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경상남도

[마산] 무학산

갯버들* 2019. 4. 21. 16:21

2019년 4월 20일(토)

 

그동안 개인적으로라도 가 봐야 할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마지막 산행지인 무학산이 한 달 전 공지에 올랐을 때가 가장 설레었던 것 같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산악회에서 지난 3년간 두 번 정도는 기회가 있었으나 다른 명산에 밀려 뒤로 미뤘는데 그것이 실수였다.

명산에서 좀 뒤처지는 곳이 공지되면 먼저 참석해야 되는데 다른 명산에 밀려 후에 가겠다고 생각한 순간, 완등은 늦어진다는 사실은 완등이 몇 개 안남을 때 알게 되는 일이다. 이유야 어쨌든 이번에 가게 됐으니 두 번째로 완등 하는 성취감이 남 다르다.

사실 진작에 산행을 시작했더라면 100대 명산뿐만이 아니라 백두대간까지 마쳤을 것이란 생각이지만  뒤늦게 시작한 산행이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마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같은 취미생활에 변함이 없었던 것이고, 생활여건이 되었기 때문이며 그동안 건강이 허락했기 때문이다.

이젠 내 나이에 친구들에게 함께 산행이나 트레킹을 권유할 수가 없다. 모두 나를 위로나 염려해 주는 말 뿐이다. 오로지 홀로 다녀야 하니 유일한 말 벗은 산악회에 몸 담고 있는 회원들 뿐이다. 언제까지 걸을 수 있을까...

산악회에서 70세 넘은 분들도 있으나 통상 60대 후반까지 생각하면 될 듯하다. 그러나 생각뿐, 사람 사는 게 다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만큼 걷는 날까지 걸어보자는 생각으로 집을 나선다.

 

산행정보

♣ 위치: 들머리-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232, 정상-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감천리, 날머리-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만날고개1길 60-7

♣ 산행코스: 서원곡유원지입구 - 서마지기 - 무학산 - 대곡산 - 만날재 - 만날공원

♣ 거리: 7.5km(들머리-11:00, 날머리-15:30)

 

 

 ∥무학산 개요

‘무학산(舞鶴山)’의 지명은 산세가 마치 학이 춤추는 듯 날개를 펴고 나는 형세와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두척산(斗尺山)’ 또는 ‘풍장산’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두척산은 원래 이 지역에 조창이 있어 쌀이 많이 쌓여 있는데, 그 쌀을 재는 단위인 ‘말(斗)’과 쌀이 쌓인 높이를 재는 단위인 ‘척(尺)’에서 유래된 지명이라고 한다.

신라 말기 최치원(崔致遠)[857~?]이 산세를 보니 학이 춤추는 듯 날개를 펴고 나는 형세와 같아 무학산(舞鶴山)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고도 하고,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붙여졌다고도 한다.

백두대간 낙남정맥 기둥 줄기의 최고봉이며, 백두대간의 끝자락인 지리산 삼신봉에서 시작되는 마산의 진산으로 마산만과 진해만을 굽어보며 바다를 향해 학이 날개를 펼친 듯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다.

무학산 정상에서 시루봉 쪽으로 이어진, 학의 다리처럼 펼쳐진 능선에 등산객이 줄을 잇고 있으며, 명산이 갖추어야 할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다. 바닷가에 위치한 산답게 시원한 조망을 만끽할 수 있으며, 주능선 등산로에는 억새밭과 암봉 전망대가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대곡산 아래쪽에는 ‘만날 고개’가 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가를 받고 시집보낸 딸을 그리워하던 어미와 그 딸이 그리움을 참지 못해 고갯마루에 올랐다가 우연히 만났다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지는 고개이다. 무학산의 백미는 학의 머리에 해당되는 학봉으로 그 암봉미와 학봉 산역에 피는 진달래 군락이 어우러져 봄에는 절경을 연출한다.

