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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전라도

[여수] 개도

2022년 3월 12일(토)

 

평생 사무실에 앉아 생활하는 사람들은 자연과의 교감은 주말, 휴일에 야외로 나가야만 이뤄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취미생활로 등산, 트레킹, 골프, 낚시, 자전거라이딩, 백배킹은 물론 차박도 좋을 듯 하다. 실내에서 갖는 취미생활이라면 자칫 한 주간마다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를 자연에서 느끼는 감성 자체가 메마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쩌다 야외에 나오면 "이런 꽃도 벌써 피었나?" "벌써 이런 열매가 맺었나?" 하고 계절 감각을 잊은 채 세월을 보내기 일쑤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계절이면 더욱 변화가 빨라진다. 이런 계절변화에 대한 감각이 없다면 삶 자체가 무미건조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절실히 느껴지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은 봄이 오는 문턱에서 "산 넘어 남쪽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남도의 섬으로 가보기로 한다. 산행공지가 안되어 그동안 고대했던 여수의 개도이다. 물론 연계해서 백야도와 하화도도 덤으로 가보게 되었지만 그 어느 때 보다 바쁜 하루 일정이 될 것 같다.     

 

산행 정보

♣ 소재지: 전남 여수시 화정면 개도리

♣ 산행코스: 화산항-화산제일교회-천제봉-봉화산-삼거리-개도중학교-화산항 

♣ 산행거리: 8km(출발: 08:40, 도착: 11:20)

 

▽ 여수시 화양면 안포리와 백야도를 연결한 백야대교를 넘어 백야항에서 개도의 화산항까지는 중간에 제도의 제도항을 거쳐 카페리호로 30분이 소요된다.  주변에는 상화도, 하화도, 자봉도, 월호도, 화태도, 금오도, 돌산도 등 많은 섬들이 산재해 있으며, 특히 북서쪽으로는 작년에 갔었던 낭도, 사도, 추도와 고흥군과 연결된 여수의 적금도, 역시 화양면과 연결된 조발도, 둔병도 등이 낭도와도 연결되어 여러개의  연육교 및 연도교가 있어 섬 아닌 섬들이 많은 것도 알 수가 있다.

 

▽ 애당초 계획된 코스는 9km거리를 파란색 점선으로 파란색 화살표대로 진행하려 했으나 시간이 촉박하여 실선을 따라 코스를 변경하여 봉화산을 올랐다. 계획되었던 코스로 못 올랐다하여 아쉬울 것은 없었고 오히려 적당한 거리를 걸었다는 생각이다.

 

▽ 오늘 산행은 백야도, 개도, 하화도 세개의 섬을 산행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새벽 4시 20에 백야도 백야항에 도착하여 백호산을 산행 하려고 하니 한치 앞을 볼 수 었는 캄캄한 밤에 헤드랜턴을 켜고 산행한다는 것이 영 탐탁치 않아 포기한다. 

물론 4km도 안되는 짧은 거리에 6시 30까지 비교적 넉넉한 시간이 주어졌지만 일출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아니고 조망도 전혀 할 수 없는 산행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일부러 오르지 않는다. 27명 참석 인원 중 절반 이상 인원이 산행을 하는 사이에 선착장 가로등 아래서 리딩대장이 준비한 막걸리와 함께 부침개를 부쳐 먹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 날이 밝는가 싶더니 갑자기 몰려오는 안개로 6시 55분에 첫 배가 출항할런지, 2월 26일 하조도를 갈 때도 첫 배를 못타서 산행에 차질을 빚었던 생각이 떠 올라 심란하기만 하다.

 

▽ 아니나 다를까 첫 배가 출항하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다음 배는 8시인데 출항한다고 해도 이미 한 시간이나 늦어지는 산행은 또 차질을 빚게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황당하기만 하다. 내일로 예정되었었던 이번 산행은 일요일 쉬기 위해 토요무박에서 금요무박으로 일정을 바꿨고 마침 내일 비가 온다는 예보로 진작에 오늘로 일정을 옮기기를 잘했다고 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보니 기온이 올라가 또 이런 기상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 해가 떠 오르면서 거짓말 같이 안개가 사라지면서 8시 배가 출항하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먼저 개도를 가게 된 것인데 그곳에서 산행할 시간이 정히 없다면 하화도에서 가서 부담없이 둘러보자는 생각을 하니 홀가분하기까지 하다.

 

▽ 배를 타기 전 백야항 주변도 둘러보고...

 

▽ 낚시배 등의 어선이 있는 선착장과 백야리 마을, 새벽에 오르지 않았던 뒷산인 백호산의 1, 2봉이 눈에 들어온다.

