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청산도
2021년 4월 11일(일)
지난 연속 3주간은 우천으로 인해 진달래, 벚꽃 원정 산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고 이번 주 주말은 날씨가 좋다고 예보하니 유채꽃이라도 보자는 생각을 갖게 된다.
설흘산/가천다랭이마을과 청산도가 공지됐는데 두 곳을 모두 가본 곳이다. 설흘산과 가천다랭이마을은 작년에 갔었으나 겨울이었고 청산도는 봄에 갔었으나 매봉산과 보적산 등 산행을 하지 못해 언젠가는 다시 한번 와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결국 청산도에 방점을 찍었는데 성원이 안될까 봐 조바심이 났었던 터였다. 사실, 청산도를 고루 돌아보려면 무박으로 하루 꼬박 일정을 소화한다 해도 불가능하다. 각 마을과 해변, 산행과 트레킹을 겸해서 역사와 문화를 알려고 한다면 적어도 2박 3일간은 여유를 갖고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그것도 쉽지 않은 일... 오늘처럼 무박으로 최소한 오르고 싶은 산과 바닷길 트레킹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감지덕지한 일이기에 설레임 속에 가방을 꾸려 집을 나선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전남 완도군 청산면 상동리 284-1(상서마을회관)
♣ 산행코스: 청산도항-(마을버스이용)-상서마을회관-매봉산-보적산-범바위-말탄바위-권덕리-해안절벽길-봄의왈츠드라마촬영지-서편제영화촬영지-청산도항
♣ 거리: 약14km(들머리-08:40, 날머리-15:20)
∥청산도 개요∥
청산도는 완도항에서 뱃길로 약 50여분 거리에 있는데 전체 면적은 33.27㎢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42km에 달한다. 해안선은 대부분 암석 해안으로서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무척 아름답다.
또한 청산도 한가운데에는 최고봉인 매봉산을 비롯하여 대봉산과 보적산 등 해발 300m 내외의 산이 사방으로 솟아 있어서 조망 또한 장관이다.
이처럼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예로부터 청산도를 청산여수(靑山麗水)라 하였으며 '신선이 노닐 정도로 아름답다' 하여 선산(仙山) 또는 선원(仙源)이라고도 불렀다.
이로 인해 1981년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전남 신안군 증도, 전남 담양군 창평면과 함께 아시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되었다.
또한 2011년에는 국제슬로시티연맹에서 청산도 슬로길을 "세계 슬로길 1호"로 공식 인정하였다. 청산도의 슬로시티는 푸른 바다와 푸른 산, 돌담길, 구들장 논과 해녀의 미소 등이 주 재료이다.
특히 영화 '서편제'의 촬영 무대였던 당리 언덕길은 봄이면 유채꽃과 청보리가 가득하고, 가을이면 바람에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등 청산도 슬로길을 대표한다.
더불어 구불구불한 돌담길이 가득한 성서마을 또한 대표적인 슬로길인데 드라마 '봄의 왈츠'를 촬영한 화랑포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청산도 슬로길을 대표하는 '슬로길 1코스'이다.
청산도라는 이름은 '산과 바다와 하늘이 모두 푸르다' 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5년전 왔을 때의 터미널 건물이 아니다. 알고보니 2014년 1월 신축공사를 시작하여 188억 국비로 4년만인 2018년 1월 9일 준공식을 가졌단다.
▼ 여객선터미널 내부
▼ 완도항
▼ 완도에서 신지도로 연결된 신지대교
▼ 7시에 첫배 출항...청산도까지는 50여분 소요된다.
▼ 청산도항의 조형물
▼ 배에서 내리자마자 마을버스에 먼저 타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뛰는 산악회원들... 매봉과 보적산을 산행하려면 청산도항에서부터 원점산행하기란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들머리로 가려면 버스를 필히 타야하고 버스는 여러 산악회의 인원을 모두 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낙오되는 사람은 결국 산행이 아닌 트레킹으로 주변을 돌 수밖에 없기에 기를 쓰고 버스를 타야한다. 아귀다툼으로 겨우 버스에 올라타니 옴짝달짝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어쨌든 버스를 탔으니 오늘 일정에는 이상이 없음에 안도의 숨을 돌린다.
