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추자도
2018년 9월 15일(토)
두달 전에 산악회 카페에 공지가 된 것 중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추자도를 간다는 내용이다. 아랫녘의 섬을 가 본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일일 것이다. 산악회를 통해서 여행겸, 산행을 할 수 있기에 BY에서 정한 전국 50섬을 어느덧 35개를 갔다 왔으니 혼자 갔다오기 힘든 일을 이뤄나가게 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다.
14일인 금요일 저녁 퇴근을 1시간을 일찍해서 허둥지둥 출발 준비하고 6시 20분 버스에 겨우 승차한다. 목포항에서 밤 12시 40분 여객선을 타고 제주도로 가서 다시 07:30 추자도행 여객선을 타야 하는데 공교롭게 목요일날 3시간 밖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버스에서 눈을 잠시 붙인 것 외에는 여객선에서 음주로 인해 잠도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해 사실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머릿속은 온통 어떤 코스로 걸어야 제 시간에 볼만한 곳을 갔다 올 수 있을까 생각 뿐이다. 내가 속한 산악회는 단 한사람도 추자도를 갔다 온 회원이 없기에 각자 알아서 코스를 정할 수 밖에 없다.
상추자항에 하선하자 인원파악을 하는데 모 여행사를 끼고 여러 산악회 및 단체가 신청을 한 것이기 때문에 9대 차량에 인원만도 360명 가량이 되니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다. 여행사의 리딩대장이 코스를 알려 주는데 우리는 사람이 많으므로 코스를 달리하여 종주하기로 한다.
♣ 코스: 상추자도 선착장-추자교- 제3수원지-돈대산-황경헌의 묘-예초리포구
-청색선: 실제 걸은 코스 (거리: 8.5km)
-녹색선: 버스이동
-검정선: 상추자도 미답코스
▼ 상추자항에서 바라본 건너편 봉굴레산 풍경
▼ 목포항에 도착, 밤 12:40에 산타루치노 여객선에 승선하여 제주항으로 출발
▼ 목포대교와 오른쪽 유달산 일부가 어둠속에 조명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 거대한 여객선이 목포대교 밑을 통과 하는데 마치 닿을 듯 말듯...
▼ 줄지어진 불빛과 반영이 아름다운 모습인데 내 고향의 해안 철책 불빛 추억도 불현듯 떠 오른다.
▼ 06:30 제주항에 도착, 비가 그친 가운데 야자수가 이국적인 풍경인 제주임을 실감케 한다.
▼ 제주 여객선터미널 공원
▼ 세월호 사건 바로 전에 인천항에서 이곳 제주항으로 온 후 두번째 오게 된 터미널이다. 이곳에서 다시 추자항으로 가는 고속훼리를 타게 된다.
▼ 07:30 배를 타고 추자항으로 출발
▼ 1시간 20분 소요된 08:50분에 추자항 도착
▼ 왼쪽 등대, 중계소, 봉글레산등 상추자도 산행코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 다른 각도에서 촬영해 본 상추자항의 이모저모
▼ 그러고 보니 상추자도의 인구가 2017년 기준 1,888명이라니 면적에 비해 많은 인구수가 거주한다.
▼ 무슨 전화인지 추자에게 전화를 달란다.
▼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하는데 다른 팀들은 거의 상추자도(지도의 검은선)코스를 택한 반면 내가 속한 산악회는 일단 하추자도의 돈대산 정상을 찍고 되돌아 가 추자교을 넘어 상추자도를 돌자고 의견을 모으고 출발한다. 트레킹과 산행에 자신 없는 회원은 14:00가 뱃시간이므로 13:30분까지 선착장에 도착해야 한다.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4시간 30분이다.
▼ 상추자도에서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주변 섬을 조망하며 하추자도 방향으로 이동한다.
▼ 언덕길을 넘어서니 안개에 살짝 가린 하추자도가 보인다. 하추자도 끝쪽을 보니 꽤 먼거리로 보이는데 사실 하추자도와 상추자도를 모두 한바퀴 돌려면 4시간 30분으로는 빠듯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시간당 3km이상 속도를 낸다면 가능할런지 모르겠지만 홀로 산행하는 것도 아니고 회원들과 함께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사진을 찍어 주는 시간 때문에 불가능한 얘기므로 돈대산만 올랐다가 하산하여 상추자도의 볼만한 풍경을 보기위해 하추자도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추자도를 여유있게 보려면 1박2일은 소요된다고 봐야한다.
