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7일(토)
언제부터인가 100대 명산 위주로 산행을 하다보니 수도권의 근교산행은 등한시하게 되고 남들이 들으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패산 같은 누구나 한번쯤은 갔다 왔을 산도 난생 처음 올라본다.
요즘은 불수사도북(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의 줄임말) 5산종주라 하여 단번에 수십킬로를 산행하는 산꾼도 있지만 엄두를 낼 만한 상황도 아니고 특별히 사패산만 오르지 못했으니 궁금증이 늘 유발하여 벼르고 벼르던 터다.
장마철 우기임에 도 토요일은 날씨가 좋다하니 마침 다른 일정이 없어 마음이 동하긴 했는데 코스를 보니 거미줄 처럼 얽혀있다. 아주 손쉽게 올랐다 하산하는 방법도 있으나 너무 단순한 것도 싫고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정확한 정보를 알려면 도봉산, 북한산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 잘 알고 있는 즐풍님의 힘을 빌려 야 겠다는 생각에 전화로 코스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됐다.
물론 하루에 사패산 일대를 전부 돌아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에 굵직한 능선을 타고 주변 전경을 조망해 보자는데 의미를 두고 전에 다락능선으로 해서 Y계곡을 타본 일이 있기에 사패산에서 포대능선만은 꼭 걸어보자는 취지로 코스를 추천 받았다.
날씨는 그 어느날 보다 맑았고 시원한 바람에 미세먼지 하나 없는 쾌청함이 마치 말복이 지난 초가을 날씨같다. 서두를 것도 없이 쉬엄 쉬엄, 힐링하며 행복하게 보낸 하루다. 홀로 걸었지만 즐풍님의 배려가 있었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이 후기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산행코스: 울대리-원각사-원각폭포-사패산-선바위-포대능선-Y계곡-신선대-칼바위-송추계곡-송추주차장
♣ 산행거리: 약 13.5km( 들머리-07:40, 날머리-16:00)
▼ 울대리에서 원각사로 오르는 도로의 차량통제 안내문이 있는 곳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원각사 부근에 다다르자 보도블럭이 깔린 도로가 마치 시내을 걷는 기분이다.
▼ 머루를 만났다. 사람의 발걸음이 잦은 수도권 근교에 머루나무가 있다는 것도 그렇고 실하게 열려있는 것도 신기하다.
▼ 원각사
▼ 원각사에서 200여 미터 오르자 첫 전망대가 나오는데 커다란 바위가 나타난다. 무심결에 그냥 올라가다가 물소리가 나길래 원각폭포가 언뜻 생각이 나긴 했으나 더 올라가야 있는 것인지 지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지형상으로 봐서는 지나온 것 같아 100미터 쯤을 다시 내려가니 시원한 물줄기가 흘러 내리는 폭포가 보인다. 첫 머리부터 바로 등로옆의 볼거리를 놓치고 다니고 있으니 좀 더 신중하게 다녀야겠다는 생각이다.
▼ 역광이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자니 바람 한점 없는 계곡에서
땀방울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하산길이라면 슬그머니 알탕이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다.
▼ 더 아랫쪽에도 뭔가 있을 것 같아 내려가 보니 지리산이나 육백산의 이끼폭포가 생각
나는 장면이 펼쳐진다.
수량이 조금만 더 있더라면 더 멋진 풍경이겠다. 올라가면서 첫번째 볼거리를 뒤돌아 내려
와서 다시 보니 힘들어도 그냥 지나칠 뻔 한 풍경을 담게 되어 여간 다행이 아니다.
▼ 드디어 사패산 정상에 다 올라오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것이 갓바위인데 아마도 갓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같다.
▼ 사패산 정상에서 북쪽으로부터 동쪽, 남쪽, 서쪽인 시계방향으로 풍경을 담아봤다. 사실 개인적으로 산행에서 제일로 즐기는 것이 조망이다.
이렇게 맑은 날 탁트인 조망을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에 몰입하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진다. 그리고 내가 몰랐던 세상이 펼쳐지면서 지형을 익히며 세상구경하는 맛이 난다.
가 본 산도 있지만 아직 미답지도 많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나 가 보는데까지 가 보는거다.
저 산들이 나를 부르고 있는 한...
▼ 올라 본 산 하나 하나에 추억이 담겨 있고 땀이 배어 있다.
이젠 추억을 한개씩 꺼내어 음미하며 즐거움도 있으니 결코 산행으로 세월을 헛되이 보낸 것은 아니다.
▼ 이제부턴 본격적인 진행방향의 도봉산을 살펴본다. 반대편 다락능선으로 부터 포대정상까지는 올라봤으니 이곳에서 그곳까지 가면 얼추 큰 능선은 밟아보게 되는 것이다.
▼ 도봉산과 북한산이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한 몸인 듯 빼어난 경관이다.
▼ 전에 블친님들과 함께 오르지 않았다면 아직도 궁금증에 지형조차 제대로 몰랐던 상장능선도 이젠 한눈에도 알아 볼 수 있겠다.