다른 산들은 산불조심 기간이라 하여 출입을 금하고 있는 때에도 무학산만큼은 늘 산행을 할 수 있어 봄철 건조기 때 더욱 매력을 지니고 있다. 진달래밭은 학의 머리에 해당하는 학봉과 양쪽 어깨 부분에 해당하는 능선일대에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 서면 가장 먼저 남해바다와 돝섬, 진해의 장복산이 시야에 들어 온다. 붉은색 진달래와 대비되어 펼쳐지는 푸른 남해바다의 정취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창원 향토문화백과]

 ▼ 교방천 서원곡유원지의 데크길이 산행의 첫 걸음부터 가볍게 한다.

 

 ▼ 비목나무 꽃이 예쁘게 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꽃이다.

 

 ▼ <죽단화> 이렇게 겹꽃이 아닌 것은 황매화

 

 

     ▼ 백운사...부처님 오신 날은 양력으로 5월 12일(일)이다. 벌써 연등이 이곳저곳 수를 놓았다.

 

 

 ▼ 40여분 올라오니 첫 쉼터가 데크로 널찍이 잘 정비되어 있다.

 

 ▼ 쉼터로 부터 조금 오르니 이러한 돌로된 능선도 나오지만 이곳을 피해 오르는 등로가 따로 있어 문제 될 것은 없다.

 

 ▼ 들머리에서 50분만에 도착한 첫 조망터로 창원시 마산합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는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좋으나 미세먼지가 좀 있는 편이어서 아쉽다.

 

 ▼ 창원시, 마산시, 진해시가 2010년 7월 1일부로 창원시로 통합되어 현재 보이는 시내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속한다.

 

 ▼ 렌즈로 당겨 본 창원시 마산합포구

 

 ▼ 진해만 줄기 건너편으로 장복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 마산합포구와 성산구가 예전 같으면 마산시와 창원시여서 마창대교란 명칭이 붙었을테다. 멀리 진해의 부도가 보인다.

 

 

                                    ▼ 계단의 숫자가 재미있다. 단순히 계단 숫자를 써넣은 것이 아니라 1년 365일 날짜를 적어

                                    놔서 계단을 오르면서도 흥미롭다. 이 계단을 다 오르면 서마지기라는 지명의 산 등성이가

                                    나온다.

 

 ▼ 서마지기에서 올려다 본 무학산 정상, 아직도 진달래가 끝물이긴 하지만 남아 있어서 올해 처음으로 진달래 산행을 즐겨본다.

 

 ▼ 뒤돌아 본 서마지기방향으로 저곳 반대방향인 중리역에서 이곳으로 산행하는 코스가 있는데 시루봉을 거치게 된다. 저 산등성이에서 정상쪽을 바라보며 풍경을 담았어야 하는데 놓치고 말았다.

 

 ▼ 무학산 정상을 오르면서 뒤돌아 본 풍경

 

 

 

 ▼ 정상 가까이까지 고도가 높아지자 창원시내가 거의 조망된다.

 

 ▼ 정상 좌에서 우로 돌아보며 조망한 풍경

 

 

 

 ▼ 지난 3월 31일 천마산을 마지막으로 한국의 산하 인기100대 명산을 완등하고 오늘은 무학산을 마지막으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을 완등한다. 축하해 준다고 옆지기하고 함께 산행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급한 사정으로 인해 홀로 인증샷을 담다 보니 기념현수막 사진과는 좀 어색한 느낌이다. 대신 많은 회원들이 축하해 주니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 이제 하산할 일만 남았다. 그리 험하지 않은 육산으로 평온하고 완만한 길이 마곡봉까지 이어져 힐링하게 된다.

 

 ▼ 정상에서 서쪽 방향으로 바라본 광려산(752m)

 

 ▼ 북쪽 방향으로 바라본 창원시 마산회원구

 

 ▼ 인생이 이러한 꽃길만 걸으면 얼마나 좋으랴!

 

 ▼ 누가 쌓아 놓은 돌탑일까...정상과 마주하고 있는 돌탑이다.

 

 

 ▼ 오늘은 더워서인지 지나는 약수터마다 물 한모금씩 들이키게 된다.

 

 ▼ 다시 한번 조망해 보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대

 

 ▼ 5월 초에 피는 쇠물푸레나무가 벌써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제천쪽의 꼬리진달래와 피는 시기가 같다.

 

 ▼ 진달래가 지고 나면 바로 그 자리를 대신할 철쭉이 폈다.

