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경상남도

[함양] 남덕유산

갯버들* 2015. 2. 22. 23:30

2015년 2월 21일(토)

 

작년 1월 25일 산행 후 두번째다. 작년 코스는 이번과는 반대코스로 돌았는데 상고대나 눈꽃구경 제대로 못한 아쉬움에

다시 한번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늘 그렇듯 사람 뜻대로 일기를 주지 않는다. 설연휴에 마음 먹고 멋진 설경을 기대했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 도착하자 마자 한방울씩 내리기 시작하는 비에 운해가 잔뜩 끼어 한치 앞이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설연휴 며칠간 기름진 음식의 체지방을 빼는 효과는 있지 않겠냐는 위안을 삼고 한발 한발 내딛기를 얼마 후 기온 차로 인해 비가 진눈깨비로, 싸래기눈으로 점점 변하는가 싶더니 정상 가까이에 나타나는 상고대와 눈꽃의 조화가 장난이 아니다.

그렇게 상고대가 녹지 않을 만큼의 기온에 바람도 그닥 불지 않은채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오는 감탄의 비명만이 메아리친다. "아! 이래서 비가 오던, 눈이 오던, 사람들이 사시사철 산을 즐기는 것이겠구나.  집을 떠나면 무엇이든 만나게 되는구나."

설연휴 닷새동안 가장 힘들고 후회되는 날일 줄 알았는데 가장 멋지고 가장 즐거운 날이 될 줄은 하루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 코스: 영각통제소 - 남덕유산 - 월성재- 월성통제소 - 황점마을

♣ 거리: 약 8.5km

♣ 시간: 6시간(들머리: 10:00, 날머리: 16:00)

              

       

덕유산 개요

남덕유산(1508m)은 북상면 월성리,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전북 장수군 계북면과 경계하며 솟아있는 산으로 덕유산과 맥락을 같이 한다. 즉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약 15km 지점에 위치한 덕유산의 제2의 고봉인데, 향적봉이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켜 나 있는 반면 남덕유산은 백두 대간의 분수령을 이루므로 백두대간 종주팀들에게는 오히려 향적봉보다 더 의미있는 산이 된다. 

남덕유산 정상에는 맑은 참샘이 있어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는 찬물이 솟아 오르는데 천지 자연의 신비한 이치는 사람으로서 말하기 어렵고 그저 그렇게 되려니하고 인정하기란 너무 오묘한 자연의 신비감이 있다.

등산길에 놓인 봉우리는 하봉, 중봉, 상봉으로 나뉘며 상봉이 되는 봉우리는 동봉(東峰)과 서봉(西峰) 두 봉우리가 된다.그 중 동봉이 정상이 되는 봉우리이며 서봉은 장수 덕유산으로 불리운다. 

남덕유산은 북덕유와 달리 장쾌한 산사나이 기상으로 솟은 바위 뼈대로 솟은 개골산이다. 산 경치가 묘향(妙香)과 금강(金剛)을 닮아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등산길은 가파르고 험준하여 7백여 철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남덕유에서 장수덕유로 불리는 서봉은 동봉과 사이 황새 늦은목이라는 능선을 갖고 남쪽으로 육십령의 대령을 안고 자수정 산지로 유명하다. 또한 장수 아름다운 토옥동(土沃洞)계곡을 거느리며 그 아래로 장수 온천이 분출되고 있다. 반면에 동봉은 삿갓봉을 거느리고 한 말 거창의병사의 빛난 한쪽을 기록하고 있다. 

남덕유산은 3대강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구들과 싸웠던 덕유산 의병들이 넘나들었던 육십령은 금강(錦江)의 발원샘이며 정상 남쪽 기슭 참샘은 거룩한 논개의 충정을 담고 있는 진주 남강(南江)의 첫물길이 되며 북쪽 바른 골과 삿갓골샘은 낙동강(洛東江)의 지류 황강(黃江)의 첫물길이다. 

명소로서 함양쪽에 서상 영각사와 1984년 완공된 덕유교육원이 있으며 거창에는 사선대, 분설담 들을 거느린 월성계곡이 자리한다. 월성계곡 상류에 위치한 황점마을은 옛 이름이 삼천동(三川洞)이다. 조선조때 쇠가 난 곳이며 지금은 청소년 여름 휴양지와 민박촌으로 개발되어 있다.

 

 

 

 

 

 

 

 

 

 

 

 

 

 

 

 

 

 

 

 

 

 

 

 

 

 

 

 

 

 

 

 

 

 

 

 

 

 

              

               여행 / 손광세

               떠나면 만난다.
               그것이 무엇이건
               떠나면 만나게 된다.


               잔뜩 찌푸린 날씨이거나
               속잎을 열고 나오는 새벽 파도이거나
               내가 있건 없건 스쳐갈
               스카프 두른 바람이거나
               모래톱에 떠밀려온 조개껍질이거나
               조개껍질처럼 뽀얀 낱말이거나
               아직은 만나지 못한 무언가를
               떠나면 만난다.

 

               섬 마을을 찾아가는 뱃고동 소리이거나
               흘러간 유행가 가락이거나
               여가수의 목에 달라붙은
               애절한 슬픔이거나


               사각봉투에 담아 보낸 연정이거나
               소주 한 잔 건넬 줄 아는
               텁텁한 인정이거나
               머리카락 쓸어 넘기는 여인이야
               못 만나더라도
               떠나면 만난다.
               방구석에 결코 만날 수 없는 무언가를
               떠나면 만나게 된다.


               산허리에 뭉게구름 피어오르고
               은사시나무 잎새들
               배를 뒤집는 여름날
               혼자면 어떻고
               여럿이면 또 어떤가?
               배낭 메고 기차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