도전 정신을 갖고 올라보자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산행 정보

♣ 소재지: 들머리-경북 영천시 화북면 정각리 151-2 (버스정류장), 보현산 정상-정각리 73-13, 면봉산 정상-경북 청송군 현서면 무계리 산 21-4, 날머리-포항시 북구 죽장면 두마리 563 (주차장)

♣ 산행코스: 정각교-정각사-전망데크-시루봉(활공장)-천문대-보현산-천문대주차장-삼계봉-밤티재-면봉산-곰내재-두마리마을회관-주차장            

♣ 산행거리: 11.8km(출발: 11:05, 도착: 15:45)

 

▽ 버스가 생각보다 10분 정도 빨리 도착했다. 산행마감시간을 16:50에서 10분을 당겨 16:40까지로 정해졌다. 5시간 40분이 주어진 것인데 점심시간을 포함하면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닌 것 같다

 

▽ 정각1리 마을은 별빛마을로 불린다. 마을에 보현산천문과학관과 천문전시체험관 등이 있어 보현산천문대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개천이 있는 이 절골을 아스팔트길을 따라 마을로 오르는데 산 능선 흰 건물이 보이는 곳이 천문대이고 보현산 정상이기도 하다.

 

400m에 이르면 보현사에 이르게 된다. 절이 마을 어귀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버스 하차지점에서 1km지점에 정각사가 자리하고 있다. 마을을 지나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정각사부터 이곳까지 1km가량 가파른 길을 정말 빡세게 올라왔다. 겨울로 접어든 기온이지만 가을 티 한개 걸치고 올라오는데도 이마에 땀은 줄줄 흐른다. 

 

성(城)이 있었던 자리인지 길게 놓여진 돌무더기를 따라 완만한 능선길을 오르게 되고...

 

전망데크가 놓여져 있어 잠시 주변 조망을 해 보기로 한다.

 

전망데트에서 바라 본 보현산천문대

 

전망데크에서 700m정도 오르면 팔각정이 나오고...

 

다시 200여 미터 오르니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함께 시루봉 정상이 나타난다.

 

활공장에서 바라 본 보현산댐이 있는 고현천과 아주 멀리 대구의 팔공산이 보인다.

 

줌으로 당겨 본 대구의 팔공산

 

시루봉 정상석

 

시루봉에서 동쪽으로 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망해 본 풍경... 왼쪽 보현산천문대 바로 옆으로 멀리 면봉산의 기상레이더관측소가 보인다.

 

남쪽으로는 올해 5월 22일에 올랐었던 영천의 기룡산이 보인다. 정상 부근에서 바로 맞은 편에 보이는 보현산과 면봉산의 높이와 위용에 기회되면 꼭 한번 올라보겠노라 했던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당겨 본 기룡산(961m).... 산 너머에는 영천호가 자리하고 있다.

 

기룡산의 근육질과 같은 능선 풍경

 

기룡산에서 조망했었던 가운데 보현산과 오른쪽 면봉산 그리고 맨끝의 베틀봉

 

 보현산천문대

 

▽ 남서방향의 풍경... 패러글라이딩으로 창공을 날아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하다.

 

시루봉에서 줌으로 당겨 본 보현산천문대

 

보현산천문대 너머로 면봉산의 기상레이더관측소

 

보현산천문대로 가는 등로 주변에는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물푸레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다.

 

보현산천문대 입구에 들어섰다. 잠시 천문대 주변을 둘러보고 가기로 한다.

 

천문대 전시관 건물인데 개방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관람해 볼 시간이 별로 없다.

보현산 천문대는 한국천문연구원 소속으로 충북 단양의 소백산천문대,대전의 대덕 전파천문대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천문관측소 중 하나다. 1996년 4월 문을 연 보현산천문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직경 1.8m 반사망원경, 태양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는 태양플레어 망원경 등을 가동하고 있다.일반 탐방객을 위해서는 방문객 센터(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건물 바로 옆으로 보현산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 버스 하차지점에서 이곳까지 3.9km 거리로 1시간 45분이 걸렸다. 인증사진 한장 담아 보고...