▼ 버스를 타고 중간에 하차한 인원외에 모두 상서마을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 매봉산을 오르는 것이 제일 긴 코스로 봐야 한다. 더 길게 잡는다면 막배인 16:30분에 승선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서마을을 들머리로 한 인원은 내가 속한 산악회외에 타 산악회 몇 명외에는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다.
청산도에서 멀지 않은 곳을 걸으며 즐겨야 할 사람들이 조금 걷기 싫어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될 인원까지 타다 보니 그 난리를 친 것이다.
▼ 당리마을도 담장이 많은데 이곳은 더 많은 모양이다.
▼ 아파트 주변의 영산홍, 산철쭉이 피기 시작했는데 이곳은 야생 산철쭉이 벌써 피었으니 올해는 모든 꽃들이 일주일 이상 빨리 개화하는 것을 고려해서 산철쭉 산행도 시기를 잘 맞춰야 할 것 같다.
▼ 능선에 올라서니 정상이 저 끝쪽에 보인다. 인천의 계양산보다 10여 미터 낮은 산이긴 하지만 만만치 않다.
▼ 상서마을로 부터 2.2km 거리를 1시간 걸려 올라왔다. 14km거리를 16시까지 주어졌으니 서두를 것 없이 제주방언으로 놀멍쉬멍 걷게 된다.
▼ 정상에서 잡목으로 인해 서쪽편의 조망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나뭇가지 사이로 본 청산도 넘어 소안도의 가학산과 그 뒤로 보길도의 격자봉이 모두 답사한 곳이 되어서인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 대모도
▼ 청산도 대성산 넘어로 완도의 상왕봉, 오른쪽으로 두륜산이 보인다.
▼ 북쪽 방향의 원경
▼ 렌즈로 당겨 본 북쪽 방향의 풍경으로 왼쪽 월출산, 오른쪽으로 천관산과 제암산까지 보이니 가시거리가 괜찮은 편이다. 조약도는 망봉과 토끼봉을 갔다 온 곳이기에 추억이 새롭다. 신지도의 상산은 공지가 전혀 없어 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사진 위에 커서를 놓고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 생일도의 백운산도 올라 본 산이다. 금일도(평일도)는 높은 산이 없어서인지 블야 선정에서 빠졌고 거금도 적대봉은 5월 말에 공지가 되어 있으니 가봐야 할 숙제로 남았다.
▼ 거금도 적대봉 오른편 멀리 고흥의 팔영산까지 렌즈에 잡혔으니 미세먼지가 있긴 하지만 여기서 더 바란다는 것은 과욕이다.
▼ 초도는 고흥의 나로도항에서 여수의 거문도를 갈때 지나치면서 본 섬이고 거문도에서도 조망해 본 섬이다.
▼ 거문도에서 본 초도 풍경
▼ 바닷가에 주로 보게되는 <반디지치>가 정상에서 보게 되어 반갑다.
▼ 매봉산 정상을 인증하고 보적산으로 가려면 올라갔던 길을 400여 미터를 하산한 후 이곳 이정표에서 좌틀해야 한다.
▼ 야생딸기 종류도 많지만 이곳은 거의 <장딸기>이다. 딸기꽃 중에는 제일 크고 맛도 좋은 편이다.
▼ 그러고 보니 <수리딸기>도 보이네...
▼ 겨우 보이는 <개구리발톱>도 꽃이라고 이름 불러 달란다.
▼ 이러한 등로를 한참 지나고...
▼ 삼거리에서 청계리 방향으로 좌틀...
▼ 사스레피나무가 숲을 이룬 곳을 지나고...
▼ 등로 좌우에 색감 고운 <팥꽃나무>가 만개하여 눈길을 끈다. 수목원에 식재되어 있는 것은 봤으나 이렇게 야생에서 보는 것은 처음으로 마치 이 꽃을 보기 위해 청산도에 온 것 처럼 횡재한 느낌이다. 모두가 수수꽃다리(라일락)으로 착각하여 알고 있는 것을 바로 잡아 줬다.
