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전라북도

[부안] 내변산

갯버들* 2016. 12. 26. 23:47

2016년 12월 25일(일)

 

어제에 이어 오늘도 원정산행길에 오른다. 사실 산행지만 좋다면 휴무는 다 접어둬도 후회할 일은 없다. 요즘 독감이 유행이 되어 주변에 감기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나역시 감기증세가 완연한데 그렇다고 기다렸던 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다.

내변산은 2014년 6월 28일 습도가 높고 다소 무더운 날에 갔었던 적이 있다. 남여치로부터 낙조대를 경유 자연보호헌장탑으로 이어지는 코스인데 관음봉 삼거리에서 모두가 관음봉을 오르지 않고 내소사로 하산하는 바람에 나만 홀로 관음봉을 오르겠다고 할 수가 없어 결국 정상은 밟아 보지도 못하고 산행을 마치게 된 아쉬움이 너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관음봉을 꼭 올라보리란 생각에 신청을 하게 된 것인데 A코스인 남여치로부터 시작한다면 B코스인 내변산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하는 다수 회원들 시간에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B코스를 택했다. 물론 선수 몇 명만 A코스를 택한 것인데 나도 전에 이미 걸었던 코스로 큰 의미도 없고 어제에 이어 너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접은 것이다.

늘 그렇지만 선두로 가다가도 회원들 사진을 담느라면 늘 뒤쳐져 있기에 남들보다 훨씬 힘든 산행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 관음봉에 가볍게 올라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관음봉 삼거리로 해서 내소사로 하산하는 짧은 코스를 택하지 않고 선두 몇 명은 벌써 가버린 세봉~세봉삼거리방향으로 홀로 내달렸다. 역시 세봉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타야만 관음봉의 진면모를 볼 수가 있었다.

 

산이란 보는 방향에 따라 형태가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오늘로서 내변산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감을 잡을 수가 있었다. 야생화를 처음 배우면서 이곳 변산바람꽃을 촬영하던 그 시절부터 인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하산하여 임원진이 마련한 떡국을 해변에서 직접 끓여 먹는 맛이 얼마나 좋았던지 크리스마스인 오늘 산행에 또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한 날이기도 하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내변산분소), 관음봉-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날머리-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240(주차장)

♣ 산행코스: 내변산탐방지원센터-분옥담-선녀탕-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삼거리-관음봉-세봉-세봉삼거리-내소사주차장

♣ 거리: 약 10.5 km (들머리-10:50, 날머리-15:00)

 

 

 

  ▼ A코스를 탄다는 선수들 몇명은 남여치에서 하차하여 산행하고 이곳 내변산탐방지원센터로 이동하여 산행하게 되는데 자연보호헌장탑이 있는 곳에서  등로가  만나게 되니 B팀과 어느 지점에서는 만나게 되어 있다.

A팀은 쌍선봉~월명암~낙조대를 거쳐 자연보호헌장탑까지의 거리가 4km인 반면 B팀은 계곡의 완만한 대로를 따라 자연보호헌장탑까지는 1km밖에 되지 않으니 A팀에 비하면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거리다. 걸어봤던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는 처음 가보는 B팀 코스를 택해 본 것이다.   

 

 

 ▼ 날씨가 겨울이라고 하기엔 너무 포근하다. 그냥 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분위기가 그렇다.

 

        

 

  ▼ 고즈넉한 풍경에 마음은 절로 평화롭다. 전형적인 분지형태의 지형에 사찰들이 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 산행시작한지 20여분만에 분옥담에 도착했다. 하트모양의 데크로 제작된 전망대가 인상적이다.

 

 

                              ▼ 바람한점 없는 날씨에 잔물결 하나 없으니 명경지수다.

 

   ▼ 호수에 반영된 풍경이 그림같다. 

 

 

 

 ▼ 바쁜 걸음에 선녀탕 이정목이 있어 등로에서 살짝 벗어나 가보니 실망스런 풍경인데 규모가 있는 선녀탕은  사진으로 담질 못했다. 

 ※봉래구곡(谷)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신선대 신선샘에서 발원한 계류가 직소폭포를 지나 해창으로 이어지는 계곡이다. 제1곡 대소, 제2곡 직소폭포, 제3곡 분옥담, 제4곡 선녀탕, 제5곡 봉래곡을 거쳐 제9곡 암지까지 아홉 곡의 명승을 2㎞에 걸쳐 흐른다. 그 중 봉래곡의 넓은 바위 위에 봉래구곡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어 아홉 곡 전체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 직소폭포...

높이 22.5m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변산8경의 제2경에 속한다.

 ※ 변산8경

1경은 곰소앞 웅연강에서 낚시하는 낚시꾼의 풍치를 일컫는 웅연조대()

2경은 직소폭포의 장관과 밑으로 이어지는 제2·제3폭포와 옥녀담 계곡의 아름다운 선경.

