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운암산
2019년 5월 19일(일)
어제 속리산 묘봉 산행에 이어 오늘은 전북 완주에 있는 운암산을 오른다. 언제부턴가 토, 일요일 연일 산행한다는 것은 가급적 피하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올라보자고 결심하게 된 것은 그만큼 명산으로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욕심 때문이다.
특히 운암산은 20대 후반에 군 생활하면서 일주일 이상을 주둔하며 유격훈련을 했던 곳이기도 한데 30km가 넘는 거리의 금마읍에서 행군하여 이곳에서 훈련하면서 정상은 밟아 보지 못해 그 당시 산 아래서 보는 멋진 암릉이 눈에 아른거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그 많은 산 중에 산악회에 공지될 만큼 이름 있는 산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명산이 되어서 참석 신청을 했다라기 보다는 그 옛날의 추억을 더듬어 보자는데 더 마음이 끌린 것만은 사실이다. 35년이 넘은 세월에 기억나는 것은 별로 없지만 산행 후 앨범에 꽂혀 있는 그때의 사진을 대조해 보니 큰바위 아래에서 체력단련을 한 모습이 꼭 엊그제 일 같기만 하여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비록 짧은 거리의 산행이지만 암릉으로 이루어진 곳이라 까칠하기 이를 데 없고 위험구간도 간간히 눈에 띈다. 암릉을 좋아하는 이라면 가볼만한 코스이고 덤으로 대아수목원에 들러 여러 가지 식물을 접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다.
∥산행 정보∥
♣ 위치: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정상)
♣ 산행코스: 대아정-암릉-운암상회 갈림길 안부-운암산-대아수목원갈림길-저승바위-702봉갈림길-산천마을-대아수목원 주차장
♣ 거리: 6.5km(들머리-09:50, 날머리-14:10)
▼ 어제는 비가 온다는 예보를 빗겨가서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오늘도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이니 또 빗겨 가기를 바래며 암릉과 주변의 멋진 풍경을 즐기느라 더뎌지는 발걸음에 맨 후미에서 느긋이 담아 본 풍경
▼ 첫 들머리는 순탄한 오솔길을 걷게 되어 짧은 거리에 주어진 5시간 반은 너무 많은 시간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이다.
▼ 나무 사이로 펼쳐진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마을
▼ 첫 암릉에 올라 대아저수지를 바라보니 풍경이 예사로워 보이질 않는다.
▼ 쪽동백나무 꽃도 피웠고...
▼ 첫 암봉에 올라 보니 운암산의 명물인 명품 소나무가 모진 세월 견디며 정상에서 아래를 굽어 보고 자리 잡고 있다. 이 귀한 소나무도 아무런 생각 없이 나무에 앉아 사진을 찍는 수많은 발길에 머지않아 고사하고 말 것이란 우려를 갖게 한다.
▼ 작은 돌탑 하나도 풍경과 잘 어우러진 모습이다.
▼ 이 산을 오를 때는 스틱이 그리 필요하지 않다. 비록 암릉이지만 매끄러운 화강암이 아니라서 오르내리기가 좋다.
▼ 대아저수지(대아호)
1922년에 만들어진 댐이 노후 되어 기존 댐의 300m 하류지역에 새 댐을 건설...새 댐은 1983년 착공하여 1990년에 완공되었으며 대아댐은 5,464ha/㎥이르는 방대한 저수량을 자랑한다.
▼ 어제 묘봉에 이어 오늘 또 이렇게 바위틈에 뿌리를 길게 내려 살아가는 나무를 보게 된다.
▼ 서쪽 방향으로 아득히 보이는 산은 금마에 있는 미륵산으로 보인다.
▼ 그 오른편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면 경천저수지가 조망되고...
▼ 북쪽 방향으로는 바로 앞산이 봉수대산이고 그 뒤 오른편으로 쎄레봉, 선녀봉과 그 왼편으로 흐릿하게 대둔산이 조망된다.
▼ 운암산도 몇 개의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나 홀드가 많아 릿지하기가 좋다.
▼ 남서 방향으로 오른쪽 멀리 서방산(617m)
▼ 산조팝나무가 절정으로 곱게 피었다.
▼ 봉동읍까지 조망되는 풍경
▼ 봉실산 넘어로는 익산 시내가 눈에 들어온다.
▼ 당겨 본 소향리 마을
▼ 당겨 본 경천저수지
▼ 북쪽 방향으로 당겨 보니 까마득히 구름층에 가린 저 산은 무슨 산일까? 대전의 계룡산일 것이란 추측이다.
▼ 그 오른편으로 당겨 보면 대둔산이 이렇게 가까이 잡히는데 대둔산에 올라서는 이쪽은 전혀 생각도 못했던 곳이다. 이제 우리나라 어느 산을 올라도 주변을 보면 명산은 다 올랐었기에 추억과 함께 정감이 간다.