 

 ▼ 요즘 한창인 각시붓꽃...5월 중순까지는 피겠다.

 

 

 

 ▼ 대곡산 정상에서 마지막으로 조망해 보는 창원시 일대

 

 ▼ 진해만 줄기 건너편으로 두산중공업이 위치해 있고 장복산 줄기가 드리워져 있다.

 

 

 ▼ 당겨 본 두산중공업과 배경으로 하는 장복산(582m)과 덕주봉, 모래톱 정리구역은 어떤 시설들이 들어설 것인지...

 

▼ 마창대교 넘어로는 진해가 되겠다.

 

  ▼ 위에 지붕만 씌우면 원두막이겠다.

 

  ▼ 대곡산 정상...

곡(谷)자의 한자를 저리 써도 되나 모르겠다.

 

 ▼ 수형이 아름다운 명품 반송(半松)이 누군가의 손길로 잘 다듬어졌다.

 

 ▼ 날머리인 만날고개 공원에 도착, 만날고개 유래가 있어 살펴본다.

 

 ▼ 만날고개에 대한 내용을 공원에는 형상으로 잘 묘사해 놨다. 그 유래를 살펴 보면...

고려말엽 마산포에 양반 이씨 가문에는 편모슬하에 열일곱 살 된 큰딸과 둘째딸 그리고 막내 아들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고질병으로 눕게 되어 살림이 무척 어려웠다.

그런데 고개 너머 감천골 천석군 부자 윤진사가 반신불구에다 벙어리인 외아들을 이씨 가문의 큰딸과 혼인시키려 하였으나 어머니가 한사코 이를 거절했다. 이에 큰딸은 두 동생의 생계와 어머니의 병환을 걱정하여 반신불구의 총각과 혼인하기를 자청했다. 큰딸은 새댁이 되었으나 자식을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시집살이가 가혹했다.

시집살이 삼년만에 시부모로부터 근행을 어렵게 허락받아 친정 나들이를 가게 되었다. 친정집이 내려다 보이는 고갯마루까지 함께 온 남편은 돌연 자기의 반신불구와 벙어리 모습을 처가 식구들에게 보이기 싫어 고갯마루에 앉아 기다린다고 하며 색시의 등을 떠밀다시피 해서 친정마을로 내려 보냈다.

꿈에도 그리던 친정집에 와보니 시집갈 때 받은 금전과 전답으로 가세는 호전되었고 어머니의 병환도 완치되어 마음도 한량없이 기뻤다. 가족들과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 해가 서산에 기울쯤 돌아가기 싫은 마음을 억누르고 남편이 기다리는 고갯마루에 올라가 보니 남편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돌에 머리를 부딪혀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 있었다.

그녀는 스무살의 나이로 청상과부가 되어 수절하며 애환으로 살아가야만 했다. 몇 해가 지난 열이렛날 친정 소식이 하도 그리워 친정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고갯마루에 올라갔다. 친정 어머니도 추석이 지나 큰딸의 소식이 그리워 행인이 많이 지나다니는 고갯마루에 올라가 혹시나 하고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다가 행인들 사이에서 서성이는 큰딸을 보고 달려가 얼싸안고 한 많은 정담을 나누었다.

그 후 이 고개는 만날고개라 불려지게 되었고 매년 팔월 열이렛날이 되면 이 고개 근처에 살던 사람들이 모여 지난날을 생각하며 얘기를 나누는 곳이 되었다. [안내문]

 

 

 

 

 

 ※ 무학산은 진달래 꽃산행과는 거리가 멀게 공지를 해서 100대 명산으로 꼭 가보고 싶은 산행지지만 성원이 안될까봐 은근히 염려를 했었는데 출발을 하게 되서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진달래꽃이 절정으로 핀 시기는 아니지만 이 정도의 진달래를 볼 수 있었다는 것도 그동안 날씨 변화 덕분으로 생각된다. 

이제 다음 주면 블랙야크 100대 명산도 종료되게 되니 명산에서 벗어나서 가고 싶은 곳들을 가서 여유롭게 즐겨야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월간산에서 정한 명산이 또 있지만 개의치 않고 둘레길이든, 섬산행이든 무리하지 않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풍경을 즐기며 건강관리에 힘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