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장산
2020년 12월 20일(일)
부산은 스무 살이 넘어서 태종대에 한번 가 본 일 외에 산행 취미로 2016년 11월에 해파랑길 1코스와 더불어 금정산을 오르고 2년 뒤인 2018년 2월에 가덕도의 연대봉과 영도의 봉래산을 오른 것이 전부이다. 다른 지방도 마찬가지지만 세상사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주변에서만 맴돌며 바쁘게 살다 보니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에 여행을 해 본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인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4년 전에 해파랑길 1코스인 오륙도에서 이기대길을 거쳐 광안리해수욕장과 해운대까지 트레킹을 하면서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고 금정산과 연대봉, 봉래산을 올라 시내 전경을 조망하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수년 전 광안대교의 야경을 찍은 어느 진사의 사진을 보며 그 아름다운 풍경이 어느 방향에서 찍었는지를 도상을 보며 살펴본 결과 장산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휴가철에 장산을 올라 광안대교 S라인의 아름다운 풍경을 직접 담아보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아직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터였다.
무박으로 출발하면 밤 중에 도착할 것이고 동트기 전 새벽에 오른다면 야경을 담을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여 타 산악회에서는 거의 공지가 되지 않는 부산의 장산을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을 하고 성원이 되기만을 기다렸는데 다행히 성원이 되어 토요일 저녁부터 산행 준비를 하여 밤차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551, 정상-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산 4-20, 날머리-부산 해운대구 좌동 1390
♣ 산행코스: 운촌-옥녀봉-중봉-장산-군부대-억새밭-구곡산-장산계곡-대천공원입구
♣ 거리: 약12km( 들머리- 04:40, 날머리-09:50)
∥장산개요∥
장산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해운대의 신시가지 배후 산지이며 금정산과 백양산에 이어 부산에서 세번째로 높은 산이다.
이 산은 오랜 옛날 화산활동으로 형성되었는데 그때의 산세는 백두산 보다도 거대했다고 하며 지금은 그 뿌리 부분만 남아있다고 한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동그랗게 형성되어 있고, 동남쪽으로는 장산계곡과 함께 뚫려 있으며 해송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그리고 정상부 주변으로는 산책로와 같은 길에 새하얀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오랫동안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서 입산이 금지되었다가 개방된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자연생태가 무척 잘 보존되어 있다.
조망은 무척이나 우수하여 정상부에 오르면 북서쪽으로는 부산의 구(舊)시가지와 함께 우뚝 솟은 금정산과 백양산이 바라다 보이고, 동쪽과 남쪽으로는 푸르른 바다와 수평선이 아름답다. 특히 남쪽으로는 해운대, 광안리와 함께 주변의 신시가지와 동백섬, 오륙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부산에서 직선으로 약 55km거리에 있는 일본의 대마도(對馬島)가 뚜렷하게 보인다.
장산이라는 이름은 "나무이름 장(萇)자" 인데, 오랜 옛날 삼한시대의 소국(小國)이었던 장산국(萇山國)이 있었던 곳이라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서울 신사역에서 버스로 밤 11시 30분에 출발, 들머리에 도착한 시간이 04:30분이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쉰 15분을 포함, 꼬박 5시간을 버스로 이동한 셈이다.
버스에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휴게소 식당도 문을 연 곳은 한 곳도 없고 버스안에서 취식도 못하니 식사는 생각지도 못하고 모두가 잠든 새벽에 산행을 시작한다.
▼ 운촌마을 회관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에 접어든다.
▼ 출발 전에 헤드라이트를 점검했어야 하는데 늘 가방안에 넣어 두었던 것이 방전이 되서 쓸모가 없게 되니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앞 뒤로 키고 올라가는 산우들 틈에 끼어 빛 동냥으로 어두운 산길을 올라간다. 젊어서 군생활하면서 비정규전 훈련을 하며 불을 키지 않고 이동하는 습관을 가졌던 반사적인 감각이 오늘 같은 날은 많은 도움이 된다.
▼ 들머리에서 3.5km 거리인 옥녀봉에 1시간 10여분만에 올랐다. 장산은 육산이긴 하지만 옥녀봉 정상만큼은 바위가 산재되어 있어 까칠한데 소나무숲에 가려 시내 야경 조망은 제대로 할 수가 없다.