▼ 일산, 파주일대의 시내 모습
▼ 계양산에 올라 이곳을 보면서 노고산이 안보여 도상표시를 하는데 애를 먹었는데 이곳에서 보니 확실히 이해가 됐다. 계양산과 사패산이 거의 일직선상에 있으니 사패산에 가려 노고산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 한강 뒤로 서해안이 보이는데 맨 오른쪽 산이 마니산이니 가운데는 영종도,신도,시도,모도,장봉도등이 연결되어 마치 육지처럼 보인다.
▼ 사패산터널을 서울외곽순환도로로 수도 없이 지나다녔건만 이곳은 처음 올라오니 그동안 쳐다만 본 곳을 밟아 보게 된 것이다.
▼ 계명산과 고령산(앵무봉)
▼ 앞쪽 홍복산과 멀리 감악산...
경기5악산은 북한의 송악산과 더불어 관악산, 운악산, 화악산, 그리고 감악산이니 모두 100대 명산에 속하기도 한다.
▼ 울대터널을 지나 부곡교차로와 장흥터널로 뻗은 39번 국도가 마치 고속도로와 같이 뚫렸다.
▼ 사패산 정상석에 앉아 쎌카놀이를 하는 여인네의 모습이 정상석과 함께 어울린다.
주변이 궁금하여 돌아보니 온통 거대한 바위다.
▼ 영겁의 세월동안 풍화작용으로 암석에 골이 패였다.
그렇게 심한 경사로가 아니기에 끝까지 내려가 보기로 한다.
▼ 내려가서 위를 보니 생각보다 큰 거대한 암릉이다.
마치 밭에 가래로 파 놓은 듯한 홈은 어떻게 저리 패였는지 자연의 힘은 가늠할 수가 없다.
▼ 사패산에서 간식을 먹으며 한참만에 자리에서 일어나 안골로 내려간다.
조금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선바위(남근바위)가 있다하여 호기심에 그곳을 향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포대능선을 타야한다.
▼ 갓바위 밑에서 올려다 본 모습
▼ 선바위는 안내표지판은 커녕 난간으로 통제되고 어쩔 수 없이 금줄을 넘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곳 조차도 찾기가 쉽지 않아 감각적으로 방향을 잡았다.
▼ 분명 전망대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보긴했는데 나무숲에 가려 보이지 않아 저곳으로 내려가는 등로 찾기가 쉽지 않다.
▼ 즐풍님 말씀대로 조금 내려가다 보니 등로의 삼거리가 나오는데 많이 다닌 흔적인 왼쪽으로 접어 들어 내려가니 선바위 주변의 암릉이 버티어 있다.
조심 조심 올라서니 분기탱천한 돌쇠의 모습에 힘이 불끈 솟는 듯 하다. 그래서 이 선바위를 남근석이라고도 부르는 모양이다. 사방을 둘러보니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도 확연히 달라진다.
▼ 좀 전에 지나쳤던 갓바위의 모습이 정상에 살짝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역시 사패산 정상의 통신탑도 살짝 보인다.
▼ 선바위에서 본 포대능선...
저 능선을 경유, 신선대를 거쳐 칼봉으로 해서 송추계곡으로 하산하게 되는데 너무 느긋하게 걸어서인가 시간이 꽤 흘렀다.
▼ 사패산에서 선바위를 보기위해 안골로 접어 들었던 위치에 다시 올라섰다.
자운봉까지 가는데 Y계곡을 경유하려면 한시간 이상은 걸릴 것 같다.
▼ 포대능선 쪽으로 가다가 만난 거대한 바위...
▼ 상어와 같이 입을 벌리고 있는데 그 크기에 압도된다.
▼ 멀리서 보면 별로 커 보이지 않고 순해 보이기만 하는 이런 바위들은 사실 불수사도북에 수도 없이 많을 거다.
▼ 뒤돌아 본 갓바위
▼ 사패산의 모습도 담아본다.
저곳을 오를 때만해도 모양새를 알 수가 없었으나 멀리서 보니 거대하게 썰어 놓은 조각같다.
▼ 빵모자 같기도 하고...
▼ 엉성한 물개 같기도 하고...
▼ 수박이라도 올려 놓으면 바로 썰어 질 것 같은 칼날 같은 바위도 있다.
▼ 아직도 갈길이 멀어 발걸음을 재촉해 보는데 날은 점점 뜨거워져 온다.
▼ 이름이 있을 만한 암릉인데 없는 것 같다.
▼ 자고로 돌양지꽃의 계절이다.
▼ 멀리 보이는 산이름들을 다시 한번 되뇌어 보고...오른쪽의 수락산이 점점 가까워져 온다.
▼ 말로만 듣던 사패산 1보루와 2보루의 풍경이다. 보루(堡壘)란 단어는 불곡산을 오르면서 처음 들어 본 단어다. 보루는 적군을 막거나 공격하기 위해 흙이나 돌로 튼튼하게 쌓아놓은 진지를 가리키는 군사용어다.
1백~2백 평 규모의 군사용 성으로 약 1백 명이 주둔하는 규모라 한다. 그 아래로 왼쪽 석굴암과 회룡사가 자리잡고 있다.
▼ 당겨본 제1보루...