▼ 매봉산에서 하산하여 임도에 도착하니 멀리 보적산 전위봉이 눈에 들어온다.
▼ 산괴불주머니와 비슷한 바닷가에 많이 서식하는 염주괴불주머니로 보인다.
▼ 벌써 보리 이삭이 패어 청보리밭을 이뤘다. 세월 참 빠르다.
▼ 홀로 임도로 가다가 보적산을 역방향으로 올라야 하는데 우회하여 올라가기가 싫어 지름길로 가로질러 올라가면 빠르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마침 오른쪽으로 사람이 다닌 등로가 보여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 길로 보적산을 올랐겠구나 생각하여 200여미터 쯤 오르면서 만난 <긴잎제비꽃>...
이 꽃도 남도에서나 볼 수 있는 처음 접하는 제비꽃이다. 급한 마음에 찍다보니 허접한 모습이어서 아쉽다.
▼ 오르다 보니 만난 산소...아뿔싸! 산소로 오르는 길인가 의심은 했지만 이런 곳에 묘를 쓰지는 않았겠다 싶어 올랐거늘 다시 되돌아 가야 하는데 산소 위쪽에 오르는 길이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갖고 일단 엄청난 양의 고사리 순에 까막눈이 되었다.
고사리가 많으면 산소의 잔디가 자랄 수가 없으니 고사리 순을 없애는 것도 사자에게도 좋을 듯싶어 딱 먹기 좋을 만큼 오른 순들을 정신없이 꺾기 시작하는데 10여 분간 꺾은 것이 한 가방은 되는 듯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지만 일단 산소 앞에서 감사한 마음 갖고 등로를 찾기 시작하는데 전혀 보이질 않는다.
▼산소에서 조금만 더 오르면 이 등로와 만날 것 같아 잡목을 헤치며 가파른 된비알 능선을 오르는데 가시가 있는 청미래덩굴은 왜 그렇게 많은지, 얼키고 설키고 한걸음 진행하기가 어렵다.
이제 되돌아 가기도 너무 많이 올라왔고 무작정 앞으로 가야한다는 일념으로 잡목을 뚫고 악을 쓰며 발걸음을 옮기는데 찔리고 긁히고 찢기고...에구구~
지금껏 산행하면서 이런 곤혹을 치러본 적이 없다. 정말 언제까지 가야 할지 막막하고 시간은 지체되고 후회막급한 가운데 200여미터를 올랐을까, 지쳐서 체력이 거의 소진될 무렵, 이런 등로가 나오니 마치 지옥에서 천국에 온 기분이다. 일단, 몸을 추스르고 공복에 지쳤으니 잠시 간식을 먹은 후 보적산을 오르기로 한다.
▼ 보적산을 오르는 등로는 마치 고속도로처럼 뻥 뚫려 고생하고 올라온 것을 보상이라도 해 주는 듯하다.
▼ 얼마 오르지 않아 나타난 암봉...이것이 보적산 정상인 줄 알았는데 하산하는 이에게 물어보니 더 진행해야 정상이란다.
▼ 각시붓꽃도 이제는 서서히 져가는 끝물이다.
▼ 암봉에서 바라 본 풍경... 북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담아봤다.
▼ 오늘의 B코스는 매봉산을 올랐다가 이곳 보적산에서 앞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 고성산과 끝쪽의 대선산을 경유, 청산중학교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가운데 왼쪽 대봉산과 오른쪽 대봉산을 오른다는 것은 하루 일정으로는 언감생심이다.
▼ 왼쪽 신흥리의 신흥해수욕장과 오른쪽 매봉산
▼ 드디어 보적산 정상이 보인다.
▼ 쇠물푸레나무 꽃도 만개했고...
▼ 나보다 뒤쳐진 회원들 모두는 벌써 임도로 해서 역으로 올라왔어도 모두 하산했는가 보다. 인증사진 한장 찍어 줄 사람이 없으니 가방위에 카메라 올려 놓고 셀카로 담았다.
▼ 정상에서 다시 한번 매봉산을 담아보고...
