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보해산 & 금귀봉
2020년 6월 27일(토)
해마다 사시사철 산행을 하면서 겨울과 여름 산행은 특히 기온이 체력과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춥거나 덥다고 해서 산행을 멈출 수는 없으니 여름은 여름답게 즐길 수 있는 산행지를 택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주 무더위에 암릉을 주로 산행하다 보니 혼쭐이 나서 이번 주는 쉴까 하다가 주말이 3일 전으로 다가오니 또 발동이 걸렸다. 보해산 정상 부근의 암릉 사진이 눈에 아른거려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 것이다.
산행정보를 면밀히 분석을 해 보니 지난주의 산행과 비슷하다. 물론 백화산 보다 훨씬 낮은 산이긴 하지만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하산해서 다시 금귀봉을 오르는 코스가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은근히 오기가 발동하면서 아직은 체력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싶다는 충동으로 아침을 기운차게 맞는다.
∥산행정보∥
♣ 소재지: 경남 거창군 주상면 거기리
♣ 산행코스: 거기마을-사과과수단지-거기갈림길-너럭바위-보해산-얹친바위-하봉-암릉지대 -귀이터재-큰재-금귀봉 -옛고개-내장포
♣ 거리: 11.5km(들머리-11:00, 날머리-17:10)
∥보해산 개요∥
보해산은 경상남도 거창군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거창의 '숨은 진주'로 불리는 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으며, 북으로는 수도산과 이어져 있다. 특히 정상부는 천길 낭떠러지 위에 뾰족하게 우뚝솟은 6개의 암봉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데, 그 모양새가 웅장한 철옹성처럼 보여서 '거창의 용아장성'으로 불린다.
조망은 무척이나 우수하여 동쪽으로는 거창의 우두산과 비계산과 함께 합천의 가야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오른쪽으로는 거창군 가조면 일대의 드넓은 평야가 평화롭게 다가온다.
서쪽으로는 함양의 금원산, 기백산과 함께 그 오른쪽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덕유산의 주능선이 손에 잡힐 듯 하는 등 사방으로 고산준령(高山峻嶺)의 마루금들이 물결치듯 바라다 보인다. 그리고 산의 서쪽기슭에는 소나무와 송이버섯이 많이 자생하고 있다.
보해산이라는 이름은 "넓을 보(普), 바다 해(海)"자인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보해사라는 절(卍)이 있어서 부르게 되었다는 설(說)이 있고 또 오랜옛날 어느 임금님이 이 산에서 보물 금척(金尺)을 잃게 되어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 관광버스는 A코스를 타는 회남령에서 회원들을 절반 넘게 하차 시키고 15분 거리인 이곳 거기마을에 B코스 인원들을 하차시켜 산행을 시작한다. 농촌 체험마을로서 사과로 유명한 마을임을 직감할 수가 있다.
▼ 거기마을의 명칭이 특이하고 뜻이 궁금하다. 한자어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로 장소를 가리키는 "거기"란 뜻인지는 유래의 내용상으로 알 수가 없다.
▼ A코스는 양각지맥인 양각산으로 부터 흰대미산을 경유 회남령을 거쳐 보해산으로 이어지는데 회남령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한다. B코스와는 약 1km남짓 더 긴 코스로 능선을 바로 타면서 보해산 전의 삼거리에서 만나게 된다.
애당초 A코스를 타려고 했으나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조금 짧은 B코스를 타기로 한다. 왼쪽 끝 아래 회남령으로 부터 보해산 정상까지의 풍경이 마을에서 한 눈에 들어온다.
▼ 마을의 농가 뜰에 키우고 있는 오엽딸기가 눈에 띈다. 모두가 신기해 하는데 복분자라는 등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길래 한마디 건네 준다.
▼ 마을 전체가 거의 사과밭을 이루고 있다. 나무의 줄기 상태를 보니 수십년은 되어 보일 듯한 고목들도 많다. 사과마을로 이름이 나 있을만한 이유가 있겠다 싶다.
▼ 사과나무 울타리엔 왕머루가 마치 포도송이 처럼 달려 한 여름임을 실감케 한다.
▼ 이곳 저곳 전국에 피어 있는 털중나리가 이쁘게 폈다.
▼ 물레나물도 한창 물이 오르고...
▼ 20여분 시멘트 포장의 임도를 따라 오르다 보면 보해산으로 오르는 푯말이 나오고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가 된다.
▼ 매화노루발풀이 중간 중간 많은데 날은 덥고 쪼그리고 앉아 담으려니 쉽지 않은 일이다. 모델이 영 시원치 않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옥잠난초, 병아리난초를 담아 온 회원이 있어 내 눈에 안띈 것이 못내 아쉽다.