▼ 혹시 날이라도 밝아오면 야경은 담을 수 없다는 급한 마음에 부지런히 속도를 내 보는데 중봉이라는 정상석은 없고 나무에 누군가가 달아 놓은 정상 표지문으로 대신한다.
▼ 중봉에서 정상 오르기전 전망대가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야경이 보기 좋다.
그러나 문제는 야경을 제대로 담으려면 삼각대를 이용하여 장노출로 찍어야 전혀 흔들림 없이 선명하게 담을 수가 있는데 산행 중에 장비를 챙기고 시간을 할애하여 찍을 여유가 없기에 오로지 손에 의지하여 최선을 다해 보는 수 밖에 없다.
▼ 이 야경을 찍어 보리라 수년전에 이곳을 올라보려고 까지 했던 것인데 거추장스럽더라도 삼각대를 안 갖고 온 것이 그냥 후회가 된다.
감도를 높이고 순간 촬영을 하자니 빛의 예술인 사진이 어두워 보여 영 볼 품이 없다. 장노출로는 도저히 흔들림으로 촬영이 안되고 이 정도가 한계임을 실감하며 아쉬운대로 담아봤다.
▼ 들머리에서 5km지점인 장산 정상을 2시간만에 올랐다. 총 25명 중 상위권으로 도착, 누군가가 인증사진을 담으려고 정상석 밑에 조명을 해 놓아 처음에는 전기 조명을 해 놓은 줄로 착각했다.
장산 정상은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어서 그 보다 낮은 철조망 아래 정상석이 놓여져 있다.
▼ 막 동이 트려고 붉은 노을이 졌다. 남동 방향의 해운대구쪽 풍경으로 아쉽게도 수평선은 가스층과 구름으로 가려 맑지 못해 해돋이를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 남쪽 방향의 광안대교가 뻗어 있는 수영구 일대의 풍경이다.
부산은 1960년대에 수출주도형 경제개발이 추진되면서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무역항구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제1의 국제무역항이자 세계 각국과 연결되는 관문으로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임을 이런 풍경을 통해 느껴 볼 수가 있다.
▼ 당겨 본 해운대구 풍경...4년전 트레킹 당시 미포항에서 달맞이 공원까지 걸었던 추억도 있는 곳이다.
▼부산의 행정구역은 중구·서구·동구·영도구·부산진구·동래구·남구·북구·해운대구·사하구·금정구·강서구·수영구·사상구·연제구·기장군 등 1개군 15개구 3개읍 2개면 206개 행정동이 있으며 인구는 2020년 기준 인구는 3,410,925명으로 집계되었다.
▼ 내가 거주하고 있는 인천은 8개구 2개군 1개읍 19개면 129개 행정동 135개 법정동이 있고 2020년 기준 인구 2,954,955명으로 비교한다면 면적에 비해 인구 밀집도로는 물론 모든 면에서 큰 도심임에 틀림없다.
가운데 멀리 영도구에 속하는 영도의 봉래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부산항연안여객터미널이 위치해 있는 중구지역, 더 오른쪽으로는 동구지역이며 바로 앞은 수영구 일대이다.
멀리 가운데 있는 산이 영도의 봉래산인데 그곳에 올라 장산쪽을 조망을 하며 언제 올라볼까 한 것이 2년전 얘기다.
※ 영도 봉래산 : http://blog.daum.net/ksbni/7154294
[부산] 가덕도 연대봉 & 영도 봉래산
2018년 2월 11일(일) 지금껏 살아오면서 남녘으로의 여행은 그리 많지 않다. 인천에서 경상남도, 전라남도까지 여행을 한다는 것은 시간, 비용등을 생각하면 여간 망설여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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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의 봉래산에서 장산쪽을 바라보며 담은 부산시내 전경
▼ 장산에서의 풍경은 뭐니 뭐니해도 광안대교의 S라인을 사진에 담는 일이다. 야경은 일출 30분전, 일몰 30분 후쯤의 매직타임을 이용해야 하나 갑자기 떨어지는 기온에 손을 꽁꽁 얼어붙고 어물쩡거리다가 타임도 놓쳐 버렸다. 이정도 풍경만이라도 담은게 다행이다.