 

▽ 낭도까지 가는 이 카페리호가 낭도에서 사도를 가면서 탔었던 배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으니 그렇게 또 인연이 닿는다. 

 

▽ 동쪽 방향으로 멀리 돌산도가 가시지 않은 해무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바다위를 미끄러지듯 배는 떠나고 파란 하늘의 구름은 폭죽으로 배웅해 주는 것 같다.  한 낮에 백호산을 올랐다면 좋았을 걸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 오른쪽 여수시 화양면 안포리와 연결된 백야도이다.

백야도 중심에 위치한 산봉우리가 연꽃 봉우리처럼 보이고 돌들이 모두 색을 띠고 있어 일명 흰섬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며, 멀리서 섬을 바라보면 범이 새끼를 품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백호섬이라고도 하였으나 지금은 '백야도'로 통칭되고 있다.

본래 섬이기 때문에 백야항을 통한 해상 교통으로 여수시 내륙으로 진입할 수 있었으나 2005년 4월 14일에 백야대교가 완공되면서 여수시내 버스가  운행되는 등 교통이 편리해졌다.

 

덜 걷힌 해무로 인해 점점이 떠있는 주변의 섬들이 마치 수반 위의 수석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제도의 제도항에 도착, 잠시 승객을 하선시키고...

 

아직 걷히지 않는 해무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조심스레 운항하는 가운데 서서히 개도가 드러나고 있다.

 

개도가 보이고 개도항과 더불어 가운데 천제봉과 봉화산이 마치 개(犬)의 귀(耳)처럼 보인다.

 

▽ 개도항 전경이다. 항(港)이라 함은 선박이 도착하여 화물이나 승객을 내리거나 적재 하거나 환적 하는 장소를 말하고, 선착장(船着場)은 강이나 좁은 바닷 물목에서 배가 닿고 떠나고 하는 일정한 곳을 말하는데  작은 섬의 경우 통상 선착장이란 명칭에 익숙한 나로서는 개도 선착장이 더 어울릴 듯 하다는 생각이다.

 

12:15에 하화도로 출항하는 배를 타야하니 12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도착해야 한다. 

 

도로가에 개나리와 비슷한 영춘화가 만발하고 이미 색깔이 퇴색되어 가는 모습이다. 겨울은 언제 갔는지 봄은 벌써 와 있는 것이다.

 

매화꽃도 활짝 피었으니 삼월에 앞다퉈 피는 꽃들이 한둘이 아니다.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두팀으로 갈라진다. 어떻게 해서든 개도의 최고봉인 봉화산을 올라 인증을 해야 한다는 팀과 시간상 오르기 부담스러우니 이곳의 유명한 막걸리와 함께 먹방을 즐기고 다음 답사지인 하화도에서 트레킹을 하자는 팀이다.

여기까지 와서 산행을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여겨  시간이 안 되면 오르다가 내려 오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오르고 보자는 생각에 서둘러 산행길에 합류한다.

 

원래 계획은 들머리부터 능선을 타고 올라 9km거리를 걷게 되는데, 도로를 따라 오르면 8km 정도로 빠르고 수월하기에 주어진 시간 2시간 40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다는 판단으로 여럿이 의기투합하여 속보로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여수시 화정면사무소 개도출장소가 있는 마을에 접어 들고...

 

마을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오르는 산우도 있으나 시계방향으로 가는 산우들이 많아 따라 가기로 한다.

 

밭에는 방풍나물(정명:갯기름나물)의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난다. 해변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나 아랫녘에서는 많이 재배하는 나물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풍을 예방한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예전에는 주로 약용식물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쌉싸름한 맛을 이용한 식재료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방풍은 원방풍, 갯방풍, 식방풍의 3가지 품종으로 나뉘며 식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식방풍은 발한, 해열, 진통의 효능이 있다. 방풍나물의 어린 순은 식감이 좋고 향긋한 맛을 지녀 나물로 조리해먹고, 뿌리는 진통, 발열, 두통, 신경마비 등을 완화하는 약재로 사용한다.

 

  개도리 마을이 예상보다 꽤 커 보인다.

 

돌담길을 걷다가 등산로가 표시된 표지목에서 왼쪽으로 접어든다.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 뒤를 조망이 있는 곳에서 바라 본 개도리 마을로 원래 코스인 저 앞쪽의 능선을 타고 시계 반대방향인 왼쪽 능선으로 산행을 했어야 했다.

 

4부 능선쯤 오르니 아직도 해무가 걷히질 않아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섬들과 같은 풍경이다.