※ 옥잠난초: http://blog.daum.net/ksbni/7153107 ※ 병아리난초 : http://blog.daum.net/ksbni/7153544
병아리난초
2014년 07월 12일(토)
blog.daum.net
▼ 넉줄고사리로 보이는 고사리가 주변을 녹색으로 치장했다.
▼ 산행시작 1시간만에 2.5km지점인 A코스와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 땀을 닦으며 잠시 쉬기로 한다.
▼ 이어지는 소나무 숲의 부드러운 육산 코스
▼ 거기마을에서 약 3.5km지점인 첫 바위 조망터에서 바라 본 북서쪽 방향...오른쪽으로 고개 돌리며 조망을 해 본다. 시계만 좋다면 남덕유산 라인까지 보일 방향이다.
▼ 오른쪽은 단지봉(1,327m), 가운데 수도산(1,317m) 양각산, 흰대미산을 거쳐 이곳으로 뻗은 양각지맥...
▼ 당겨 본 단지봉
▼ 멀리 희미하게 국립공원인 가야산(1,430m)이 눈에 들어온다.
▼ 북쪽방향으로 왼쪽 끝 흰대미산으로 부터 양각산, 수도산, 가운데 단지봉, 오른쪽으로 살짝 가야산이 보인다.
▼ 서쪽 방향으로 렌즈로 당겨 보니 관광버스에서 하차한 거기마을이 한눈에 들어 온다.
▼ 북쪽 단지봉 방향의 거창군 가북면 해평리마을
▼ 산행시작 2시간 30분만에 약 3.8km지점인 보해산 정상에 올랐다. 바람도 없는 습한 날씨에 지난주 산행 못지 않은 무더위다.
▼ 정상에서 조금 진행하니 요상하게 생긴 바위하나가 주변 조망을 즐길만하게 위치해 있다.
▼ 동쪽 방향으로 보이는 면사무소 소재지인 거창군 가북면 우혜리마을과 유두와 같이 보이는 우두산의 의상봉이 이채롭게 조망된다.
우두산 참조: http://blog.daum.net/ksbni/7154494
[거창] 우두산
2019년 10월 20일(일) 가을의 절정기에 이른 계절, 가보고 싶은 곳은 많은데 막상 떠나려면 생각이 깊어진다. 먼저 가을 이미지의 대명사인 단풍, 억새가 있는 곳을 떠올려보게 되고 국화 축제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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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겨 본 왼쪽 우두산 정상과 가운데 볼록한 의상봉, 오른쪽 암릉으로 이뤄진 지남산이 한데 어우러져 보인다.
▼ 장군봉 넘어 비계산(1,131m)
▼ 정상에서 살짝 내려와 뒤돌아 본 풍경...멀리 우두산과 비계산, 그리고 오른쪽으로 희미하게 오도산(1,134m)이 보인다.
▼ 갑자기 나타난 기암절벽의 풍경이 보해산의 숨은 비경임을 말해 준다.
▼ 진행방향인 반대편의 암릉도 뒤질세라 멋진 풍경이다.
▼ 마치 아무렇게나 떨어져 나간 듯 걸쳐 있는 바위도 아슬아슬...
▼ 그 위에서 인증을 하겠다고 배짱 좋게 포즈를 잡겠다는 회원들로 북쩍인다.
▼ 이제 저 암릉을 지나 금귀봉으로 향해야 하니 잠시 이 산을 내려서야 한다.
▼ 위험 구간은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산행시간도 그만큼 단축된다.
▼ 반대편 암릉에서 뒤돌아 본 보해산 정상과 절경...가을의 단풍든 모습이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올 것 같다.
▼ 남동방향의 가북면 용산리 마을
▼ 좀 더 진행하여 뒤돌아 본 보해산 절경
▼ 이런 저런 바위를 지나며 진행...
▼ 합천의 오도산(1,134m)을 당겨 보고...
▼ 왼쪽 우두산 정상, 가운데 의상봉과 지남산의 합쳐져 보이는 모습, 오른쪽 장군봉도 마지막으로 당겨 보고...
▼ 아쉬움에 뒤돌아 본 보해산의 절경도 렌즈에 채워 본다.
▼ 금귀봉이 눈앞에 다가왔다. 저곳까지의 거리도 2.4km이니 한시간이 넘는 산행거리이다. 주어진 시간은 충분하나 지난 주에 한개 봉우리를 넘고 하산했다가 다시 한개의 산을 오르기까지 너무 힘들었기에 오늘도 똑 같은 상황이 주어진 것 같아 다소 긴장이 된다.