규모로 봐서 군사 100명이 주둔 할 수 있는 보루는 아닌 것 같다.
▼ 당겨 본 제2보루
▼ 왼쪽 석굴암...
보지는 못했지만 석굴암이 있는 모양이다. 오른쪽은 회룡사.
▼ 포대정상까지 볼 수 있는 암릉에 올랐다. 이곳도 오래전에 구축된 진지가 방치되어 있다.
▼ 자운까지 이어진 능선...
포대정상도, 오른쪽 칼바위도 이곳에서 조망된다.
▼ 시내에 천보산을 끼고 있는 의정부 시내...
멀리 왼쪽 소요산으로 부터 가운데 화악산, 오른쪽 주금산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에 마음이 즐겁다.
▼ 왼쪽 서리산 부터 오른쪽 검단산까지 파노라마로 산이름을 나열해 봤다.
▼ 왼쪽 불암산과 중간에 아차산을 끼고 있는 노원구 일대의 서울시내
▼ 많이 본 바위 같은데...거울바위 아닐까?
▼ 왼쪽 만장봉과 자운봉
▼ 하트바위?...
▼ 왼쪽에 선인봉이 살짝 보이고 맨 오른쪽 신선대도 얼굴을 내밀었으니 선만자, 신선대가 다 보이는 셈이다.
▼ 이젠 고개를 서쪽으로 돌려봤다. 강화쪽의 산군들이 눈에 들어 온다.
▼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코스가 Y계곡을 타기전의 워밍업이다.
▼ 뒤돌아 본 풍경
▼ 아슬 아슬하게 세워져 있는 바위
▼ 북쪽 방향의 산군들...이젠 지형공부를 확실히 했으니 척 보면 알만 하다.
▼ 바위 이름이 있을만 한데...먹다 남은 빵조각바위 라든가...
▼ 뒤돌아 본 풍경...
포대능선도 바위군이 많아 내가 좋아하는 풍경들이 제법 눈을 호강하게 한다.
▼ 당겨 본 사패산...
저 훌렁까진 대머리 형상의 암릉으로 인해 아무리 먼 곳에서도 사패산임을 알아 볼 수 있다.
▼ 포대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왼쪽부터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선만자) 그리고 신선대...
도봉산의 지휘부인 셈이다.
▼ 오른쪽 칼바위를 중심으로 왼쪽 북한산과 오른쪽 상장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 칼봉에서 오봉으로 오봉에서 여성봉으로 뻗은 능선. 시계방향으로 다시 한번 눈에 담아 본다.
▼ 가운데 고령산과 바로 앞쪽 일영봉, 오른쪽 끝 챌봉
▼ 선인봉
▼ 만장봉
▼ 자운봉
▼ 신선대
▼ 포대정상에서 본 포대능선 전경
▼ 북한산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을 만큼 멋지다. 북한산 지휘부가 고스란히 담겼다.
▼ 비탐지역인 상장능선에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이다. 4봉의 모습이 제대로 잡혔다.
▼ 시계방향으로 바라보는 북서 방향인 강화쪽의 풍경
▼ 마니산
▼ 도봉산 칼봉과 북한산
▼ 최고의 난코스인 Y계곡의 모습
▼ Y계곡의 절정지점
▼ Y계곡 정상
▼ 만장봉과 신선대
▼ 칼바위
▼ 왼쪽 오봉과 오른쪽 우봉이 겹쳐 보인다.
▼ 주봉에 걸친 명품송
▼ 솔이끼
▼ 자주꿩의다리
▼ 북한산
▼ 왼쪽 오봉과 오른쪽 우봉
▼ 백번을 담아도 담고 싶은 북한산...
▼ 다시 살펴보는 북한산
▼ 오봉
▼ 우이암
▼ 서울시내 전경
▼ 아차산과 강북구, 중랑구, 동대문구 일대 시내
▼ 여성봉으로 해서 하산하려다가 무더위로 인해 송추계곡으로 하산한다.
▼ 송추폭포...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까지 시원 시원...
▼ 계곡 전망대 의자에서 대짜로 누워 한숨 자고 내려가기로 한다.
♣ 송추주차장에서 버스정류장까지 도착, 버스를 타고 두번째 정류장에서 하차해서 차량회수를 위해 약 1km는 더 걸은 것 같다. 시원한 아침 시간에 걷자하여 일찍 서두르긴 했으나 어슬렁 거리다가 저녁5시가 훌쩍 넘어서야 도착했다.
걸은 듯 안걸은 듯, 그러나 걸은 거리가 있기에 다리가 뻐근하다. 쉬엄쉬엄 걷는다고 힘이 덜 드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소모된 칼로리양은 같다. 앞으로는 시간을 정해 놓고 산행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처음 가 본 사패산의 이미지가 너무 좋다. 볼거리도 제법 많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북한산, 도봉산을 올랐지만 주변 지형을 몰라 무척이나 궁금했는데 시간을 할애하여 도상으로 지형을 익혀봤다.
앞으로 서울 근교산행을 하더라도 궁금한 산이 별로 없을 것으로 누가 물어도 답변할 자신이 선다. 다시 한번 코스를 추천해 주신 즐풍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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