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4일(목)
내 고향의 산을 모두 답사해 보겠다는 생각을 해 본지가 언제인지 모른다. 지난 4월, 진달래 만개한 봄에 고려산을 경유, 처음으로 혈구산과 퇴뫼산을 올랐다. 그곳에서 마니산 방향을 바라보며 중간에 우뚝 솟은 진강산을 올라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가을 들녘을 조망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올라보지 않아도 풍경이 대략 어떻게 그려질런지 짐작은 가지만 파란 하늘에 노란 들녘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 다만, 등산코스 정보를 이곳저곳 뒤져봐도 알쏭달쏭하다.
자칫 길을 몰라 알바라도 한다면 예기치 않은 체력소모와 시간을 낭비할 것 같아서 염려되는 면도 있다. 다행히 조망하기에는 날씨가 그런대로 괜찮은 편 같다. 전날 도상연구를 하고 승용차로 갔다가 버스로 차량을 회수하는 교통편을 사전에 살펴보고 주차장까지 부지런히 1시간 30분 거리를 달려간다.
∥산행 정보∥
♣ 소재지: 들머리-인천 강화군 양도면 인산리 62-9(약석원), 정상-양도면 능내리, 날머리-양도면 능내리 마을회관
♣ 산행코스: 강화농업기술센터 주차장-약석원-갈림길-덕정산-군부대철조망-진강산-가릉-능내리마을회관
♣ 산행거리: 8.1km(출발: 10:00, 도착: 15:30)
▽ 강화농업기술센터에 와 본지가 얼마만인지 모른다. 2012년도 얘기다. 아직도 엊그제 같기만 한 꿈만 같은 시간들을 보냈던 날들인데...
최대한 들머리에서 가까운 마을쪽으로 이동해서 주차를 하고 싶어도 승용차를 회수하려면 버스 정류장과 가까워야 하고 주차도 안전한 곳에 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이 가장 좋을 것 같다.
▽ 도로를 건너 명태어장의 음식점을 지나...
▽ 덕정산을 바라보며 도상에 표시된 길을 따라 가을 길을 걷는다. 주변에는 아직 캐지 않은 고구마 밭과 굵게 자라 뿌리가 올라온 무우만 봐도 캐고, 뽑아 먹던 어릴 적 추억에 동심으로 돌아간다.
▽ 둥근잎유홍초가 길가에 앙증맞게 폈고...
▽ 울타리에 새깃유홍초도 질세라 예쁘게 폈다.
▽ 은은하게 핀 가우라(홍접초, 나비바늘꽃)도 가을이 완연해졌음을 알린다. 올해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위치한 고석정꽃밭을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내년에 기회가 올런지 모르겠다. 9월말이나 10월초가 좋겠다.
▽ 약석원 건물 근방에 왔다. 본격적인 들머리인데 개인소유의 땅이어서 인지 휀스가 쳐져 있고 출입문이 마침 열려있어 수월하게 산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뒤돌아 본 오른쪽 혈구산과 가운데 퇴모산 주능선...
▽ 삼흥리 방향의 벽암산을 경유해서 올라오는 코스와 맞닿는 삼거리의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접어들면 덕정산을 향하는 길이다.
▽ 첫 조망이 터지는 바위전망대에 올라섰다. 남쪽의 진강산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 하다.
▽ 서쪽 방향의 들녘과 석모도의 해명산이 바라다 보이고...
▽ 북쪽 방향으로 가운데 멀리 교동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혈구산이 보인다.
▽ 렌즈를 당겨 보니 석모도의 매음리와 멀리 주문도가 길게 보이고...
▽ 석모도의 해명산과 오른쪽 끝으로 상봉산이 살짝 보인다.
▽ 예상대로 노란 색감의 들녘이 보기 좋다.
▽ 석모대교와 왼쪽 멀리 서검도와 오른쪽 미법도가 마치 연결된 것 처럼 서검도의 벌판이 길게 늘어져 보인다.
▽ 북쪽으로 보이는 별립산(399m)
▽ 북쪽 방향의 혈구산(466m)
▽ 강화농업기술센터로 부터 3.4km 거리의 덕정산 정상에 올랐다. 완만한 등로이므로 수월한 편이다.
▽ 덕정산에 오르면서 심란한 것은 사격장을 비롯, 군부대 시설이 딱히 없으면서도 광활한 지역에 이와같은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앞에 보이는 진강산을 오르려면 길이 따로 나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철조망을 따라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우거진 잡초를 앞서 누군가 답사를 해서인지 풀을 헤치지 않고도 무사히 1.5km나 되는 거리를 걸을 수 있었다.
▽ 반 원형으로 철조망을 돌아 내려와 쉬면서 바라 본 덕정산 정상
▽ 다시 철조망을 따라 오르다가 진강산으로 오르는 길을 찾아도 보이질 않아 트랭글을 보며
도상에 표시된 길을 따라 이동을 하는데 다행히 잡목이 없어 숲길을 따라 그냥 오른다.
오르다 보니 천남성 열매가 보기 좋게 익었다. 맹독성을 갖고 있는 식물이니 눈요기만...
▽ 점점 가파른 능선을 오르다보니 바위들이 서서히 나타나는 걸로 봐서 정상이 가까워 오는 듯 하다.
▽ 뭐 딱히 사진으로 담을 것이 없으니 갈라진 바위도 담아보고...
▽ 어찌어찌 산을 비집고 올라오니 바로 정상이다.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걷다가 능선으로 접어들어 도상에 표시된 길을 따라 오른다고는 했는데 등로가 과거에는 있었으나 사용하질 않아 없어진 듯 하다. 출발지점인 강화농업기술센터로 부터 3.5km 거리이다.