 

어느 정도 능선에 올라 첫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 본 북서쪽 방향의 풍경으로 왼쪽 멀리 조발도와 화양면 장수리와 연결된 조화대교가 보이고 가운데는 백야도의 백호산이 자리하고 있다.

 

북동 방향으로는 멀리 돌산도가 보이고 가운데 화태도와 연결된 화태대교가 살짝 보인다.

 

남동방향으로는 대부산과 함께 비렁길로 유명한 아직 미답지인 금오도가 자리하고 있다. 

 

▽ 진행방향을 보니 왼쪽 천제봉과 오른쪽 봉화산이 보인다. 한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올라와서인지 출항시간 안에는 충분히 오를 것 같다.

 

다시 한번 평화로워 보이는 섬마을 풍경을 담아보고...

 

맹금류인 매의 날개짓도 활기차 보인다.

 

천제봉(天祭峰)에 올랐다. 비록 328m의 낮은 산 같지만 섬의 산은 해발고도 거의 제로에서 산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만만한 높이는 아니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천신에 제사를 지냈던 산이어서 붙여진 이름인지, 한자로 표기해 놨으면 그 의미를 읽을 수가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있다. 또 한가지는 이곳에 봉수대가 있는 것으로 보아 봉화산으로 착각이 든다. 실제 봉화산에는 봉화대나 봉수대흔적이 없어 봉화대와 천제봉이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서쪽 방향으로 오른쪽 끝은 호녁개해수욕장이고 길게 형성된 해변이 이색적이다. 가운데 멀리 우주발사전망대가 있는 우미산과 그 뒷편으로 가물가물 팔영산이 보이며 오른쪽으로 뾰족히 솟은 낭도의 상산과 사도, 추도, 장사도 등이 점점이 보인다. 

 

북쪽으로 바로 앞에 봉화산과 왼쪽으로 하화도, 뒷편으로 낭도, 둔병도, 조발도를 연결한 둔병대교, 조화대교도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앞쪽 제도와 뒷편의 백야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올해 처음으로 알현하는 야생화 봄꽃인 노루귀가 반갑기만 하다.

 

천제봉을 내려와서 다시 봉화산으로 오른다.

 

봉화산에 오르니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산우들과 이곳에서 만난다. 봉화대나 봉수대가 없는 봉화산(烽火山)이라 의아하다. 

개도는 돌산도와 금오도 다음으로 여수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진체 면적은 8.76㎢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25.5km이며, 해안선이 복잡하고 북쪽을 제외하고는 모두 암석해안으로 이루어져 있다. 임진왜란 때 '이동예'라는 분이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하며 동백나무가 많이 있다. 

개도라는 이름은 "덮을 개(蓋)"자로서, '주위의 작은 섬들을 거느리고 있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봉화산과 천제봉이 '개(犬)의 귀(耳)처럼 보인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남서방향으로 뒤돌아 본 천제봉과 금오도 풍경...

 

북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담아 본 풍경으로 바로 앞은 하화도, 뒷편으로 낭도와 둔병도, 가운데 조발도와 오른쪽으로 화양면 장수리에 속하는 마을이 보이고...

 

화양면 장수리에서 가운데 백야도의 백호산과 바로 앞 제도로 이어지고...

 

북동방향으로는 바로 앞 자봉도와 뒷 편으로 돌산도가 길게 늘어졌고 화태도와 연결된 화태대교도 보인다.

 

윗 그림을 좀 더 자세히 렌즈로 당겨서 섬들을 살펴 보기로 한다. 북서방향으로 있는 여수의 사도와 장사도가 반갑게 보이고 멀리 고흥의 팔영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바로 앞쪽으로는 오후에 답사할 하화도, 바로 뒷편으로 하화도와 겹쳐져 보이는 상화도, 왼쪽 뾰족한 산이 낭도의 상산이고 오른편으로 둔병도, 둔병도와 가운데 조발도와 연결된 둔병대교와, 조발도와 오른쪽 육지의 화양면 장수리와 연결된 조화대교 등이 보인다. 물론, 낭도와 둔병도를 연결한 낭도대교는 보이질 않지만 이 세 개의 대교로 인하여 여수시내에서 낭도까지의 접근은 아주 편리해졌다. 

 

좀 더 당겨 본 둔병대교와 조화대교

 

가운데 멀리 육지인 여수 화양면 장수리와 오른쪽 백야도의 백호산...

 

백야도의 백호산(286m)과 오른쪽 앞의 제도 풍경...