3경은 내소사()의 은은한 저녁 종소리와 울창한 전나무숲의 경치인 소사모종()

4경은 쌍선봉 중턱에 있는 월명암에서 내려다보이는 안개 낀 아침 바다의 신비함을 가리키는 월명무애()

5경은 월명암 뒤에 있는 낙조대에서 황해바다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 장엄한 낙조의 장관인 서해낙조(西)

6경은 채석강 층암절벽의 장관과 그 밑 푸른바다에 돛단배를 띄우고 노니는 선유를 일컫는 채석범주()

7경은 김구()의 묘소에서 바라보는 신령스러운 기운과 빼어난 경관인 지포신경()

8경은 개암사()와 우금산성(), 묘암골의 유서깊은 역사와 아름다운 경치를 뜻하는 개암고적()등을 말한다.  

 

 

 

 

  ▼ 산행시작한지 1시간만에 재백이고개에 도착, 잠시 휴식을 취한다.

 

 

 

 

 

  ▼ 변산앞 바다 곰소만 건너편은 고창군 심원면에 속한다. 왼쪽산이 선운사에서 북쪽방향으로 봤던 소요산이고 오른쪽이 경수산(444m)으로 보인다.

 

 

 

 

  ▼ 아련한 모습들이 한폭의 수묵화로 육안보다는 사진으로만 감상이 가능한 일이기에 산행 후에 보는 즐거움으로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 관음봉을 조망해 본다. 저곳을 오른 다음 반대편으로 하산하면 세봉이고 세봉삼거리에서 우측으로 해서 하산할 예정이다.

 

 ▼ 관음봉을 오르면서 분옥담을 담아본다. 이곳 지방에서는 저수지를 "제(堤)"로 표현한다. 물을 가두어 놓기 위해 강이나 계곡을 가로질러 막는 둑을 말하는데 분옥담(墳玉潭)이라 했으니 "제" 보다는 봉분만한 작은 연못으로 본 모양이다. 

 

 

 

 

 

 

 

 

  ▼ 부안댐이 있는 부안호가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 의상봉을 당겨봤다 이곳에서는 조망이 안되지만 그 우측으로는 쇠뿔바위봉이다. 언젠가는 쇠뿔바위봉을 오를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 관음봉에서 남쪽방향 곰소만과 어우러진 고창지역이 너무도 아름답다.

 

  ▼ 남동방향

 

  ▼ 남서방향

 

 

 

  ▼ 먼저간 선두팀을 따라잡기 위해 맨 후미에 있다가 홀로 내달린다.

 

 

  ▼ 아무리 바빠도 내소사 전경은 담아야겠기에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러댄다.

 

 

  ▼ 관음봉에서 하산하면서 바라 본 세봉.

 

  ▼ 세봉삼거리로 부터 뻗어내린 등로...

 

  ▼ 세번째 능선 끝까지 발걸음을 채촉하여야만 한다.

 

 

  ▼ 왼쪽 세봉과 오른쪽 세봉삼거리

 

  ▼ 세봉과 세봉삼거리 사이 아래로 청련암이 위치해 있다.

 

 ▼ 세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관음봉...뒷 모습은 동네 주변산 만큼이나 초라해 보인다.

 

 

 

 

 ▼ 세봉삼거리를 지나 하산하던 중 조망해 본 관음봉과 오를쪽 세봉, 제법 위용이 있어 보인다.

 

   ▼ 동쪽 방향의 풍경

 

 

 

  ▼ 오른쪽으로 살짝 내소사가 보이고 바로 내소사로 하산하는 길은 없다. 저 아래 주차장이 있는 마을이 있는 곳으로 능선을 타고 하산해야 한다.

 

 ▼ 이런 푹신한 오솔길을 걷노라면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 마지막 조망처에서 주변을 살펴본다.

 

 ▼ 주차장이 가까웠고...

 

  ▼ 이곳에서 보니 관음봉 전체로 그 윤곽을 알 수가 있다.

 

 

  ▼ 당겨본 관음봉, 이곳으로 하산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풍경은 물론 늘 그렇듯이 관음봉에 대한 일부만 보고 지나갔을 것이다. 

 

  ▼ 당겨 본 세봉...

 

 

 

 

  ▼ 하산하여 내소사 일주문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마을 집집마다 꾸며 놓은 것들이 운치있다.

 

  ▼ 내소사 일주문...이번에는 시간관계상 내소사 관람은 포기하기로 한다.

 

 

 

 

  ▼ 하산하고 차량에 탑승, 임원진이 손수 준비한 떡국 파티를 위해 해변가로 내달렸다. 변산 마실길 주변 해변에서 사진도 담고 휴식을 취하며  떡국을 끓인다.

     

  ▼ 붉게 물든 노을이 낭만적이다.

 

 

  ▼  회원들은 잠시 공중부양 놀이도 해 보고...

 

  ▼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니지만 산으로, 바다로 오늘 하루를 후회없이 즐기는 날이다.

 

 

  ▼ 40여분 지났을까, 떡국이 끓었고 모두가 먹기 위해 줄을 섰다.

 

  ▼ 생미역과 쇠고기를 넣은 떡국은 지금까지 먹어 본 떡국 중 최고의 맛이라고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어느새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나니 날이 어두워진다. 달아 오른 노을을 바라보며 오늘도 멋진 크리스마스날을 보냈다고 생각하며  위안해 본다.

아침에 출발할 때 안 좋았던 컨디션이 오히려 좋아지고 감기 기운도 없어진 듯 하니 신기하기 이를데 없다. 또 일주일이 지나면 새해 일출은 동해에서 맞이하고 새해 희망을 열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