▼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연결하는 추자대교.
구 추자교는 너비 3.4m, 설계하중 13.5t의 규모에 불과해 차량 통행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유일하게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잇는 다리라서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하중량을 초과한 차량들이 지속적으로 통행해 다리에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
이 때문에 1989년 안전 진단을 실시한 결과 붕괴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에 따라 북제주군에서는 1992년 7월 부터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려고 했으나 정부의 지원 등이 미비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93년 4월 11일에 발생한 추자교 붕괴 사고로 인해 새로운 다리 건설 추진이 급속도로 진행되었고, 이에 힘입어 당시 금액으로 사업비 30억원이 투입돼 붕괴된지 약 2년만인 1995년 4월 27일 완공되어 5월 3일에 개통했다. 새로 건설된 추자대교는 길이 212m, 폭 8.6m이며, 설계하중은 18t으로 올려 차량 통행에 제한이 없게 되었다.
▼ 길을 걸으면서도 주변 풍경을 돌아보는 재미가 좋다. 이러한 바위와 섬들이 추자도의 관광 자원일 수 밖에 없다.
▼ 굴비하면 영광이 떠 오르는데 이곳 추자도도 참굴비로 유명하다. 이러한 홍보용 조형물로 본능적으로 기념사진 촬영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실 굴비 보다는 멸치액젓을 찾는 회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 추자대교를 지나와 상추자도를 뒤돌아 본 풍경
▼ 하추자도에 들어서 고개를 하나 넘어서 앞에 보이는 고개를 넘기 전 오른쪽으로 돈대산 정상으로 오르는 초입에 이르게 된다.
▼ 추자도의 식수원은 이러한 수원지가 여러개 있어 해결한다. 돈대산 등로 초입에 이르면 제3수원지를 지나게 된다.
▼ 첫 조망터에서 바라본 상추자도 풍경...먹구름이 끼고 안개가 드리웠던 날씨가 해가 난다. 모자는 두개씩이나 휴대한 것을 제주항 버스에 놓고 산행하게 됐으니 수건으로 머리를 씌었지만 습도 높은 날씨와 나무 숲이 없는 땡볕 산행에 보통 곤욕이 아니다.
▼ 섬생이...
이곳의 언어는 전라도 말과 제주도 말이 섞여 있다는데 섬 이름이 말해 주는 듯 하다.
▼ 날씨가 좋다면 왼쪽 살짝 보이는 사자섬 뒤로 한라산이 보였을 것인데 아쉽다.
▼ 정상에는 정자가 놓여있는데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기로 한다. 제주항에서 나눠준 도시락을 꺼내 먹으려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고 높은 습도에 땀을 너무 흘려 밥이 먹히질 않는다.
억지로 물을 말아 겨우 먹고 나니 정신이 좀 드는 듯 하다. 해발 164m인 산 정상까지 오는데 물 세병을 마셨으니 몸은 정상이 아니다.
▼ 하추자도 북쪽 풍경
▼ 하추자도의 돈대산 맞은 편 추석산
▼ 하추자도의 신양항...
사실 처음에는 신양항에서 하선하여 돈대산을 넘고 상추자도로 트레킹 하는 줄 알았던 것인데 그 반대로 상추자항에 하선하여 트레킹을 하니 계획대로 되질 않아 오늘 일정이 꼬이는 것 같다.
이곳에서 신양항으로 하산하여 상추자도로 향했어야 했는데 하추자도에 미련이 남아 추석산 방향으로 하추자도를 한바퀴 돌기 위해 계속 진행했던 것이 오늘 산행에 오점을 남겼다.
▼ 돈대산을 하산하여 뜨거운 햇살아래 아침에 비가 살짝 내려 쓰고 온 우산을 양산으로 대용해 걷는데 남은 시간에 얼마나 더 걸을지 리딩대장의 판단이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 시간은 아직 남아 있으므로 이곳에서 우측 방향인 상추자도 향했어야 하는데 하추자도에 미련이 남아 추석산 쪽을 향하니 상추자도의 볼거리는 아예 접어야 한다는 사실은 얼마 후에야 알았다.
▼ 추석산 부근을 트레킹 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 이제 이곳부터는 상추자도는 포기한 상태인 듯 하다.
