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외도 & 해금강
2018년 11월 18일(일)
연화도에서 오후5시 막배를 타고 통영항에 도착하니 6시가 되어 날이 어둑해진다. 일단 저녁을 생선회로 먹기로 정하고 거제도로 향하는데 회센터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 시간만 낭비하다가 친구중 과거에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는 지인에게 연락을 취하니 주소를 알려주면서 그곳으로 오라고 한다.
지인을 만나 횟집으로 안내를 받아 거나하게 먹고 나니 그곳은 무작정 달려간 시골이라 숙소가 없다. 일행은 네명인데 음주운전으로 숙소를 찾을 수도 없고 대리기사도 있을리 없다. 난감해 하던 차에 지인은 벌써 부터 자신의 집에서 숙박할 것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초면부터 신세진다는 것도 그렇고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 지인의 집을 밤늦게 당도해서 여장을 풀고 잠을 청하는데 시골집에 방이 여러개 있어 다행이었다.
이튿날 아침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돌아보니 할일들이 많았다. 그곳은 유자 및 치자, 감농사를 주로 짓는 마을인데 유자는 높아서 따지 못하고 치자열매를 수확 하는데 마무리 못한 것을 한 시간 가량 도와주니 일을 거의 마칠 수 있었고 11시경 우리가 가고자 하는 외도로 향한다.
▼ 친구 지인이 농사를 짓고 있는 치자열매다. 이것을 따서 자루에 담아 조합으로부터 등급을 받아 판매하는 것 같다. 5월경에 치자꽃이 필 것으로 보이는데 치자를 화분에 키워본 나로서는 그 꽃에서 나는 향기가 얼마나 달콤한지를 잘 알고 있기에 꽃 피는 시기에 이곳에 온다면 온 동네가 치자향으로 가득할 것으로 보인다.
▼ 치자열매 수확을 마치고 부리나케 달려온 구조라유람선여객터미널이다. 오자마자 출항하려는 유람선에 오르는 시간은 11시 50분이고 이곳에 다시 도착하는 시간은 14시 20분이라니 외도와 해금강을 유람하는 시간은 총 2시간 30분이 걸리는 셈이다.
▼ 출항 후 20분 정도니 벌써 외도에 도착했다. 이곳은 2005년 7월 31일에 와 봤으니 13년 6개월이 지났다. 그 당시 40대 후반으로 이곳에 다시 와 보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흘렀다.
▼ 그 당시 보다는 입구부터 잘 단장된 느낌이다.
▼ 13년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나무들이 몰라보게 울창해졌다. 그 때의 사진과 비교해 보니 실감이 난다.
▼ 그 때의 분수대도 그대로 있고...
▼ 이곳에서도 기념사진을 찍었었다. 모든 것은 사물 그대로를 감상하는 일이므로 말이 필요 없겠다.
외도 보타니아는 남해의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섬으로, 48,000여 평의 섬을 온통 꽃과 조각품, 나무 등으로 꾸며놓은 국내 유일의 해상농원이다. 섬안에 1.3km의 산책로가 이어지고 주변에 740여 종의 꽃과 나무들이 주제별로 꾸며놓은 정원에서 자라고 있다.
화훼단지에는 자생동백꽃을 비롯해 남아프리카산의 압데니아, 코르디 프리아 등 희귀종을 심어 열대 및 온대 식물원을 꾸몄으며, 섬 정상엔 전망대, 그리고 하얀 건물의 휴게실이 숲속의 작은 궁전처럼 서 있다.
▼ 비너스가든
▼ 계절을 거슬러 마치 한 여름철의 계절에 온 듯, 각종 꽃과 주변이 초록 일색이다.
▼ 해금강의 모습...저곳을 유람선으로 한바퀴 돌며 감상하게 된다.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세월은 훌쩍 흘렀으나 자연 모습은 변함없이 그대로다. 가족들과 오붓이 여름휴가를 즐겼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 카페에서 유자차와 망고차를 마시며 얘기꽃을 피우다 보니 시간은 금방 간다. 1시 35분에 배를 타야하니 빨리 서둘러야겠다.