▼ 보적산 왼쪽 임도로 해서 저 아래에서 역방향으로 이곳 정상을 올라왔다가 다시 하산해야 하니 내가 왜 가로질러서 올라오려고 했는지 이곳에서 판단은 잘한 것 같은데 결론은 없는 길로 오르느라 개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산에서만큼은 얕잡아 봐서는 안되며 잔머리 굴려서도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얻게 된다.
▼ 보적산에서 다음으로 진행할 당겨 본 범바위
▼ 왼쪽 권덕리 마을 지나 바로 앞의 무명산의 해안절벽길을 따라 오른쪽 해변으로 걷게 된다.
▼ 가운데 멀리 당리마을과 봄의 왈츠 드라마촬영지가 보이는데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아까부터 샛노랗게 보이는 유채밭이 이채롭다. 청산도가 모두 저렇게 유채꽃으로 덮혔다면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겠다.
▼ 당겨 본 당리마을과 왼쪽 빨간지붕의 봄의 왈츠 촬영지
▼ 하산하면서 만난 큰구슬붕이
▼ 범바위 가기전 무명바위
▼ 뒤돌아 본 보적산
▼ 범바위 데크 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우체통 위로 멀리 여서도가 보인다.
▼ 범바위 전망대... 안에서 커피 및 막걸리, 매생이전 등 간단한 먹거리가 판매된다.
▼ 범바위
▼ 범바위에서 올려다 본 전망대
▼ 범바위
호랑이가 바위를 향해 포효한 소리가 자신의 소리보다 크게 울리자 이 곳에 더 큰 호랑이가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에 놀라 섬 밖으로 도망쳤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면서 범바위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산길로, 해안가 트레킹이 시작된다. 저 아래 권덕리 마을을 지나 무명산 해안절벽길을 따라 직진하게 된다.
▼ 당겨 본 말탄바위...왜 말탄바위라고 부르는지 그 유래는 찾아 볼 수가 없다.
▼ 상도...마치 수석과 같은 풍경이다.
▼ 말탄바위에서 당겨 본 풍경...청산도 화랑포공원이 있는 1코스 구간과 그 넘어로 오른쪽 소안도의 가학산과 가운데 멀리 보길도의 격자봉
▼ 말탄바위 주변 풍경
▼ 말탄바위에서 북쪽 방향으로 바라 본 풍경으로 오른쪽 섬은 상도
▼ 당겨 본 해식
▼ 멀리 보적산과 범바위 풍경
▼ 말탄바위에서 본 전경
▼ 권덕리를 지나 해안절벽길인 슬로 4코스구간
▼ 야생에서의 <자란>도 다른 회원들은 봤다는데 나홀로 산행을 하다보니 미쳐 발견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 뒤돌아 본 몽돌해안...이곳에서 슬로 3코스인 시멘트 도로로 이동하면 안되고 2코스, 즉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코스를 이용해야 봄의 왈츠 촬영지로 바로 가는 코스가 된다.
▼ 산 모퉁이를 돌아 고개를 넘으면 당리마을이 보이고...
▼ 봄의 왈츠 드라마촬영지...코로나로 인해 안에 출입할 수가 없다.
▼ 유채단지
▼ 돌을 쌓아 바닷물이 들고 나는 것을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조상들의 전통적인 방법인 ‘독살’ 안에 하트 모양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이색적이다.
▼ 전복 양식장?
▼ 유채단지의 이모저모
▼ 봄의 왈츠 촬영지에서 서편제 영화 촬영지 방향의 슬로1코스
▼ 서편제 영화촬영지의 풍경
▼ 5년전 서편제 영화 장면을 재현한 모습
▼ 진성 성터가 있는 당리마을
▼ 유채단지의 이모저모
▼ 청산도항의 도청리 마을
▼ 도청리의 번화가
▼ 청산도항(도청항) 에 도착하면서 오늘 하루 일정을 마친다. 5년전 서편제 영화 장면을 재현하여 청산도의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좋았지만 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봉산과 보적산 등을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어 이번에 좋은 날씨에 다시 한번 청산도를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 묵혀 뒀던 숙제를 푼 것만 같아 뜻 깊다. 코로나로 인해 어딜 나 다니기가 쉽지 않지만 이런 청정지역에 가서 한바퀴 돌고 옴으로써 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