 

보현산 개요

보현산은 경상북도 영천시와 청송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이 산이 하나의 맥(脈)을 이루고 있어 보현지맥(普賢支脈)이라고 부르는 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동쪽을 향해 방패모양을 하고 있으며, 북동쪽으로 면봉산과 이어져 있다. 조망은 무척 우수하여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먼저 동쪽으로 포항시와 영일만(灣)이 보이고, 남쪽으로 기룡산, 대구 팔공산이 손에 잡힐 듯 하며, 북쪽으로는 주왕산이 조망된다. 또한 봄이 오면 정상부에 진달래와 철쭉 등이 만개하고, 정상에는 1996년에 건립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천문대'가 자리하고 있다.

더불어 1935년 영천군에서 발간한 「화산지(花山誌)」에는 '중복에 생겨서 말복에 없어지는 얼음샘인 "빙혈(氷穴)"이 있다고 전해오며, 서남쪽 산 중척에는 옛날 '산삼을 캐어 남편의 병을 고쳤다는, 아내가 평생 모은 재산으로 재산으로 산삼을 캤던 자리에 지었다'는 법룡사(法龍寺)라는 절이 있다.

보현산이라는 이름은 "넓은 보(普), 어질 현(賢)"자로서, '산세가 높고 웅장하면서 유순하다'고 하여 불리게 되었는데,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양처럼 보인다'고 하여 모자산(母子山)이라고도 한다.

 

산 정상을 넘어서면서 9부능선에 주차장이 꽤 넓게 자리잡고 있다. 천문대 탐방객들을 위한 주차장으로 정상까지 쉽게 오를 수가 있다. 

 

천문대까지 승용차가 다니는 도로를 따라 다음 산행지인 면봉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천문대 주차장에서 500m지점에 이르러 등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왼쪽 산악회 시그널이 붙어있는 쪽으로 접어 들어야 한다. 자칫 도로를 따라 그냥 하산하게 되면 면봉산을 지나쳐 원점회귀하게 되니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도로에서 등로로 접어 들고 300미터 지점에 이르니 트랭글 배지획득 벨이 울린다. 생각지도 않은 배지인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삼계봉이라 표시되어 있다. 나무에 기룡지맥분기점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이곳이 트랭글 도상에는 삼계봉으로 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삼계봉은 '석 삼(三), 경계할 계(界), 봉우리 봉(峰)' 자를 써서 영천군, 청송군, 포항시의 경계지점이어서 그렇게 표기된 것 같다.

 

삼계봉이란 지점에서 500여 미터의 가파른 급경사를 내려와 면봉산을 쳐다보니 까마득해 보인다.  연계된 산행이긴 하지만 1일 2산이나 마찬가지다. 

 

밤티재에 도착했다. 이곳부터 면봉산까지 다시 산을 다시 올라야하는 상황이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어서 흘리는 땀을 식혀 주기에 망정이지 여름에 왔다가는 엄청 힘들었을 산행이다.

 

▽ 드디어 면봉산 정상석에 도착했다. 버스하차지점에서 7.1km거리이고 밤티재에서 1.1km 거리로 3시간 10분이 소요됐다.

이곳도 영천지역인 줄 알았는데 포항의 최고봉이라고 하니 이곳은 포항지역에 속하고 있음을 나중에 알게 됐다. 이곳이 정상이 아님에도 정상석이 있어서 이상하다 하면서 인증을 해 줄 이가 없어 셀프로 한컷 했는데 정상에 올라보니 정상석이 또 있더라...

 

정상에 올라오니 기상레이더관측소 철조망옆에 이러한 정상석이 놓여져 있길래 보니 이것은 경북 청송군에서 세운 정상석이다. 그러니까 면봉산은 영천시와는 관계없이 포항과 청송군의 경계에 있어 지자체에서 서로 정상석을 세우다 보니 정상석이 두개임을 알게 됐다. 결국 청송군의 정상석을 정상에 놓음으로 해서 선점하게 된 형국이다.

 

청송군에서 세운 정상석이 실제적인 정상이니 다시 한번 인증하고...

