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몸살 앓던 고향
2015년 7월 4일(토)~5일(일)
모처럼 고향방문길에 오른다.
고향의 가뭄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저수지와 대형 수로의 물은 모두 모내기를 하면서 이미 바닥이 났고 타들어 가는 논에 물을 대지 못하여 벼의 성장이 멈추고 바닥은 갈라져 흉물스러워 진다.
임시방편으로 민관군 합동으로 소방차, 급수차량으로 물을 뿌려 보지만 별 효과가 없는 듯 하다.
도대체 장마기간임에도 비는 언제 올 것인가! 잠시 고향방문길에 본 들녘의 모습이 애처로워 보인다. 하루빨리 비오기만을 기원하고 또 기원해 본다.
▼ 지난 6월 26일 40미리 정도의 비로 숨통을 돌리는가 했더니 바닥을 살펴보면 바짝 말라있는 논이 태반이다.
교동 가는 길에 강화의 이곳 저곳...
▼ 군에 있어야 할 트럭이 논 한가운데서 뭘 하나 살펴 봤더니 급수차량으로 논에 물을 대고 있다.
▼ 제초제를 제때 쓰지 못해서일까 하얀꽃의 야생화인 보풀이 여기저기 피었다.
▼ 보풀...지나다가 뭔가 신기하여 봤다가 담아봤다.
▼ 쇠비름...야생화는 가뭄이 없는지 어김없이 잘도 피었다.
▼ 박주가리
▼ 메꽃
▼ 미국능소화
▼ 사철나무
▼ 자귀나무
▼ 코스모스도 뭐가 그리 급한지 벌써 피었다.
▼ 외포리로 해서 하점면 망월리 평야에 도착해 보니 소방차 한대가 외롭게 서 있는데...
▼ 호스로 뿌린것이 겨우 오줌발이다.
▼ 모내기 한지 며칠 안되었는지 모가 어린데 어떻게 물을 댔는지 신기하기 까지 하다.
▼ 모를 내고 난 후에 오지 않는 비는 논을 서서히 흰바닥으로 만들어 버렸다.
▼ 벼농사는 포기한건지, 뭘 심었는지 분간이 안간다. 마른논에 벼를 심어 수확하는 건파인가?
▼ 하점면 망월리의 망월수로 모습, 이 참에 담수량을 높이기 위해 준설작업이 한창이다.
▼ 이렇게 담수되어 있어야 할 수로인데...
▼ 바닷가 근방의 수로는 만조시 닫힌 수문틈으로 역류된 바닷물이 유입되어 염분이 있는 물을 끌어 들였다가 벼가 죽는 피해도 입는다.
▼ 제초제를 제때 사용 못해서일까...바랭이, 돌피가 벼를 뒤덮었다.
▼ 창후리 동네 어느집의 살구는 여전히 잘도 열렸다.
▼ 작년 6월 20일 교동대교가 임시개통되고 7월 1일 정식개통 되면서 카페리호 운항이 끊겨 적막감만 도는 창후리 선착장... 많은 애환이 서려있는 곳의 그리움 또한 없을 리 없다.
▼ 수십년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족적이 이곳에 남겨졌을까...
▼ 2014년 7월 1일 정식개통된 교동대교
▼ 그 많았던 갈매기들의 모습도 간간히 보일 뿐, 고깃배들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창후리 어판장도 손님의 발길은 뜸하기만 하다.
▼ 공중화장실 주변에 주차시킬 공간이 없었던 추억도, 사람을 기다리고 반갑게 만나던 일들도 얼마전 일이다.
▼ 창후리 선착장에서 바로 교동으로 가는 샛길로 접어 들어 교동대교를 건넌다. 올해로 두번째 방문인데 괜스레 마음이 설렌다. 2주전 서리태 콩을 심으러 허겁지겁 왔다가 간 뒤로 이어지는 가뭄에 콩의 안부를 물을 겸 건너는 자리다.
▼ 교동대교를 건너 서성이다 고구리 저수지의 바짝 말라 버린 모습을 담아봤다.
▼ 이곳도 여기저기 담수량을 높이기 위한 준설작업이 한창이다.
▼ 저수지 한복판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쩍 갈라진 바닥뿐이다. 마치 찢겨진 마음과도 같다.
▼ 발을 잘못 디디면 접질릴 정도...
▼ 많았을 말조개도 붕어 한마리 볼 수 없는 저수지가 됐다. 꼭 내 텅빈 마음같네.
▼ 수몰전 이쪽 독고개에서 저쪽 반대편 구산리 마을로 이어졌던 길인 듯 하다.
▼ 이 구조물은 화개산에서 내려오는 수로가 이곳을 통과하면서 생긴 다리인 듯 하다.
▼ 독고개에서 생결쪽으로 바라본 저수지...목초지로 변했다.
▼ 제방뚝 하류에는 지난번 비로 약간의 물줄기가 보이긴 하지만 이쪽으로 배수시설도 없고 물 공급을 할 만한 물의 양도 아니다.
▼ 광활한 목초지를 연상케 하는 초원풍경이다.
▼ 배수로도 모두 말라있다.