▼ 진행 방향인 동쪽의 운암산 정상과 멀리 운무에 살짝 가려진 운장산과 오른쪽으로 이어진 연석산이 조망된다.
▼ 당겨 본 암봉들...한폭의 산수화 같다.
▼ 까칠한 산은 업다운을 제법 해야 하고 여럿이 이동할 때는 지체가 되기 일쑤니 짧은 거리라해서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
▼ 뒤돌아 본 풍경...한 여름에는 나무 숲이 없어 무더위에 산행하기 적절치 않을 것 같다.
▼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함께 한 옆지기가 다행히 견뎌 낼 만한가 보다.
▼ 멋지게 자리잡은 소나무 한 그루에 자꾸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 또 나타난 더 멋진 명품 소나무...비록 작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보아 온 소나무 중에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명품 소나무로 잘 보호되었으면 한다.
▼ 명품 소나무 전시장과 같다.
▼ 정상이 가까웠다. 산행한지 겨우 2.3km인데 1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선두는 벌써 하산한다고 하니 얼마나 빠른 걸음인지 알만 하다. 주어진 시간이 있는데 뭐 그리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 다시 뒤돌아 본 풍경
▼ 정상석은 금방 무너질 것 같은 돌탑사이에 매직으로 써 놓은 글씨로 초라한 모습이다. 이 돌들은 주변을 살펴보니 기초 축대가 있는 것으로 보아 봉화대였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러한 유물도 잘 정비하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 대아저수지는 대아호라고 부를 만큼 담수량이 많다. 정상에서 다음 능선으로 이동 중에 고래바위를 담아봤다.
▼ 어디를 가든 언제 또 와 보게 될지 모르니 꼼꼼히, 그리고 세밀하게 포스팅해 보려는 마음이지만 정해진 산행 시간내에 담아 보기란 쉽질 않다. 배낭이 아무리 무겁고 부피가 있어도 망원렌즈를 반드시 휴대하는 이유는 멀리 있는 풍경까지도 놓치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인데 수년간 그 수고로움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 당겨 본 고래바위
▼ 동쪽 방향으로 당겨 본 장군봉
▼ 남쪽의 동상저수지
이 저수지는 동성산과 대부산 및 위봉산이 주변을 감싸고 있고, 지척에 위봉사와 위봉산성 및 위봉폭포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한다.
▼ 저승바위가 있는 암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운암산 정상
▼ 갑자기 운무가 끼면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벌써 하산했을 선두를 생각하면 비 오기전에 빨리 산행을 마친 것이 잘했다 싶다.
▼ 좀 전에만 해도 그런대로 조망이 좋았는데 시야가 흐려진다. 반대편 저승바위가 있는 암릉만 넘으면 본격적인 하산길이니 막바지 산행이다.
▼ 마지막 암릉인 저승바위에서의 조망...
▼ 대아수목원이 있는 맞은편에 주차장이 보인다.
▼ 대아수목원에 있는 식물원으로 보이는 건물을 당겨 봤다.
▼ 대아수목원 주차장에 노란 우리 버스도 보인다. 당겨 봐서 그렇지 저곳까지의 거리도 2.5km는 된다.
▼ 싱그러운 오월...녹음이 짙어간다. 이제 여름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 계절이다. 살짝 뿌리던 비도 그치고 숲의 상큼한 맛을 제대로 늘낄 수 있는 숲길이다.
▼ 이게 얼마만에 보는 <금난초>인가! 무려 9년만에 보는 귀한 야생화 몇 개체가 시들지 않고
나를 반겨준다. 아무래도 인연이 이 낭자를 알현하기 위해 이곳을 오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 고광나무
▼ 백선(한명:봉삼)
▼ 산골무꽃
▼ 큰바위
▼ 당겨 본 큰바위
▼ 군 생활 시절에 훈련장이었던 큰바위 아래까지 가 보질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계류에 몸을 씻으면서 그때를 추억해 본다. 역시 못 올라가봤던 정상을 한바퀴 돌아보니 궁금증이 이제서야 풀리고 생각외로 멋진 명산이었음을 느끼게 한다. 이런 산이 왜 100명산에 들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앞으로 점점 이 산도 알려지면서 많은 산꾼들이 찾을 날이 올 것이란 생각이다. 정히 산행하기 힘든 사람이라면 대아수목원을 끼고 정자까지 오르는 코스도 있고 발빠른 사람이라면 대아산을 올랐다가 수목원을 둘러 볼 수도 있는 명산이다.
이번에는 어제 속리산 묘봉을 오르고 연속 산행하느라 속도를 늦춰 시간상 수목원에 가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정말 피로를 느낄 수 없는 힐링이 되는 산행이었음에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