 

제도 전경과 뒷편의 백야도, 오른쪽 멀리 여수시내의 건물들이 보인다.

 

북동쪽 방향으로 앞쪽에 자봉도가 자리하고 바로 뒤로 송도, 왼쪽 멀리는 돌산도의 봉화산(415.5m)이고, 가운데는 천왕산(384m)이며 오른쪽 끝으로 돌산도 최고봉인 봉황산(460m)이다.

 

왼쪽 돌산도의 봉황산 능선 줄기가 오른쪽 끝인 금오산(323m)까지 이어지고 앞쪽으로  화태도와 돌산도와 연결된 화태대교가 보인다. 

 

앞쪽으로 개도의 뱅골산 넘어로 월호도와 오른쪽 대두라도, 화태도와 함께 겹쳐진 풍경이다. 가운데 멀리 돌산도 금오산 끝쪽으로는 향일암이 있겠다.

 

다시 한번 살펴 보는 화정면 개도리 마을...

 

길마가지나무 꽃 한송이만으로도 충분히 봄이 왔음을 알겠다.

 

노루귀 흰꽃도 담아보지만 청색의 노루귀는 못 본지 오래다.

 

예쁜 노루귀들이 바쁜 발목을 붙잡는다.

 

하산하면서 평탄한 길을 걸으니 몸도 마음도 평온하기만 하다.

 

집터였었는지 돌담이 있는 오솔길을 지나고...

 

이곳에서 직진하면 생금산으로 해서 원래 계획했던 능선길로 가는 길이어서 오른쪽으로 우틀하여 마을로 내려가야 한다.

 

잘 닦여진 오솔길을 따라 가다보면...

 

사방오리나무에서도 봄 기운이 넘쳐난다. 

 

언뜻 논배미를 보면 겨울 느낌이지만...

 

홍매화도 예쁘게 폈고...

 

민들레도 수줍게 폈다.

 

개도중학교와 관사가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다.

 

마을로 접어드니 작은 농협마트도 보이고, 정자가 있는 곳에는 펜션도 보인다.

 

화정면사무소 개도출장소 부근의 정자옆에는 수백년 수령은 되어 보이는 느티나무가 보호수 지정 안내문도 없는 가운데 개도의 역사를 말없이 지켜보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에 사도에 갔다가 이 비파나무를 보고 생각이 얼른나지 않아 잠시 애를 먹었는데 이곳에도 많이 심겨져 있어 이제 더 이상 잊어 버리지는 않을 것 같다.

 

수없이 피고지는 동백나무는 4월말까지도 이어지겠다.

 

화단의 양지쪽에 수줍게 고개숙인 수선화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드넓은 벌판에 한가로히 일광욕을 하고 있는 소들의 모습에서도 봄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개도 여객매표소 안쪽 마을에 자리한 어선 선착장에도 살랑대는 봄바람과 함께 은빛 물결도 봄을 흠뻑 머금었다.

 

이곳 식당에 옹기종기 모여서 막걸리 한잔하는 산우들 틈에 합석하여 이야기 꽃을 피운다. 모두가 기분이 고조되어 즐겁고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막걸리를 주문하면 안주로 나오는 굴무침과 여수쪽의 유명한 갓김치의 맛이 일품이다. 서대회무침을 별도로 주문하니 그 맛은 먹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백반을 별도로 주문하여 먹을 수도 있다. 가격은 9,000원 이라고 했던가? 반찬이 정갈해 보이고 손맛이 좋아 맛을 평할 필요가 없다.

 

이곳에 와서 개도막걸리가 유명하다는 것을 알았다. "첫 키스 할 때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여수 개도 막걸리"라는 홍보 문구가 라벨에 쓰여져 있는데 이 막걸리를 마시면서 몰랐던 첫 키스가 그런 것인 줄 알게 된다. 술이란 느낌 보다는 요*르트 맛일 정도로 누룩냄새도 적고 거부감이 없는 술이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막걸리 같다. 

 

길바닥에 말려진 미역도 입맛을 당기게 한다. 

 

배 출항시간이 임박하여 선착장으로 가는 길...언제 이곳을 또 와 볼지는 모르겠지만 평생에 한번 와 보는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해가 중천에 걸렸다. 기온도 오르고 바람 한 점 없는 따뜻한 날씨에 다음 일정으로 답사할 하화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개도의 봉화산과 천제봉에서의 조망은 어느 섬 못지 않게 좋은 편이다. 다만, 오늘과 같은 일정에서는 소화하기 버거우므로 좀 더 여유로운 산행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하튼, 개도에서의 막걸리 한잔은 잊을 수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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