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북설악 성인대
2018년 10월 9일(화)
그제 산행에 이어 한글날 휴일을 맞아 2015년 2월에 갔었던 북설악 성인대에 오르기로 한다. 테마산행이라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특별히 울산바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풍경이 좋은 곳이기에 겨울보다 가을풍경이 멋질 것도 같아 다시 한번 가 보기로 한다.
조석으로는 쌀쌀해서 고어라도 입어야 하는 상황이 지만 10시가 훌쩍 넘어 도착해서 산행하자니 바람도 한점 없고 조금은 더운 편이다. 산행이라고는 하지만 워낙 짧은 거리에 그리 높지 않은 곳이라서 운동화 차림에 일반인들도 함께 오른다. 산악회 차량만도 5대 가량이니 꽤 북적대는 코스다.
단풍도 주변의 상봉이나 신선봉은 벌써 빛이 바랬고 성인대 주변의 단풍이 절정인 걸 보면 역시 이곳의 계절은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등로마다 낯이 익어 쉬이 성인대에 오르니 벌써 자리잡고 점심을 먹는 타 산악회원들로 만원이고 기념사진 찍느라 북새통을 이뤄 일부러 시간을 기다렸다가 풍경을 담기로 한다. 역시 설악의 분위기는 어느 곳이든 다르다.
♣ 소재지: 성인대-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 등산코스: 금강산화암사 일주문앞 주차장- 수바위(수암)-성인대- 화암사- 주차장(원점회귀)
♣ 거리: 6km(출발-10:25, 도착: 14:00)
▼ 화암사 일주문에서 20분이면 수(穗)바위(쌀바위)에 도착한다. 이곳에 오르면 화암사 전경도 볼 수 있는데 역시 화암사에서도 수바위 전경을 볼 수 있다. 이 바위는 화암사 창건자인 진표율사를 비롯한 이 절의 역대 스님들의 수도장으로 이용되어 왔다.
계란모양의 바탕위에 왕관 모양의 또 다른 바위가 놓여 있는데 위면에는 길이 1m, 둘레 5m의 웅덩이가 있다. 이 웅덩이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어 가뭄을 당하면 웅덩이 물을 떠서 주위에 뿌리고 기우제를 올리면 비가 내린다고 전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수바위 이름의 수(水) 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바위의 생김이 뛰어나 빼어날 수(秀)자 또는 왜란때 곡식으로 위장했다하여 나락 수(穗) 자를 쓰기도 한다. 수바위의 전설을 보면 화암사는 민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스님들은 항상 시주를 구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절 두 스님의 꿈에 백발 노인이 나타나 수바위에 조그만 구멍이 있으니 그 곳을 찾아 끼니 때 마다 지팡이를 세번 흔들라고 말하였다. 잠에서 깬 스님들은 아침 일찍 수바위로 달려가 꿈을 생각하며 노인이 시킨대로 했더니 두 사람분의 쌀이 쏟아져 나왔다. 그 후 두 스님은 식량 걱정 없이 편안히 불도에 열중하며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객승 한 사람이 찾아와 화암사 스님들은 시주를 받지 않아도 수바위에서 나오는 쌀로 걱정 없이 지낸다는 사실을 알고 객승은 "세번 흔들어서 두 사람분의 쌀이 나온다면 여섯번 흔들면 네 사람분의 쌀이 나올 것" 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다음날 날이 밝기를 기다려 아침 일찍 수바위로 달려가 지팡이를 넣고 여섯번을 흔들었다.
그러나 쌀이 나와야 할 구멍에서는 엉뚱하게도 피가 나오는 것이었다. 객승의 욕심에 산신의 노여움을 샀던 것이다. 그 후부터 수바위에서는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안내문 인용]
▼ 수바위에서 바라본 가운데 상봉과 오른쪽 신선봉
▼ 성인대 능선 너머로 보이는 울산바위
▼ 3년전에 못 올랐던 수바위 위를 올라봤다. 그 오른쪽으로 뜀뛰기를 해야 수바위 정상을 오를 수 있는데 오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려 오는 것이 문제가 될 것 같아 올랐던 몇사람 모두가 포기하고 만다.
▼ 수바위에서 당겨 본 울산바위, 단풍으로 곱게 물들었다.
▼ 그 전에는 쌩뚱맞게 퍼즐바위로 안내 되었는데 언제 부턴가 시루떡바위로 바뀌었다.
▼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성인대에 올랐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로 둘러 쌓여 깔끔한 자연 풍경을 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 단풍이 이곳에 절정을 이뤘으니 고도가 높은 설악 일대는 모두 빛이 바래거나 시들어서 단풍시기는 지났다고 보면 괜한 아쉬움이 있다.
▼ 상봉
▼ 고성군 토성면 일대와 동해안
▼ 동명항 일대의 속초시내 전경과 앞쪽 델피노골프앤리조트
▼ 저런 바위가 덜렁 있는 걸 보면 바위로 인한 전설들이 왜 생겼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성인대보다도 더 인상 깊은 머리바위다.