강화도의 6대산 (마니산,고려산,혈구산,해명산,진강산,별립산) 중 하나다. 진강산(鎭江山 443m)은 인천 강화도 서쪽 양도면 능내리,삼흥리,하일리에 위치한 산으로 마니산과 혈구산에 이어 강화도에서 세번째로 높은 산이다.
조망이 우수하여 남쪽으로 마니산, 서쪽으로 석모도의 해명산과 북쪽으로 별립산, 혈구산이 조망된다. 또한 동쪽으로 인천 계양산을 비롯, 북동쪽으로는 김포의 문수산과 멀리 북한산도 조망되며 서쪽의 주문도와 북쪽의 교동도와 그 너머의 북한땅도 어렴풋이 볼 수 있다.
▽ 남쪽방향의 마니산으로 부터 시계방향으로 다시 담아봤다. 그 뒤로 길게 장봉도가 보인다.
▽ 서쪽편의 풍경으로 석모도가 덕정산에서의 조망보다 고도차이로 시야가 더 넓게 조망된다.
▽ 오른쪽 멀리 석모도의 상주산과 교동도 화개산이 보이고 북한지역까지 눈에 들어온다.
▽ 다시 당겨 본 강화도의 최고봉인 마니산(472.1m)
▽ 앞쪽 양도면 능내리와 하일리 마을, 수로 건너편은 화도면에 속하고 석모도 및 볼음도, 아차도, 주문도로 가는 여객선터미널이 외포리 선착장에서 오른쪽에 자리한 선수항으로 올해 3월 2일부터 변경되어 1시간 40분씩 걸리던 시간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 당겨 본 양도면의 능내리마을과 오른쪽 하일리의 동광중학교
▽ 양도면 면사무소소재지인 하일리마을과 앞바다
▽ 연평도까지 조망되며 북한군에게 점령되어 언론에 오르내렸던 함박도가 보인다.
▽ 석모도 해명산과 낙가산, 오른쪽으로 상봉산이 펼쳐지고...
▽ 양도면 건평리와 건너편 석모도의 해홍나물이 붉게 물든 바다 사이로 보트가 질주하고 있다.
▽ 위 사진을 당겨 본 풍경...
▽ 하점면 망월리 마을과 벌판... 바다 건너로 교동도 동쪽지형을 당겨 봤다. 멀리 건너편은 북한의 연안읍으로 보인다.
▽ 당겨 본 앞쪽 국수산과 외포리항이 있는 마을... 바다건너 석모도의 상리마을과 그 뒤로 교동도 난정리의 수정산이 보인다.
▽ 북쪽방향의 강화도 별립산(399m)
▽ 앞쪽 혈구산과 바로 뒤로 살짝 고려산이 보인다.
▽ 강화읍과 바다건너 북한지역
▽ 북동방향으로 김포의 문수산과 그 아래 강화대교, 오른쪽 멀리 파주의 파평산과 감악산이 조망된다.
▽ 남동쪽으로 초지대교와 멀리 통신탑이 서있는 계양산과 천마산과 원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고 청라국제신도시가 보인다.
▽ 앞쪽 길상산과 가운데 멀리 송도국제신도시가 아득히 보이고 오른쪽으로 영종도의 백운산이 자리하고 있다.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을 조망하고 하산하기로 한다.
▽ 정상 바로 아래 나무그늘에 마련된 쉼터가 산꾼들에겐 좋은 안식처가 되겠다. 이곳에서 능내리쪽으로 하산한다.
▽ 산이나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국도 올해 처음 보니 정겹기만 하다.
▽ 순탄한 흙길을 쉬엄쉬엄 내려오니 어느덧 햇살도 점점 기울어 가는 듯 하다.
▽ 진강정을 지나...
▽ 강화 가릉에 도착...
강화 가릉은 고려 24대 원종의 왕비인 순경태후(1222-1237)의 능이다. 순경태후는 고종22년(1235년) 원종이 태자가 되자 태자비인 경목현비가 되었으며, 다음 해에 아들인 충렬왕과 딸을 연이어 낳고 1237년 16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순경태후는 무신정권 최고 권력자인 최우의 외손녀로 외증조부는 최충헌이다. 순경태후의 아버지는 김약선으로 그는 당시 임금이었던 고종의 신임을 받던 문신이었다.
가릉은 돌방무덤으로 지하에 구멍을 파고 돌로 돌방과 입구를 만든 무덤이다. 무덤 주변의 석조물은 파괴되어 없어졌고, 봉분도 무너졌으나 1974년에 보수, 정비하였다. 이후 2004년에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사업을 시행하여 재정비하였다.
강화 가릉은 로겨 강조의 비인 원덕태후의 곤릉과 함께 남한 지역에 단 2기밖에 남아 있지 않은 고려 시대 왕비의 능으로 고려 왕실의 묘지를 직접 보고 연구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지정 당시의 '가릉'이라는 명칭은 2011년 '강화 가릉'으로 변경되었다. [안내문]
▽ 날머리인 능내리 마을회관에 도착, 근방의 버스정류장에서 강화읍으로 향하는 버스가 마침 곧바로 와줘서 차량회수에는 전혀 애로사항이 없었다. 강화도의 6대산에 속하는 마니산,고려산,혈구산,해명산,진강산,별립산을 오늘로서 마치고 나니 그동안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다고 하면서 정작 고향에 있는 산은 오르지 못해 마음속으로 괜히 떳떳지 못했던 것이 한결 가벼워졌다. 시정거리가 좋은 날 주변 강화도에서 주변 조망을 해 보고 싶다면 진강산을 한번 올라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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