 

면봉산 개요

면봉산은 경상북도 청송군과 포항시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보현산 북동쪽에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산은 포항의 최고봉이며, 이 산과 보현산을 주봉으로 하는 산괴(山塊)인 보현지맥은 경상북도의 중앙부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부에는 철쭉과 억새군락지가 있어서 봄에는 붉은 물결, 가을에는 새하얀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또한 산의 남서쪽 기슭에는 선돌(立石)이 있으며, 용소동에 있는 용소(龍沼)에는 이곳에서 나온 용마가 남긴 것이라는 두개의 말발자국이 있다고 한다.

면봉산이라는 이름은 "쉴 면(眠), 봉우리 봉(峰)"자인데, 산이 높아서 새들도 쉬어간다고 하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정상에서 동쪽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망해 보니 끝없이 이어진 산 너머 산이다. 경상북도도 알고보면 강원도 못지 않은 산골지역이 대부분이다.

 

바로 앞에 왼쪽에 베틀봉이 보인다. 기룡산에 올라서 봤을 때는 꽤 높은 산으로 알았는데 막상 이곳 면봉산에서 보니 조그만 동산 같아 보인다.

 

당겨 본 베틀봉(934m)

 

▽ 이쪽 면봉산과는 상관없이  오른쪽인 보현산 능선에서 뻗어 내려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왼쪽으로는 작은보현산(838.9m), 오른쪽으로는 갈미봉(786.5m)이란 이름이 붙었다.

 

당겨 본 작은보현산(838.9m)

 

망원렌즈로 당겨보니 동쪽으로 도음산(382.7m) 능선에 세워진 풍력발전기가 보이고 그 너머로 포항시내 건물들이 살짝 보인다. 바다는 영일만이고 건너편으로 동해면이 보인다.

 

갈미봉(786.5m)과 건너편 기룡산(961m)

 

▽ 남쪽의 버스가 하차했던  별빛마을인 정각리

 

당겨 본 별빛마을

 

서쪽방향으로 지나온 멀리 시루봉과 건물이 있는 보현산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든다. 언제 세워놨었던 이정표인지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오른쪽 두마리로 우틀...

 

정상부터 살짝 내린눈이 녹지 않아 앞으로는 계속 쌓을 것으로 보인다. 흙이 얼어 미끄러운 부분이 많아 낙상에 유의를 해야한다. 이제 아이젠 휴대는 필수가 됐다.

 

왼쪽 베틀봉(934m)과 오른쪽 곰바위산

 

버스가 기다리는 두마리마을이 보인다. 정면이 숫돌봉 오른쪽이 작은보현산...

 

 

죽어서도 이렇듯 멋진 모습이니 살아서는 더 멋졌을 소나무인데...

 

오가는 이 없이 쌓인 낙엽만 무성한 오솔길이다. 낙엽 밟는 소리가 그냥 쓸쓸하기만 하다.

 

▽  잣나무가 군락을 이룬 숲을 지나...

 

평탄한 오솔길은 계속 이어지고...

 

드디어 두마리마을로 이어지는 임도가 나오는 곰내재에 다다랐다. 점심을 먹는등 마는등 서둘러 내려 왔더니  한시간은 남은 듯 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산행코스에도 없는 베틀봉을 이곳에서 올라갔다가 내려 온 산우도 있었다는 걸 알았다. 왕복 1.5km는 될텐데 갔다 올 시간은 충분했지만 알았어도 가지 않았을 것 같다.

 

마을로 이어지는 임도

 

두마리 마을이 보인다. 감나무에 따지 않은 홍시가 있어 몇 개 따 먹어보니 꿀맛이다. 

 

마을에 내려와서도 뜰에 있는 감나무의 꿀맛같은 홍시가 바닥에 떨어져 다시 한번 맛보고...

 

폐교자리에 산촌문화회관이 있어 둘러도 보고...

 

길가의 사과나무 과수원에는 상처하나 나지 않은 버려진 사과가 이곳 저곳에 있어 먹어도 보니 맛도 좋고 갈증이 완전히 해소되더라...

 

마을회관을 지나 주차장 가는 길에 뒤돌아 본 면봉산...

 

주차장에 도착,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올 봄에 영천지방 산행은 처음인 기룡산을 올랐다가 이곳 보현산과 면봉산을 보면서 궁금증에 올라보겠노라 한 것인데 사실 천문대가 있다는 것 외에 특별히 볼만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이쪽 지방에 대해 문외한인데 한번 와 봤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