▼ 그래도 교동은 이렇게 벼가 잘 생장하는 논이 많다. 강화도와는 달리 전봇대와 지하수 덕분이다. 강화는 들녘에 전봇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지하수를 뚫는다 해도 모터펌프를 돌려야 하는 전선을 끌어 드릴 시설이 없고 그렇다고 지하수가 다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교동도는 개인적으로 모두 지하수를 파거나 정부에서 지원된 대형 관정을 뚫어 물을 나눠 쓴 덕이 아닌가 생각된다.
▼ 마을 주변의 밭작물도 그런대로 잘 되었다.
▼ 하늘타리...야생화처럼 저절로 꽃 잘 피고 열매 잘 맺으면 얼마나 좋으랴!
▼ 친구를 만나 늦은 저녁까지 술한잔 기울이며 이런 저런 많은 대화를 나눈 밤이다.
▼ 감성에 젖어 든 늦은밤 들판에 홀로 나가 달맞이를 해 본다. 고향들녘에 홀로 서있는 밤은 언제고 너무 좋다. 어니언스의 저별과 달을 들으면 낭만 그 자체다. 온 몸의 세포가 살아나듯 달콤한 추억속에 빠져보는 행복은 그 어느 것에 견줄 수가 없다.
▼ 화개산 아래 대룡2리 (매바지, 방골)...너무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 이튿날 고향 드라이브에 나섰다. 고향의 시원하게 펼쳐진 평야지대를 볼 때마다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듯...
▼ 난정저수지 가는 길의 마을 어귀 벼 심은 논은 아예 흙으로 메꿔 형질변경할 모양이다.
▼ 난정저수지...이곳에도 어김없이 준설을 위해 군 공병대일까, 군트럭과 장비들이 보인다.
▼ 가뭄에 설쳐대는 야생화가 있으니 개망초다.
▼ 이렇게 바닥이 드러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저수지 생긴이래 처음인 것 같다. 정말 황량한 벌판이다.
▼ 물을 배수하거나 집수하는 시설인 듯...다 드러나고 피라미 한마리 없다.
▼ 하류에 우선 골을 깊게 파서 비가 오는대로 우선 집수하여 논에 물을 댈 요량인가? 무슨 짓을 해도 비가 와야 해결 될 일이다.
▼ 반대편 대각선에서 촬영한 난정저수지 모습.
▼ 집수장은 할 일이 없어진지 오래다.
▼ 그래도 녹색물결의 논을 보면 신기하다.
▼ 모내기 무렵이었을까...필사적인 가뭄전쟁을 치룬 흔적이 어지럽게 널부러진 호스가 대변해 준다.
흡사 전쟁 중에 병원에서 긴급 수혈하고 버린 호스같다.
▼ 생존경쟁의 현장인 호스의 모습, 호스도 이젠 쓸모가 없어져 모터펌프는 없다.
▼ 무학리 선월산...갑자기 옛 추억의 그리움에 그 자리에 올라서 보기도 한다.
▼ 양갑리 들녘 주변
▼ 화개산을 오르며 보니 물이 닿지 않는 밭은 농사를 포기했고 그 자리에는 망초와 개망초만 가득하다.
▼ 여전히 그 자리엔 어여쁜 꼬리조팝나무가 반겨준다.
▼ 가뭄으로 모두 충격을 받은 탓일까...골짜기 마다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그런데 계곡물의 양에 비해 너무 과다한 공사를 하는 것 같다.
▼ 연산군유배지 표지석으로 부터 이곳 한증막까지도 정비사업 공사중...
▼ 범꼬리
▼ 참나리도 막 꽃 피울 준비 중...
▼ 약수터도 힘겹게 방울 방울 떨어지는 모습에 목축이기 어렵다.
▼ 큰뱀무
▼ 버드쟁이나물-쑥부쟁이 같지만 그리 보지 않는다.( 그 와중에 꽃구별에 골똘...)
▼ 드디어 빼꼼히 고구리 일부 전경이 드러난다.
▼ 이 곳 숲만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 화개산 정상에 올랐다. 크게 한번 부르고 싶은 이름...여보게)))))) 나왔네.
▼ 삼선리, 지석리...
▼ 인사리
▼ 대룡리
▼ 바닥 드러난 고구저수지 모습
▼ 생결부락
▼ 읍내리
▼ 남산포
▼ 남산포 선착장
▼ 역시도 그 자리엔 장구밥나무...
▼ 솔나물도 덤으로 반기네.
▼ 딱지꽃
▼ 소나무 한그루에도 추억이 서려 있건만...
▼ 오솔길을 걸으며 지난 옛 추억들이 온 몸을 감싼다. 내려오는 이 오솔길이 왠지 참 좋다.
▼ 연산군 시절이나 지금 시절이나 세월은 또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수많은 사연과 추억을 안고 그렇게...
고향분들 얘기 들어보면 올해 보다 내년이 문제라고들 한다.
엄청난 양의 비가 와줘야 저수지 담수를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얼마 만큼의 비가 오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일년이란 기간이 있지만 작년 가을부터 오지 않는 비로 이와 같은 현실을 놓고 볼 때 내년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에 모내기조차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 주는 태풍도 있고 주중에 비가 온다고 했으니 일단 해갈의 단비라도 내려 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