▼ 세상 모든 걱정, 근심, 수심으로 가득한 표정...한숨이 절로 나올 것 같다. 모든 이의 걱정 근심도 모두 이 바위가 가져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 설악산에서의 이러한 바위는 수도 셀 수 없을 것인데 이곳에는 전설이 있을 정도다. 아주 먼 옛날 천상의 신선들이 내려와 노닐었다는 일명 신선대(神仙臺)선인 바위는 앞으로 올 어진 이가 탈 말바위를 거쳐 토성면 인흥리 주민들이 신성시 여기는 성산 성황산에서 맥의 끝을 맸었다.
그 곳 성황산에는 앞으로 탄생할 선인이 쓸 관모바위가 있고 성황산의 탄생은 아주 먼 옛날 조씨라는 성을 가진 나그네가 모닥불을 피우고 조약돌을 구워 호랑이 입에다 집어넣자 호랑이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뒹굴다 돌만 뱉어 버리고 죽으니 뱉어 버린 돌의 흔적이 지금도 일부 남아 있으며 훗날 죽은 호랑이는 인흥리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성황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거북바위의 거북머리가 미시령(해발 825m)도로쪽을 향해 지금도 기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거북바위 주변에는 성인이 서 있는 모습의 입석과 머리바위가 있어 세인들에게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안내문]
▼ 가운데 상봉과 오른쪽 신선봉
▼ 웅덩이 물버전으로 담아 본 울산바위
▼ 바위가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어 주변 풍경과 어울린다.
▼ 이곳 북설악 성인대에서 바라보는 최고의 풍경앞에 앉고 서 봤다.
▼ 조금 전에 올랐던 수바위
▼ 낙타바위
▼ 당겨 본 신선암
▼ 과거에 이용해 봤던 대명콘도로 알고 있는데 이름도 어려운 델피노골프앤리조트로 명칭이 바뀌었다.
▼ 당겨 본 달마봉 풍경...작년 여름에 달마봉 능선으로 해서 울산바위 서봉까지 종주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 당겨 본 울산바위...설악에서 단연 으뜸 가는 풍경 중 하나다.
▼ 신선암에서 올려다 본 모습...석질이 외국의 어느 산과 같은 느낌으로 마치 성벽과 같은 분위기다.
▼ 이제 가을이 깊어 갔음을 단풍을 보며 알겠다. 도심에서 살다보니 언제 어떻게 단풍이 들고 지는지 세월은 슬그머니 지나가고 있었음을...
▼ 막바지 더 늦기전에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있는 꽃향유
▼ 산행을 거의 마치고 화암사 부근까지 하산하자 투구꽃이 군락을 이뤄 색감 좋고 이쁘게 폈다.
▼ 금강산 남쪽 제1봉인 신선봉아래에 있는 화암사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神興寺)의 말사이다. 769년(혜공왕 5)진표(眞表)가 창건하여 이름을 금강산 화엄사(華嚴寺)라고 하였다.
사적기에 의하면, 당시 금강산으로 들어온 진표는 금강산의 동쪽에 발연사(鉢淵寺)를, 서쪽에 장안사(長安寺)를, 남쪽에 이 절을 각각 창건했는데, 화엄사라고 한 까닭은 이곳에서 《화엄경》을 강하여 많은 중생을 제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화엄경》을 배운 제자 100명 가운데 31명은 어느 날 하늘로 올라갔으며, 나머지 69인은 무상대도(無上大道)를 깨달았다고 한다. 또 진표는 이 곳에서 지장보살을 친견하고 그 자리에 지장암(地藏庵)을 창건하여 이 절의 부속 암자로 삼았다고 한다. [다음백과사전 일부 발췌]
▼ 화암사에서 바라본 수바위
▼ 북설악 성인대를 산행하고 나서 시간이 남으니 속초시 동명항에서 2시간 자유시간을 갖게 되고 주변을 둘러 보는 가운데 영금정을 먼저 향했다.
▼ 등대전망대에 올라 속초시내와 설악산을 조망해 본다.
▼ 구름에 가린 대청봉을 비롯 우측으로 화채능선과 그 뒤로 공룡능선에 겹쳐진 서북능선이 귀때기청봉과 함께 안산으로 이어진다. 그 앞쪽으로는 달마봉과 맨 오른쪽 울산바위와 황철봉이 눈에 선하다.
※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이런 날은 내설악이나 외설악을 올랐어야 될 산행이지만 가고 싶은 설악의 공지는 뜨지 않고 마침 겨울에 갔다 온 곳이지만 가을철 풍경이 궁금해서 올라본 성인대인데 계절마다 나름 멋진 풍경이지만 화려한 가을의 풍경이 제일인 듯 하다.
쉬엄쉬엄 무리하지 않고 동명항 주변을 둘러보며 맛집도 찾았으니 힐링한 하루다. 앞으로도 이어지는 가을의 멋진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