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대왕 기념관 주변을 둘러보며...
2016년 2월 13일(토)
어제에 이어 겨울비가 촉촉히 내린다. 아니 기온으로 봐선 언뜻 봄비와 같다. 입에서는 이은하의 봄비 노래가 흥얼 흥얼 나올만도 했다.
몸도 안 좋고 늦잠자기 알맞은 날이지만 피어있을 복수초를 생각하니 본능적으로 외출 준비를 하게 된다. 마침, 오전에는 비가 그쳤다.
우산 챙겨들고 가볍게 가방을 메고 나선 걸음...피어봐야 복수초 밖에 없을텐데 꽃 몇송이 보자고 두어시간 거리를 전철을 타고 가야하니
꾀가 날법도 하지만 그 고집이 결국 발걸음을 떼게 만든 것이다. 막상 목적지인 홍릉수목원에 도착하니 생각대로 복수초외엔 횡하니
카메라에 담을 만한게 없다. 남산 야외식물원에도 복수초가 있긴한데 그곳까지 가자니 비가 올 것 같고 망설여진다.
밖을 나오면서 세종대왕 박물관이 그곳에 위치해 있고 영휘원과 숭인원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몇 해 동안 그곳을 오가면서도
주변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으니 주변에 문화재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던 터, 이참에 둘러보자고 맘 먹고 세종대왕 기념관에 들어서니
관람객이 한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하긴 비가 오락가락하는 주말에 따분하게 기념관을 찾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싶었다.
덕분에 바쁠 것 없이 세종대왕의 업적에 관한 자료와 유물, 그리고 한글의 역사, 아름다운 서체와 현시대의 서예등을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박물관을 나서자 바로 옆에 커다른 능이 보여서 홍릉수목원과 관계있는 왕릉인가 생각이 들어 호기심에 안내문을 보니 영휘원, 숭인원이다.
능(陵)이라 함은 왕이나 왕비, 원(園)은 세자와 세자비, 왕의 부모 묘를 말하는데 원이 있다니 궁금증에 살펴 보게 된다.
가끔은 이러한 묘를 통해서 학창시절 배웠던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떠올려 보고 체험도 하며 조상의 얼을 기리는 시간을 가져봄도 큰 의미가 있지
않나 뒤늦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 대한민국의 과거 타자기는 이곳에 엄청난 숫자의 종류가 다 수집되어 전시된 듯 하다.
▼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과학유물등 볼거리가 많지만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더 이상 촬영할 수가 없다.
▼ 김정호(金正浩, 1804~1866 추정)의 대동여지도
짚신을 신고 일일이 전국의 산하를 헤집고 다녀 이러한 지도를 완성했다고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현대판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지도와도 형태가 그렇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니 그 솜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 내 고향도 다녀가셨었을까? 교동이란 섬이 뚜렷이 그려져 있다.
▼ 이 지도에도 교동이란 섬이 뚜렷한데 "슈영"은 읍내리에 설치되었던 "삼도수군통어영"의 군영을 말하는가 보다.
※ 참고: http://blog.daum.net/ksbni/7153562
▼ 위 안내문에서 설명된 것과 같이 영친왕의 맏아들로 태어난지 9개월된 이진의 묘소이다. 우리 어릴적엔 어린애가 죽으면 무덤이 있는 듯
없는 듯 묻히고 마는데 왕릉 못지 않은 규모로 묘소가 만들어진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좌우 망부석에는 이와같은 형상이 새겨져 있는데 "하늘다람쥐" 형상인 "세호(勢護)"이다.
봉분을 바라보면서 오른쪽엔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고 왼쪽엔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인데
하늘 천(天), 땅 곤(坤)으로 여러 낭설이 있지만 곡장(봉분을 둘러싼 벽)안의 무형의 기,
즉 생기가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장애물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한다.
▼ 영친왕의 모친 묘소이다. 결국 이곳의 두 묘소는 영친왕의 모친과 위에서 소개한 아들의 묘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