▼ 지금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서 인천대교의 이와 같은 S라인을 볼 수 없게 됐지만 광안대교의 멋진 야경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음은 산행 중이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좀 더 날이 밝기를 기다려 다시 담아 본 광안대교와 수영구 일대 풍경
▼ 왼쪽의 작은 섬이 오륙도, 가운데 장산봉에 이기대공원과 해안길인 이기대길을 경유, 오른쪽 광안리 해수욕장을 돌아 계속 해변길을 걸었던 추억이 엊그제 같기만 한데 훌쩍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해파랑길1코스는 평생 한번쯤은 걸어 볼만한 코스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 해파랑길1코스: http://blog.daum.net/ksbni/7154097
[부산] 해파랑길1코스
2016년 11월 19일(토) 우리나라 땅 부산에 가 보길 마치 외국 여행길 보다 더 어렵다. 평생 부산에 가 볼일도 없고 가 본다면 특별히 휴가를 내서 가 볼 일이지만 오고가는 시간도 그렇고 마음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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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밝아 오면서 훨씬 깨끗해지는 풍경이 렌즈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아~흐, 손시려~
▼ 언제 또 장산을 올라서 이러한 풍경을 감상해 볼지는 모른다. 장산에서의 최고의 풍경인 광안대교의 S라인을 다시한번 담아 보며...굿바이~
▼ 당겨 본 왼쪽 한화리조트해운대티볼리, 가운데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오른쪽 해운대현대아이파크등 초고층 아파트가 주변을 압도한다.
▼ 부산에 거주하는 분들이 서울의 북한산이나 도봉산을 오르려면 역시 무박으로 올 수 밖에 없어 같은 심정으로 다시 한번 정상석 인증을 하고...
▼ 시내를 배경으로 기념 인증 한컷!
▼ 30여분 넘게 정상에서 지체하다 보니 몸이 금새 얼어 붙는다. 올라 올때의 열기가 식으면서 먼동 틀 무렵의 기온이 급강하 하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더이상 머물기가 버거워 가스층으로 더디기만 한 일출을 기다릴 수 없어 하산하기로 한다.
▼ 하산 하던 중 중간에 가스층을 벗어나 떠 오르는 일출을 보게 된다. 오늘도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씨여서 가스층만 없다면 오메가로 떠오르는 둥근 해를 보며 멋진 일출을 맞이 할텐데 다 내 마음같이 이뤄지진 않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 아랫쪽에 자리잡은 군부대 방향으로 포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도로를 따라 하산...
▼ 정상에서 1.8km지점에 도착하니 억새군락지가 가을에 멈춰 선듯 분위기가 달라지고...
▼ 말로만 듣던 장산습지가 있어 내가 좋아하는 멸종위기종 습지식물인 자주땅귀개, 께묵, 끈끈이주걱, 이삭귀개등이 있다니 자주땅귀개는 여름철, 나머지는 가을철에 오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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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군부대의 슬로건이 새겨진 표지석을 지나고...
▼ 구덕산을 우회하여 하산하면서 조망해 본 장산 정상
▼ 대원각사에 도착하니 길옆에 지나는 객들을 위해 원탁과 의자가 놓여있고 뜨거운 전기 온수통과 함께 커피믹스도 있어 얼마나 감사하던지...휴대해 온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기로 한다.
▼ 경내를 잠시 둘러보니 절은 단초로운데 주변에 불상이 수없이 놓여져 있다.
▼ 대원각사에서 바라 본 풍경으로 밭에는 녹차가 심겨져 있고 자연과 어우러진 시내풍경이 멋져 보인다.
▼ 해가 어느 정도 떠 오르자 수평선의 가스층은 사라지고 멀리 대마도가 길게 보인다.
▼ 대천공원에 도착, 주변을 다시 정비하는 공사 중인 길을 따라 집합 장소로 내려가니...
▼ 대천공원은 제법 규모가 있어 보이는데 파도를 형상화한 작품을 돌아보고 10시까지 산행종료 시간에 맞춰 다른 곳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 대천공원에서 바라 본 뾰족한 옥녀봉과 오른쪽 장산 정상...
이곳을 들머리로 하여 원점회귀 산행을 하면 훨씬 가깝고 쉬운 산행인데 일부러 새벽 일찍 도착해서 버스에서 대기하기도 그렇고 이런저런 것을 고려하여 산행 거리를 길게 잡은 것 같다.
장산은 겨울철에 특히 볼거리 없는 산행지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계절과 관계없이 조망되는 부산시내의 야경과 풍경은 장산에서만 볼 수 있기에 한번쯤 오를 만한 산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