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남이섬
2020년 10월 24일(토)
가을이란 계절은 다른 계절에 비해 정말 짧은 것 같다. 단풍을 볼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아 더 짧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냥저냥 가을을 보낼 것만 같은 아쉬움에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을 하게 된다. 수도권에도 느티나무 가로수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 붉게 물들었고 공원 이곳저곳에도 나들이 객들로 붐빈다. 산행을 하며 단풍을 즐기면 좋겠지만 이번 주 산행지가 영 마뜩잖아 갑자기 떠올린 곳이 8년 전 갔었던 남이섬이다. 은행잎이 다 떨어져 아쉬웠었던 8년 전 그때의 추억을 떠 올리며 오롯이 가을 분위기를 담아 보고자 아침 일찍 서두른다.
춘천고속도로에 접어들자마자 밀리는 차량은 결국 11시가 넘어서 도착했고 코로나로 인해 여행객들이 별로 없을 것이란 생각은 내 희망 사항일 뿐, 엄청난 인파에 놀랐다.
▼ 바다 한 가운데의 섬과 같이 유람선을 타고 가야 하는 청평호 상단 북한강 한 가운데의 섬으로 수도권과 가까워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 지난 주 자월도를 갔다와서 인지 자꾸 바닷가로 착각이 든다. 선착장도 예전보다 많이 확장된 것 같다.
조선 세조 때 무관인 남이장군의 묘가 있다고 하여 남이섬이라 했다. 총면적은 약 0.453㎢이며, 둘레는 약 4km이다.
청평 댐 완공으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완전한 섬이 되었다. 1960년대 중반에 경춘관광주식회사에서 본 섬을 매입하여 관광지로 조성했다. 남이장군이 묻힌 장소는 정확하지 않으나 관광회사에서 돌무더기에 흙을 덮어 봉분을 덮고 잘 꾸며 지금의 묘를 만들었다고 한다.
섬 내에는 각종 나무들을 둘러 심었고, 중앙부에는 잔디밭과 오솔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전원의 풍치를 느낄 수 있다. 각종 레저시설과 특히 유람선·모터보트·수상스키 등이 있어 젊음의 낭만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져 있다.
▼ 남이섬에 들어서자마자 빛깔 좋은 단풍이 반기며 기분을 고조시킨다.
▼ 남이섬의 모든 곳을 다 밟아 보고 갈 수는 없고 사진으로 담을 만한 포인트 위주로 한바퀴 돌 생각인데 먼저 단풍나무로 조성된 '백풍밀원(百楓密苑)'을 찾았다. 뜻이야 백가지의 단풍나무가 빽빽히 조성된 동산으로 붙여진 이름이겠지만 솔직히 시내 공원에 비해 별것은 없다.
▼ 단풍나무 종류도 여럿이다. 또한 한꺼번에 단풍이 붉게 물든 것보다 이렇게 은은하게 물들어 가는 단풍이 더 보기 좋아 보인다.
▼ 은행나무길을 가 봤다. 8년전에는 11월 초순에 갔었는데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에 바닥에만 낙엽이 노랗게 무수히 깔려 있었다. 노랗게 단풍든 모습이 볼 수 없어 아쉬워 이번에는 날짜를 제대로 맞춰왔다.
연인들이, 가족들이 모두 어울리기 좋은 분위기다. 시간이 갈 수록 사람이 많아져 이렇게 사람이 없는 가운데 풍경을 담으려면 일찍 서둘러 올 수밖에 없다.
▼ 이번에는 메타세콰이어나무 길을 걸어 담아봤다. 이 나무는 얼핏 보면 상록수 같지만 낙엽수여서 서리가 내리면 모두 떨어지게 되는데 조금은 늦게 단풍이 드는 듯 마는 듯 낙엽이 지고 만다. 곧게 높이 자라는 나무의 특성상 웅장하여 깊은 산중에 와 있는 느낌을 주어 봄부터 운치가 있어 좋다.
▼ 은행나무와 어우러진 연못이 파란 하늘과 대비되면서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몰입하게 된다.
▼ 이곳 조형물은 단양의 도담삼봉을 재현해 낸 듯 하다.
▼ 강가쪽의 단풍은 절정에 이르렀다.
▼ 이번엔 사람들이 덜 붐비는 강가의 데크길을 걸어 보기로 한다. 단풍이 곱게 물들고 강변의 시원한 바람이 마스크를 쓴 답답함을 잊게 한다.
▼ 섬 둘레가 약 4km이니 완전히 돌지 않는다 하더라도 쉬엄쉬엄 2시간은 걸릴테고 어느 정도 운동도 될 수 있는 거리어서 좋다. 남쪽 끝 반환점을 돌아 선착장 방향으로 투박한 나무다리가 정겹다.
▼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다. 억새가 일제히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쓸쓸히 깊어가는 가을임을 알 수 있겠다.
▼ 섬 한편에는 이와 같이 쟁기질하는 모습의 소와 수확을 한 볏 낫가리가 있어 농촌의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하고 어린 시절의 고향을 떠 올리게 한다.
▼ 이곳 남이섬은 대부분 사람들이 가평지역으로 알고 있으나 남이섬을 포함 동쪽 편인 강건너 저쪽부터는 춘천시 남산면에 속한다. 선착장이 가평읍에 속하다 보니 덤으로 남이섬도 가평으로 인식이 되어 춘천시로 보면 사실 유명 관광명소를 가평에 넘겨준 꼴이 되니 억울한 측면도 있겠다. 바로 저 건너편에 3년전 팬션을 예약하고 회사직원들과 야유회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선착장이 있고 고속보트를 타고 남이섬 일대를 돈 적이 있어서 그때의 추억에 젖어 본다.
http://blog.daum.net/ksbni/7154150
4월의 어느날...
2017년 4월 22~23일 가평일대 야유회 남이섬은 수년전까지 몇 번 갔었으나 강건너 주변은 모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야유회 장소가 우연히 남이섬이 내려다 보이는 쾌속정 선착장이 있는 곳으로
blog.daum.net
▼ 한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에 힐링이 될 수 밖에 없다.
▼ 붉게 물든 단풍도 보기 좋지만 이렇게 노란색을 띤 단풍도 예쁘다. 햇빛을 받는 양에 따라 다른 모양이다.
▼ 잔디광장에서는 옛 전통 문화를 재현하는 조형물을 화려하게 설치해 놔서 마치 큰 행사가 벌여지는 듯 북적이는 모습이다.
▼ 강가의 나들길 주변으로 물들고 있는 단풍모습... 마치 캔버스에 붉은색으로 툭툭 터치해 놓은 유화같다.
▼ 남이섬 가운데 위치한 연못의 연과 은행나무 단풍
▼ 등을 수없이 달아 놓은 것을 보면 야간에도 조명을 밝히는 모양이다.
▼ 이런 곳에 앉아 차 한잔하며 사색을 하고, 우정과 사랑을 나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 다음 주까지는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 같다. 모든 식물은 서리가 내려 앉으면 색을 잃고 사그라져 버리고 만다. 상강이 어제인 23일 이었으니 영하의 기온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한 주간은 단풍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 관람료가 13,000원으로 두척의 유람선이 하루에도 수십차례는 왕래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수입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으니 이곳 만큼은 불황이 없는 듯 하다.
▼ 오늘 이것으로 가을 분위기에 젖어 봤다. 엊그제 온 것만 같았는데 8년이란 세월이 지났으니 앞으로 언제 또 이곳을 와 볼런지, 세월이 왜 그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