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방태산
2014년 2월 8일(토)
작년 겨울에는 얼마나 눈이 많이왔고 또 추웠던가?
그러나 올해는 눈도 별로 오지 않았고 또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도 별로 없었다. 겨울 산행은 역시 건강을 위해 하지만 눈꽃과 상고대를 보며 풍경과 감성을 자극하는 재미가 쏠쏠하기에 어느 철 보다 매력이 있고 설렘이 있다.
방태산은 개인적으로 야생화촬영을 위해 정상까지는 못갔지만 자연휴양림을 거쳐 능선을 올라본 기억이 있기에 그곳에서 내려다 본 웅장한 풍경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번 겨울산행에 특히 하루전 눈이 온다하여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정말 하늘이 도와 준 절호의 기회라 여겨 큰 기대속에 출발한다. 그러나 어디 세상일이 다 뜻대로 되랴! 거의 도착해서 그곳 들머리인 자연휴양림 매표소에서 폭설에 의해 등산객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소식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
방태산의 주억봉이 1,444m, 깃대봉이 1,436m로 깃대봉이 8m가 낮으나 도토리 키재기... 애당초 코스가 매표소를 출발점으로 매봉령, 구룡덕봉을 경유, 주억봉으로 해서 깃대봉을 거쳐 미산계곡쪽으로 하산하려 했었고 이번에 내린 폭설로 안전상 매봉령, 구룡덕봉과 주억봉을 찍고 바로 매표소로 원점회귀하려 했었으나 그것마저 무산되어 결국 역코스로 미산계곡으로 해서 깃대봉까지 오르고 바로 하산하기로 결정됐다.
미산리에 도착하니 눈은커녕 서릿발조차 없다. 그런데 어떻게 반대편엔 6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건 바로 깃대봉 7부능선을 오르면서부터 이해가 됐다. 푹푹빠지는 눈에 가파른 능선을 오르다보니 아이젠도 기능상실, 장딴지가 점점 땡기기 시작한다.
결국 길도 없어진 채로 허리까지 차오른 적설로 인해 깃대봉을 얼마 안두고 안전상, 시간상 하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은 어쩔 수 없었다. 역시 고지대여서 그런지 눈발도 내리고 날씨 변화도 변덕스럽다. 사진으로 담는 일보다 눈으로 보는 풍경 모습이 더 좋았기에 이곳에 담은 사진으로 만족한다.
당일, 야생화모임 회원들로부터 전남 여수쪽으로 봄꽃 야생화촬영(변산바람꽃, 복수초,노루귀)을 가자고 연락이 왔으나 방태산을 가기로 했던 날이기도 하다. 이제 겨울은 서서히 그렇게 가는가 보다.
※ 산행코스: 미산리 → 미산계곡 → 깃대봉(1,436m) → 원점회귀
출발시간: 09:50, 도착시간:17:00 (거리:약 12km)
[ 방태산 개요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과 상남면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1,435m로, 깃대봉(1,436m), 구룡덕봉(1,388m)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오지의 산이다. 골짜기와 폭포가 많아 철마다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다.
한국 에서 가장 큰 자연림이라고 할 정도로 나무들이 울창하다. 사계절 내내 물이 마르지 않으며 희귀 식물과 어종이 살고 있다. 산의 모양이 주걱처럼 생겼다고 해서 주억봉이라고 부른다. 몇몇 지도에서 방태산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주억봉 서쪽의 봉우리가 방태산이다.
산 주변은 삼둔사가리라고 부르는데, 산 남쪽의 내린천 부근에 있는 살둔, 월둔, 달둔의 3둔과 산 북쪽에 있는 아침가리, 결가리, 적가리, 연가리의 4가리를 일컫는 말이다.
산행은 방동리나 미산리에서 시작한다. 방동리에서 시작하여 적가리골, 지당골을 지나 능선을 타면 삼거리에 닿는다. 적가리골 중류에는 높이 10m의 이폭포와 3m의 저폭포가 있다. 삼거리에서 서쪽 능선을 따라 오르면 주억봉에 이른다.
이곳에서 동쪽 능선을 타고 삼거리에서 다시 북쪽 능선을 타면 대골에 이르며, 휴양림 주차장으로 하산한다. 13㎞ 거리로,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미산리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승두촌과 용늪골을 지나 깃대봉에 오르며 배달은석(1416m)을 거쳐 방태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개인약수로 내려와서 대개인동을 지나 승두촌으로 하산하면 된다. 약 19㎞ 거리로, 7시간 정도 소요된다.
구룡덕봉을 거쳐 오르는 코스도 있다. 개인약수에서 시작하여 모덤터를 지나 구룡덕봉에 오르고, 능선을 따라 정상에 도착한다. 하산은 구룡덕재를 지나 조경동으로 내려오는데, 8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방동리에는 1670년 심마니가 발견하였다는 방동약수가 있고, 야영장과 취사장 등의 시설을 갖춘 자연휴양림이 있다.
산 주변에는 방동약수 외에 가리봉 남동쪽 기슭에 팔례약수와 설피밭에서 방동교까지의 방태천 구간을 이르는 진동계곡이 있어 피서객과 야영객이 많다. 숙박은 자연휴양림을 이용하거나, 방태천과 미산리 부근의 민박을 이용한다. [네이버 두산백과]
겨울 나그네
-김재진-
점점 더 눈이 퍼붓고 지워진 길 위로 나무들만 보입니다
나무가 입고 있는 저 순백의 옷은
나무가 읽어야 할 사상이 아닌지요
두꺼운 책장 넘겨 찾아 내는 그런 사상 말입니다
그대가 앉아 있는 풍경 뒤에서
내가 노을이 된 것은 그런 사상 때문은 아닙니다
그대라고 부르는 그 이름의 떨림이 좋아
그대를 그대라 부르고 싶을 뿐
또 한번의 사랑이 신열처럼 찾아와서
나를 문 두드릴 때 읽고 있던 책 내려 놓으며
그대는 나무가 입고 있는 그 차가운 사상으로
나를 바라보게 되겠지요
그대,
단한번 내가 가슴속에 쌓아 두고 싶은 맹세나 기도 같은 그대
그대가 퍼붓는 눈발이라면
나는 서 있는 나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대가 바람이라면
나는 잉잉 울고 있는 전신주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눈위에 세워 놓은 이정표 따라
슬픔쪽으로 좀더 걸어 가면 만날 수 있는
그대는 쏟아지는 하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