▼ 추자도에서 황경한의 묘는 추자도에서는 둘레길과 함께 관광코스가 됐다.
▼ 내내 같은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하추자도의 동쪽 끝 전망대로 향한다.
▼ 추석산 능선허리를 넘어 바닷가 정자에서 뒤돌아 본 풍경
▼ 동쪽 끝자락 전망대에서 시계방향으로 바라본 북쪽방향의 풍경
▼ 북동방향의 풍경
▼ 드디어 하추자도 한바퀴를 돌아 상추자도가 보이는 곳까지 이르렀다. 이제 9시부터 시작된 트레킹이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12시다.
앞으로 2시간 남은 시간으로는 도저히 저 끝쪽의 봉우리인 봉글레산을 오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부지런히 뱃시간에 맞춰 아스팔트길을 따라 걸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 당겨 본 상추자도
▼ 예초리 마을에 숙성시키는 멸치액젓이 가득하다.
▼ 낚시를 좋아하는 나는 이러한 풍경만 봐도 갯바위 낚시대를 드리우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
▼ 예초리 항구인 이곳은 상추자도에서 출발한 마을버스의 종점이기도 하다. 아무 볼거리도 없이 그냥 상추자도항으로 가자니 재미가 없어 꾀가 난다. 더군다나 여행사에서 연락 오기를 뱃시간이 2시가 아닌 1시 30분이라는 것이다. 애당초 여행사에서 잘못 뱃시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니 이런 일이 다 있나 싶다.
땀도 너무 많이 흘린데다 컨디션도 안 좋고 무엇보다 졸음이 와서 이곳 마을 쉼터에서 쉬고 있자니 잠이 쏟아진다. 버스도착시간을 물으니 그 차만 타면 뱃시간에 맞춰 갈 수가 있어 먼저 출발한 팀을 뒤따라 가다가 몇 몇이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다.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중간에 버스를 타보기는 처음이다.
돈대산 정상을 담아봤다. 저곳에서 뒷쪽으로 하산하면서 한바퀴 돌아 이곳에 온 것이니 그 곳에서 상추자도로 바로 가질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 종점에서 버스를 탔는데 내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그냥 앉아 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등산객 중 종점까지 미리 탄 인원이 가득하여 겨우 몸을 실어 다행이다 싶었다.
상추자도까지 4번 정도를 정차하면서 내리는 사람은 없고 모두 승차하는 사람만 있는데 버스기사가 그냥 가지 않고 모두 태우다 보니 그 옛날 버스안내양(차장)이 생각날 정도로 난리도 아니다.
가방은 메어 움직일 수도 없고 키작은 여성들은 숨막혀 죽는다고 아우성이다. 참으로 도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이곳 버스기사가 존경스러울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차를 못타면 배를 못타기에 어쩔 수 없이 태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이해가 된다. 아무튼, 추자도 하면 버스탄 일이 밖에 생각이 안난다는 어느 회원의 말이 그럴 듯 했다.
▼ 시간이 조금 남아 상추자도항의 정자에 올랐다. 주변 풍경이 좋다. 망원렌즈를 꺼내 이모저모 살펴본다.
▼ 아직도 이러한 반공탑이 있나 싶어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6.25전쟁이 낳은 또 하나의
비극적인 얘기가 소개됐다. 높이 10m의 이 탑은 이 전투에서 전사한 분들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당시 북제주군 관내 학생들과 주민들의 성금으로 사건 발생 1주년이 되는 1975년 5월
에 세워졌다.
▼ 오른쪽 바위 암릉이 있는 저 봉글레산으로 부터 중계탑 뒷쪽의 나바론 절벽을 못 보고 가야 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언제 다시 올런지는 모르지만 뱃시간 안에 이곳을 트레킹 하려면 등산코스에서 소개된데로 최영장군 사당으로 부터 봉글레산쪽으로 가야 된다는 점을 되새겨 보게 된다.
▼ 당겨본 높이 85.5m인 봉글레산으로 저곳 정상 올라야 상추자항을 비롯 하추자도까지 조망하며 특히 나바론절벽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인데...
▼ 앞섬부터 차례로 염섬, 예도, 추포도
▼ 예초리 마을과 추석산
▼ 추자항에서 다시 제주항으로 왔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새별오름을 오르고 나면 숙소로 가서 오늘 일정을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