▼ 어린시절 놀이를 연상케 하는 작품들도 있어 웃음을 짓게도 하고...
▼ 멀리 거제지맥이 눈에 들어온다. 노자산~가라산~망산으로 이어지는 14km거리를 걸어봤기에 저곳에서 이곳을 봤고 또한 이곳에서 저곳을 바라보는 풍경들이 낯설지 않다.
▼ 비너스가든
해마다 있는 태풍에도 건실하게 나무숲을 이룬 것을 보면 주변의 방풍림이 제 역할을 해 낸 것 같다.
▼ 이 정도면 자연 숲을 이용한 완벽한 방풍이라 하겠다. 다른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식물들이 온전히 성장한 것 같다.
▼ 지자체도 하기 어려웠을 개인이 척박하기 이를데 없는 섬과 인연을 맺고
이와같은 농원으로 조성했다는 것만으로 위대한 인간 승리로 보아진다.
인간의 집념과 노력으로 안되는 것이 없겠다라는 교훈을 얻게 된다.
이 분들 덕에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후손들 내내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음에 머리 숙여진다.
▼ 아랫녘 바닷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일 수도 있겠지만 머릿속에 공부해 두기만 했던 이런 갯고들빼기도 이곳에 와서야 처음 보는 야생화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 유람선은 외도를 떠나 바로 해금강으로 향한다. 사실 해금강을 처음 볼 때만해도 신비에 가까울 정도로 감탄했는데 전국의 유명산과 바다를 두루 다니다 보니 풍경을 꼭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백령도의 두문진보다 더 빼어나다는 것을 못 느끼겠다.
해금강
해금강마을 남쪽 약 500m 해상에 위치한 무인도로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붙여진 갈도(葛島) 보다는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널리 불리고 있다. 이 섬은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는 서불이 동남동녀 3천명과 함께 찾았다는「서불과차」(徐不過此)라는 글씨가 새겨질 정도로 약초가 많다하여 약초섬이라 불렀으나 글씨의 흔적은 지워져 있다.
해금강은 1971년 명승지 제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해발 116m, 면적 약0.12㎢로 주요경관으로는 십자동굴, 사자바위, 환상적인 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봉, 신랑신부바위, 촛대바위, 거북바위가 있으며, 자생식물로는 굴거리나무, 해송, 굴참나무, 떡갈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돈나무, 기린초, 춘란 등 70여종이 자생하고 있다.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대표 관광지로 명승지 2호에 걸맞는 수려한 경관으로 이름이 높다. 거제 8경 중 하나로 거제의 대표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거제를 찾는 관광객에게 외도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다. 좁은 해로를 통과하며 관람하는 십자동굴과 천연송은 해금강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거제지맥인 노자산으로 부터 가라산...
이 거제지맥을 걷게 되면 좌우로 펼쳐진 풍경과 주변의 지형을 눈에 익히게 되고 관광명소 어디를 가나 금방 이해할 수가 있다.
▼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가 <미륵바위>
▼ 사자바위
▼ 십자모양의 바위 형태로 되어 있어서 십자바위라고 하는데 작은배는 반대편 방향으로 통과할 수 있다니 믿어지질 않는다.
▼ 촛대바위
▼ 우제봉...
남해 금산에서도 서불과차가 있지만 이곳에도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해 오도록 서불에게 명하여 이곳을 다녀갔다는 증표로 글이 바위에 새겨져 있다는데 통제구역이라 우제봉 정상은 올라가 보지 못한 추억이 있다.
▼ 해금강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마쳤다. 구조라유람선터미널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고 16시30분경 귀경길에 오르는데 얼마나 차량이 정체되는지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노는 것도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틀간의 여정으로 다른 친구들은 아마도 고생을 하는 모양이다. 가슴 떨릴 때 다니지 못하고 다리 떨릴 때 다니려고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어제 오늘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하늘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