▼ 이건 또 무슨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있는가 싶어 살펴 보는데...
▼ 바위 주변에 연등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틀림없는 암자가 있을 것이란 생각인데 아니나 다를까 일구암이란 안내표시가 되어 있어서 주변을 살펴보니 건물이 없다.
▼ 바쁜 걸음에도 보물 찾듯이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가운데 바위틈에 불상이 놓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 쉬엄쉬엄 걷느라 A팀에게도 추월 당하고 B팀에서도 제일 뒤에 쳐져 있는 것 같아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 왼쪽 방향의 용산리 마을과 오른쪽 방향의 거기리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사이에 생태이동을 위한 터널위를 지나게 되고...
▼ 무더위에 숨이 턱까지 차는 가운데 멀리서 보듯 금귀봉의 송곳같은 생김새와 같이 심한 경사로의 계단을 오른다.
▼ 계단에서 잠시 쉬면서 까마득히 멀어진 보해산과 능선의 전경을 조망해 본다.
▼ 옛 사람들이 금귀산을 가리켜 철인처럼 우뚝 솟고(哲人 立), 신령스런 굴이 있는 산(靈鎭屈宅)이라 부르며 영산(靈山)이라 하였다. 귀중한 산이란 뜻으로 금귀산 또는 금귀봉이라 하였으며 산의 모양새가 탕근같다하여 탕근산이라 부르기도 하고 거북형상 같다하여 금구산(金龜山) 또는 구잠(龜岑)이라고도 하였다.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봉우산 또는 봉수산이라고도 부른다.
거창 분지 중심부에 솟아 있는 금귀봉 정상에는 봉수대와 수비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금귀봉 봉수길은 남해 금산을 기점으로 사천, 진주, 삼가, 합천 지나 묘산 소흘산에서 금귀봉으로 이어지며, 북쪽 기발흘산, 대덕산 거쳐 조령 넘어 서울 남산으로 이어져 외적의 침입을 알렸다.
금귀봉에는 겨울에도 따스한 김이 나는 숨구멍, 땅새로 오른 길에 항우장사가 남겼다고 하는 다섯 손톱 자국 난 바위, 여근바위, 남근석, 송곳바위가 있다.
▼ 금귀봉 정상 전경... 시계가 좋지 않은 날씨로 주변 조망이 별로다. 이젠 하산할 일만 남았다. 들머리에서 이곳까지 7.8km인데 하산길은 3.7km정도이니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마감 시간이 17시50분으로 아직 2시간 남아 있지만 몸도 씻어야 하니 부지런히 앞선 회원들을 따라 잡기로 한다.
▼ 북동쪽으로 보이는 우두산과 비계산 라인... 날씨만 청명했다면 서쪽방향으로 황석산, 기백산도 보였을텐데 아쉽다.
▼ 능선은 하산 내내 소나무 숲길이다. 소나무 숲은 침엽수로 그늘이 지지 않아 시원하지 않다는 것은 젊은 시절 군생활하면서 체험한 일이기에 그러려니 무더위 속을 질주할 수 밖에 없다.
▼ 하산길에 당겨 본 보해산 자락의 암봉
▼ 드디어 들머리였던 거기마을에서 도보로 10여분 떨어진 곳의 같은 마을의 날머리에 버스가 보인다.
▼ 마지막으로 뒤돌아 본 왼쪽 보해산과 오른쪽 금귀봉
▼ 하산해서 몸을 씻을 곳은 있을까 염려했는데 농로에 물을 대기 위한 청정한 골짜기 물이 시원하게 내려온다. 꼭 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물길 같다. 이런 생각을 아전인수(我田引水)라고 했던가! 족탕을 하고 몸을 씻으니 종일 걸었던 피곤함이 언제 있었냐는 듯 생기가 돈다. 역시 여름 산행은 이런 맛에 하게 된다.
※ 산림청에서 정한 숨겨진 우리산 244에 선정된 산으로 충분히 그 이름값을 할 만큼 정상에서 금귀봉으로 향하는 구간의 비경이 볼만하다. 그 뿐만 아니라 사방으로 펼쳐지는 주변의 유명산도 조망할 수 있어 결코 후회되지 않은 산행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산행의 아쉬움은 역시 습도가 높아 연무로 인한 조망이 시원치 않아 기백산 방향의 산들을 볼 수 없었던 점이다. 거창의 우두산과 함께 또 하나의 족적을 남겼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